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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곱게 피어난 금낭화

by 감사화 202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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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전쯤 자주 가는 절에 들렀더니 요사채 화단에 금낭화가 꽃대를 밀어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일주일 뒤에 다시 가보니 금낭화가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었다. 금낭화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꽃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바로 알아보는 꽃 중의 하나이고, 남부지방은 3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하고 중부지방은 4월부터 피어나 꽃 이름 그대로 비단 복주머니 같은 꽃을 꽃대가 휘도록 주렁주렁 매달고 하얀 꽃봉오리를 아래로 향하며 아름답게 피어 있다. 이제 막 피어나고 있는 금낭화의 모습을 보면 수줍어 고개를 숙인 채 얼굴을 붉히고 있는 여인과 같아 곱다.

<꽃대를 밀어올리며 막 피어나기 시작한 금낭화 (3월 15일)>
<일주일 사이에 꽃대가 휘도록 꽃봉오리를 매달고 피어난 금낭화 (3월 21일)>
<아름답게 피고 있는 금낭화>
<수선화를 배경으로 곱게 피어난 금낭화>

금낭화처럼 꽃대가 휘도록 주렁주렁 꽃들을 매달고 피어나는 꽃은 그리 흔치 않다. 금낭(錦囊)이라는 말은 바로 비단 복주머니라는 뜻이다. 옛날 여인들이 치마 속에 넣고 다니던 아름다운 비단 복주머니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현대를 사는 여인으로서는 그 당시의 비단 복주머니 이미지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비단 복주머니라고 해서 말인데, 오늘 신문을 보니 몇 백만 원하는 샤넬 가방을 산다고 제주도까지 원정 쇼핑을 간다고 하는 기사가 있었다. 그런 가방을 사러 제주도까지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지만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행동이라 씁쓸하다.

가방이라는 것은 필요한 물건들을 간단히 넣어 편리하게 들고 다닐 정도이면 되고, 복주머니도 비단이 아니더라도 실용적으로 쓸 수 있을 정도이면 충분할텐데 사람들의 소유욕이라는 것은 산과 들에 무성하게 자라나는 잡초보다 더 강하고 모질다는 생각이 든다. 봄도 점점 무르익고 있는 때에 금낭화까지 곱게 피어나고 있어 봄꽃들의 행진이 점점 더 우렁차고 요란하게 들려오는 듯 같다. 밤낮으로 꽃대가 휘도록 무거운 꽃봉오리들을 주렁주렁 매달고도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금낭화의 자태는 의로움과 순종이 엿보여 고마움과 경의를 표하고 싶다. 

다음은 야생화도감과 두산백과 등에 실린 금낭화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금낭화(錦囊花)는 양귀비목 현호색과 여러해살이 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깊은 산의 계곡 근처의 부엽질이 풍부한 곳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키는 40 ~ 70㎝이며, 잎은 잎자루가 길고 깃 모양으로 3갈래가 갈라지며, 가장자리에는 결각을 한 모양의 톱니가 있다. 꽃은 연한 담홍색이며 줄기를 따라 아래에서 위쪽으로 올라가며 심장형으로 달리고, 개화 시기는 3월 ~ 6월 사이이며, 완전히 개화하기 전에는 좌우에 있는 하얀색이 붙어 있지만 완전히 개화되면 위쪽으로 말려 올라간다. 꽃 가운데 하얀 주머니 모양을 한 것은 암술과 수술이 들어 있는 곳이다.

열매는 6월 ~ 7월경에 긴 타원형으로 달리고 안에는 검고 광채가 나는 종자가 들어 있다. 번식은 7월 ~ 8월경에 익은 종자를 받아 바로 뿌리는 것이 가장 좋다. 종자를 종이에 싸서 냉장 보관 후 이듬해 봄에 뿌리거나, 늦가을에 괴근을 최소 3 ~ 4㎝ 정도의 크기로 잘라 잠아(潛芽=꽃눈)를 붙여 모래에 심으면 다음 해 봄에 싹이 나오고 꽃이 핀다. 주로 관상용으로 쓰이며, 금낭화는 봄에 어린 잎을 채취하여 삶아서 나물로 쓴다. 한방에서 가을에 뿌리줄기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 피가 모라자 몸이 떨리는 증상(거풍)이나 옴, 종기, 버짐, 부스럼 독(창독) 등의 치료에 쓴다.

금낭화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이다. 중국이 원산지로 여겨졌으나 한국의 천마산, 가평, 설악산 등지의 중부지역 산지에서 자생하는 것이 확인되어 한국도 원산지임이 밝혀졌다. 금낭화는 복주머니 모양과 비슷하고 꽃가루 색이 황금색이어서 금주머니 꽃이라는 뜻인 금낭화라 이름이 붙었다. 등처럼 휘어지고 모란처럼 꽃이 아름다워서 등모란 또는 덩굴 모란이라 부르기도 하며, 옛 여인들이 치마 속에 넣고 다니던 주머니와 모양이 비슷하여 며느리주머니, 며늘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출처 : 야생화도감(봄), 2010. 4. 10., 정연옥, 박노복, 곽준수, 정숙진), 두산백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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