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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차와 약차

자엽자두 꽃과 술

by 감사화 2020.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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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는 옛날 '오얏'이라고 했다고 하는데, 어릴 적 고향집 옆 밭에 었던 '에이초'라고 불렀던 과일이다. 왜 에이초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얏이 잘못 발음되어 그렇지 않을까 추측해보지만, 그때는 익기도 전에 따먹었으니 항상 새콤했다. 나중에 큼직하게 익었을 때 따먹으니 과즙도 많고 얼마나 맛이 좋았는지 모른다. 그런 자두와는 달리 나뭇잎과 열매는 물론 열매의 속까지 자주색인 자두를 두고 자엽자두라고 한다. 자엽자두를 7, 8년 전에 구입을 해서 시골 밭 가장자리에 심었는데, 꽃이 피고 열매가 매달렸는데, 어느 정도 크고 나면 흔적도 없어 맛이 어떤지도 모르고 몇 년을 지냈다. 그러다가 울타리를 치고나서 겨우 수확을 해서 맛을 볼 수 있었는데, 아주 달콤하고 맛이 좋아 작년에는 술을 담아 보았는데 술맛도 일품이었다.

보통 자엽자두나무는 3월 중순부터 꽃을 피우는데, 대부분의 봄꽃이 그렇듯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피기 때문에 나무 전체가 화사한 하얀 꽃으로 덮인다. 그러다가 꽃이 지면서 잎이 돋아나고 작은 자엽자두가 맺히기 시작하여 봄과 함께 무럭무럭 자라 한여름이 7월 중순이면 수확을 하게 된다. 잎이 자주색이고 열매까지 자주색이라서 언뜻 보면 자엽자두가 얼마나 달렸는지 잘 파악이 되지 않는다. 차츰 자엽자두가 커지면 나뭇가지가 휘어지면서 바람이 불면 매실만 한 자엽자두가 보이기 시작한다. 시골 밭에 한 그루를 심었는데 작년에는 20kg 이상 수확을 했고, 올해는 그보다 많은 40kg은 수확을 한 것 같다. 올해 수확한 익은 자엽자두는 냉장고에 넣어두고 하루에 몇 개씩 꺼내어 먹기도 하였고, 그중 반쯤은 술을 담아뒀다.

<막 피어나기 시작한 자엽자두꽃(3월 18일)>
<활짝 피어난 자엽자두꽃(3월 25일)>
<꽃이 만발한 자엽자두나무(3월 25일)>
<앙증맞게 매달려 있는 자엽자두(5월 8일)>
<제법 크게 자란 자엽자두(5월 27일)>
<제법 많이 매달린 자엽자두(6월 1일)>
<점점 크게 자라고 있는 자엽자두(6월 12일)>
<알차게 영글고 있는 자엽자두(6월 23일)>
<수확할 때의 잘 영근 자엽자두(6월 27일)>

작년에 술을 담아 맛있게 마셨기 때문에 올해에 담았는데, 작년 경험으로는 100일 정도 지나서의 맛이 가장 좋았던 것 같았다. 100일 이상이 지나니 단맛이 시큼한 맛으로 변하여 거부감이 생긴 기억이 있어 올해는 100일이 되는 시점에 자엽자두를 걸러내고 술만 그대로 숙성을 시키려고 했는데, 술을 많이 넣어서 그런지 100일이 지나도 작년 그 맛이 나지 않아 언니한테 받은 체리 자두인 라니아를 더 넣어 두기로 했다. 그러다가 오늘 맛을 보니 작년과 비슷하고 색깔도 아주 곱게 나와 가족들끼리 한 잔씩 마셨다. 지난 7월말에 술을 담글 때 자엽자두 20kg에 35도 담근 소주를 10kg을 넣었었는데 지금은 소주 맛이 거의 없고 자엽자두 맛과 향기가 나서 마실만 하다. 새해초에 자엽자두를 걸러내고 술만 병에 넣어 시원하게 하여 마시면 포도주 이상으로 맛과 향 그리고 색깔까지 어우러진 좋은 술이 될 것 같다.

<수확한 자엽자두 일부>
<확대시켜 본 자엽자두>
<오늘 걸러 마시기 직전의 자엽자두주>
<보시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자엽자두주 한 잔, 건강하세요!>

보통 자두나무는 장미과 식물로 식용, 관상용, 약용으로 쓴다고 한다.  자두나무의 열매를 이(李, 오얏)라고 하고, 열매는 골절 노열(허해서 생기는 뼈 마디 사이의 뜨거운 열)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고, 잎차는 치통을 가라앉히는데 좋다고 한다. 열매의 성질은 따뜻하고 뿌리는 차며 잎은 평이하다. 생 것을 그냥 먹어도 되고 햇볕에 말려서 먹어도 된다고 한다. 또한 자두는 비타민과 식이 섬유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피부 미용, 피로 회복, 변비 예방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자두꽃의 꽃말은 순백, 다산, 순수, 생명력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자두는 떠올리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것을 보면 어릴 때 먹었던 새콤한 맛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봄날 고향집 옆 밭을 하얗게 수놓았던 자두꽃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립고 보고 싶다, 그리운 얼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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