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한 오늘을 위해/살아가는 이야기

봄비 내리는 춘분(春分)

by 감사화 2021. 3. 20.
728x90
반응형

새벽부터 비가 내린 듯 아침에 일어나니 바깥은 촉촉하게 대지를 적시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기온도 제법 내려가서 쌀쌀하게 느껴지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春分)이다. 최근 들어 봄비가 자주 내려 산과 들은 갖가지 새싹과 새순이 나고 돋는 움직임과 소리에 몸살을 앓을 것 같다. 춘분(春分)에 비가 오면 병자가 적다고 하며 맑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니 다행이다. 지금과 같은 일상이 하루라도 빨리 끝이 나고 이전과 같은 자유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내내 비가 내린다고 하니 따뜻한 구들목에서 앉아 파전이라도 구워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지금 한창 피어나고 있는 목련꽃과 살구꽃은 이번 비로 많이 떨어질 것 같고, 피기 시작한 벚꽃은 물기를 머금고 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지 않을까 여겨진다. 봄비를 보통 세차게 내리지 않기 때문에 촉촉이 나뭇가지와 풀잎을 적시며 더 싱그럽고 싱싱하게 새순과 새싹이 자라는데 힘을 보태는 것 같다. 자연은 하루하루 아닌 한 순간 한 순간을 다른 모습으로 나아가게 하는데, 인간 세상은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을 어지럽고 요란스럽게 살고 있다. 자연이 전해주는 이치와 순리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이면 지금과 같은 갈등과 분란은 적어질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더 많이 가지고 더 잘 살려고 다른 상대를 짓밟고 무시하여 자신에게 어떤 이득이 있고 자신이 어떻게 나아지는지 알 수 없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보여 어리둥절할 때가 많다. 아무리 봐도 저것은 아닌데라고 여기는 일들이 요즈음 들어서는 당연한 듯이 일어나고 있어 참담하다. 누가 봐도 잘못은 잘못이어야지 그 잘못은 옳음이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사회 전체의 불행이고 후퇴일 뿐이다. 낮과 밤, 추위와 더위가 같은 날인 춘분(春分)을 맞아 다시 한번 삶의 균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눈을 감고 사유를 해본다. 시시비비를 뛰어넘는 경지에 들고 싶은데 더 혼란스러워지니 착잡하다.

다음은 한국세시풍속사전에 나오는 춘분(春分)에 관한 내용을 옮긴다.

---------------------------------------------------------------

1. 춘분(春分)이란?

춘분(春分)은 24절기의 네 번째 절기로,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의 중간에 드는 절기이며, 양력 3월 21일 전후, 음력 2월 무렵에 든다. 이날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 곧 황도(黃道)와 적도(赤道)가 교차하는 점인 춘분점(春分點)에 이르렀을 때, 태양의 중심이 적도(赤道) 위를 똑바로 비추어, 양(陽)이 정동(正東)에 음(陰)이 정서(正西)에 있으므로 춘분이라 한다. 이날은 음양이 서로 반인만큼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가 같다. 이 절기를 전후하여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춘경(春耕)을 하며 담도 고치고 들나물을 캐어먹는다.

2. 춘분(春分)의 내용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는 이날 조정에서 빙실(氷室)의 얼음을 내기 전에 소사(小祀)로 북방의 신인 현명씨(玄冥氏)에게 사한제(司寒祭)를 올렸다. 『고려사(高麗史)』 권63 지17 길례(吉禮) 소사(小祀) 사한조(司寒條)에 “고려 의종 때 상정(詳定)한 의식으로 사한단(司寒壇)은 맹동과 입춘에 얼음을 저장하거나 춘분에 얼음을 꺼낼 때에 제사한다. 신위는 북쪽에 남향으로 설치하고 왕골로 자리를 마련하며 축판에는 ‘고려 국왕이 삼가 아무 벼슬아치[某臣] 아무개[姓名]를 보내어 공경히 제사합니다.’라고 일컫고, 희생으로는 돼지 한 마리를 쓴다. 제사하는 날에 상림령(上林令)이 복숭아나무로 된 활과 가시나무로 만든 화살을 빙실(氷室) 문 안 오른쪽에 마련해놓고 제사가 끝나도 그대로 둔다. 사관(祀官)이 재배를 하고 삼헌(三獻)을 하며 축은 불에 태우고 음복을 한다.”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제63권 예고(禮考)10 사한조(司寒條)에 “사한단은 동교(東郊)의 빙실 북쪽에 있는데, 제도는 영성단(靈星壇)과 같고 현명씨(玄冥氏)를 제사한다. 『오례의(五禮儀)』에는 계동에 얼음을 저장하고 춘분에 얼음을 꺼낼 때에 제사를 지낸다. 찬실(饌實: 음식과 기물), 준뢰(尊罍: 술 그릇), 생뢰(牲牢: 희생물), 헌관(獻官), 향의(享儀)는 명산대천의 의례와 같으나 다만 폐백이 없고, 축문에는 조선국왕감소고우 현명지신(朝鮮國王敢昭告于 玄冥之神)이라 일컫는다.”라고 하였다. 『고려사』 권84 지38 형법 공식 관리급가조(官吏給暇條)에 따르면, 고려시대에는 관리에게 이날 하루 휴가를 주었다. 또 이날 경주지방에서는 박(朴), 석(昔), 김(金) 삼성(三姓)의 초대 왕에 대한 능향(陵享)이 있다.

3. 춘분(春分)의 속신

이날 날씨를 보아 그 해 농사의 풍흉(豊凶)과 수한(水旱)을 점치기도 하였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권15 증보사시찬요(增補四時纂要)에 의하면,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다고 하고, 이날은 어두워 해가 보이지 않는 것이 좋으며, 해가 뜰 때 정동(正東) 쪽에 푸른 구름 기운이 있으면 보리에 적당하여 보리 풍년이 들고, 만약 청명하고 구름이 없으면 만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열병이 많다고 한다. 이날 운기(雲氣)를 보아, 청(靑)이면 충해(蟲害), 적(赤)이면 가뭄, 흑(黑)이면 수해, 황(黃)이면 풍년이 된다고 점친다. 또 이날 동풍이 불면 보리값이 내리고 보리 풍년이 들며, 서풍이 불면 보리가 귀(貴)하며, 남풍이 불면 오월 전에는 물이 많고 오월 뒤에는 가물며, 북풍이 불면 쌀이 귀하다고 하였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