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시절이 수상하다 보니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고 감사할 일이다. 요즈음 같으면 코로나 19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아침에 멀쩡하게 눈을 뜨고 몸에 이상 없이 일어나 마음에 근심이나 걱정이 별로 없이 기지개를 켜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견주면 말할 수 없는 행복이고 기적이 따로 없다.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 예를 들면 부모님의 사랑과 보살핌, 공기, 물, 자연, 건강 등에는 별로 큰 관심도 없고 감사하다는 생각조차 않는다. 그러다가 그런 당연한 대상들이 갑자기 없어지거나 부족하게 되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야 뒤늦게 당황하고 그런 당연한 대상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였는지 깨닫게 된다.
세상에는 감사할 대상이 너무나 많다. 몸과 마음(정신)으로 된 자기 자신부터 살펴보면, 몸의 오장육부, 뇌, 눈, 귀, 코, 입, 혀, 손과 발, 팔과 다리, 머리카락, 혈관, 신경, 세포, 피, 침, 이빨 등 어느 것 하나라도 모자라거나 넘치거나 문제가 생기면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가 없다. 몇 년을 살았어도 이러한 몸의 각 부위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다. 마음이야 자기 자신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것이라서 스스로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어렵고 힘든 삶이나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건강한 몸과 건전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알고 보면 정말 복되고 기적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수가 없다. 다만 자신 스스로가 납득을 하지 않고 모를 뿐이다.
극단적인 예인지 모르겠지만, 난치병에 걸린 환자가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사망 선고를 의사로부터 받고 집으로 돌아와서 한 것이라고는 언제 어디서 무엇에나 무슨 일에나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생각만을 했는데 그 난치병이 깨끗하게 나았다는 실화도 있다고 한다. 감사함의 위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보통 불교에서 보시를 할 때는 어떤 대가나 보답을 바라지 않고 하라고 하는데, 감사하다고 할 때도 이유나 목적을 가지고 말이나 생각을 하지 말고, 지극하고 정성을 다해 감사하다는 마음 하나로 진정으로 감사하면 몸과 마음이 그 감사와 하나가 되기 때문에 어떤 병마나 불행도 말끔히 사라지고 본래의 완전한 몸과 마음으로 바뀌고 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점심식사를 한 뒤 간만에 뒷산 약수터에 올라 약수를 긷고 운동도 하고 왔다. 집안에만 있으면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고, 햇살이 따사로워 봄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늘도 맑고 멀리 내려다 보이는 다대포 앞바다는 금빛 물결이 출렁거리고 있었다. 이렇게 자유롭게 걸을 수 있고, 공짜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으며, 사지가 멀쩡하여 원하는 근력 운동도 할 수 있고, 약수를 벌컥벌컥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금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했다. 가족들을 위해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어제 만들어 놓은 소스를 가지고 샐러드를 다시 만들고, 다섯 가지 곡물로 만든 미숫가루를 타서 건강식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가족들과 오붓하게 지내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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