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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차와 약차

매화 꽃차 만들기 (2)

by 감사화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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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작했던 올해 첫 매화 꽃차가 완성이 되었다. 매화 꽃봉오리를 따 오자마자 매화 꽃차를 만들었다면 어젯밤에 매화 꽃차가 완성이 되었을 텐데, 반나절 정도 늦어지는 바람에 오늘 오후에야 매화 꽃차가 완성이 되었고, 저녁상을 물린 뒤에 가족들과 둘러앉아 느긋하게 매화 꽃차를 마시는 호강을 누렸다. 작년에도 두세 번 매화 꽃봉오리를 채취하여 매화 꽃차를 만들었는데, 그때는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매화 꽃차는 아주 충실하게 만들어졌는데도 우린 차맛이 조금 싱겁다고 느꼈는데, 올해 맛 본 매화 꽃차는 향기도 강하고 맛 또한 달짝하여 입에 착 달라붙는 것 같다. 또한 우린 매화 꽃차의 색깔도 아주 곱다. 매화 꽃차는 달밤에 매화가 활짝 핀 매화나무 아래서 마시면 더 흥취가 나지 않을까 한다.

처음 덖음 팬 위에 매화 꽃봉오리를 펼치고는 가능한 매화 꽃봉오리의 꼬투리 부분이 아래쪽으로 가도록 가지런히 정리를 하여 온도는 F점에 놓고 기다리면 된다. 그러다가 눈으로 확인을 하여 까슬까슬하게 말랐을 때, 한번 쓸어 모았다가 다시 펼치고는 이전과 똑같이 매화 꽃봉오리가 위쪽으로 가게 만들고 다시 건조를 시키기를 두세 번하면 완전히 매화 꽃봉오리가 건조가 된다. 매화 꽃차의 완성 여부는 덖음 팬의 뚜껑을 닫고 3분 이상 지나도 뚜껑에 수증기(김)가 서리지 않으면 완전히 건조가 되었다고 보면 된다. 오늘 오전에는 조금 김에 서리더니 점심을 먹고 난 뒤에는 뚜껑에 김이 서리지 않아 매화 꽃차가 완성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완성되기 직전의 매화 꽃봉오리>
<까슬까슬하게 건조된 매화 꽃봉오리>
<다시 한번 더 건조시키기 위해 모은 매화 꽃봉오리>
<올해 첫 완성된 매화 꽃차>

그제 약수터에서 길러온 약수를 끓여 70 ~ 80℃가 되도록 식힌 뒤에, 유리 다관(茶罐)에 완성된 매화 꽃봉오리 10개 내외를 넣고 물을 부어 우리면 된다. 다관(茶罐)은 끓인 물과 잎차를 넣어 차를 우려내는 다구로 급수(急須), 차주(茶注), 주춘(注春), 차병(茶甁), 차호(茶壺) 등으로 불리기도 하고, 재료에 따라 청자 및 백자 등의 자기로 된 것과 은이나 놋쇠 등으로 만든 것도 있지만 요즈음은 유리로 만든 것도 쓴다. 집에는 오래전에 장만해둔 유리 다관이 있어 그것을 사용하는데, 다른 다관(茶罐)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매화 꽃봉오리만이 아니라 어떤 차라도 우려 나오는 모습을 바깥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잎차보다는 꽃차인 경우 눈으로 보는 재미도 솔솔 하다.

<차반 위에 차려 본 다관, 공도배, 찻잔 3개 그리고 매화 꽃차>
<다관에 우린 매화 꽃차와 매화 꽃차가 담긴 찻잔>
<다관에 곱게 피어난 매화와 우려나온 매화차
<찻잔에 아름답게 피어난 매화>

매화 꽃봉오리를 다관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며 단단하게 뭉쳐 있던 매화 꽃봉오리가 피어나는 기적 같은 고혹적인 자태와 이내 점차 더 노랗게 우려 나오는 매화 꽃차의 색깔이 신비롭기만 하다. 물속에서 피어난 매화, 그 매화로 인해 노랗게 물든 차 빛깔, 거기에다 그윽한 매화 향기까지 전해주는 매화 꽃차 마시기는 환상적이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들고 우려낸 매화 꽃차를 한 입 입에 머금으면 세상의 어떤 부자나 권력자도 부럽지가 않다. 따뜻한 매화 꽃차 한 입을 머금고 가만히 눈을 감으면 마치 신선이 된 기분이다. 세상의 숱한 어지럽고 혼란한 일들과는 무관한 또 다른 나만의 세상을 훨훨 날아다닐 수 있다. 올해 매화 꽃차는 다른 해보다 더 맛깔스러워 비가 오기 전에 다시 채취하러 갈까 한다.

<매화 꽃차를 우리고 있는 다관과 찻잔>
<다관과 찻잔 그리고 공도배와 매화 꽃차>
<다관에 우리고 있는 매화 꽃봉오리>
<찻잔에 피어난 매화>
<다관에 활짝 핀 매화>
<바깥에서 본 유리 다관 안의 피어난 매화 꽃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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