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리고 난 뒤라서 그런지 화창한 날씨에 들과 산자락에는 민들레꽃이 만발이다. 지난번에 시골 텃밭에 갔다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피어 있는 노랑 민들레꽃과 하얀 민들레꽃을 보았다. 민들레꽃은 언제 봐도 고향을 찾아온 듯 푸근하고 그리운 얼굴을 보는 듯 정겹다. 오래전 스위스와 독일쪽을 여행 갔다가 끝없이 펼쳐진 들판에 노랑 민들레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아직도 그렇게 넓은 땅에 많이 피어있던 민들레꽃이 기억에 생생하다. 어릴 적 학교 가는 길에도 피어있을 정도로 어디서나 볼 수 있고, 논둑과 밭둑에 나가면 이맘때면 언제라도 볼 수 있다.
10년 전쯤인가 민들레 전초(잎, 뿌리, 꽃대)를 캐다가 효소를 담는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무엇으로나 효소를 담을 때만 부산을 떨지 효소를 담고 난 뒤에는 어디에 뒀는지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결국 민들레 효소는 아직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있으니 찾으면 좋은 약성이 우러나 있거나 아니면 못 먹게 되어 있지 않을까 한다. 그 뒤로는 민들레 효소를 담지 않고 있는데, 식중독과 폐결핵 등에 특효라고 하니 내년에는 이른 봄의 연한 민들레는 나물로 무쳐 먹고, 초여름이 되기 전에 흰 민들레를 캐서 효소도 좀 담아볼까 한다.
민들레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금잠초(金簪草) 또는 지정(地丁) 및 포공영(蒲公英)이라고도 한다. 전국의 산과 들에 흔히 볼 수 있고, 4 ~ 5월에 노란색 또는 흰색 꽃을 피우고, 5 ~ 6월에 수과(瘦果)로 맺히며, 식용, 관상용, 약용으로 쓰인다. 민들레 전초의 효능은 청열 해독(열로 인한 독을 풀어줌) 작용을 하는데, 식중독과 몸의 부스럼으로 인한 부기(물집), 단단한 멍울이 맺히는 폐결핵에 좋다고 한다. 민들레의 성질은 차서 장기 복용은 금하고, 맛은 씁쓸하면서 약간 달아 심장(혈액 순환)과 비장(면역 작용)과 관련이 있으며, 봄과 여름 개화기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 사용한다고 한다.
요즈음은 서양 민들레도 들어와 있어 토종 민들레와 섞여 자라고 있다고 하는데, 서양 민들레와 토종 민들레의 구별 방법은 꽃받침이 아래로 쳐진 것이 서양 민들레이고, 꽃받침이 위로 올라가 있으면 토종 민들레라고 한다. 토종 민들레는 뿌리가 긴 것은 2m까지 뻗어난다고 한다. 남성 전용 한방차로도 음용하는데, 햇볕에 말린 뿌리 10 ~ 15g을 편으로 잘게 썬 다음 약한 불에 볶은 뒤 가루를 내어 끓인 물에 타서 마시거나, 물 600ml를 차관에 넣고 중간 불로 반이 되도록 진하게 달려 하루 2 ~ 3회 마셔도 된다고 한다. 민들레꽃의 꽃말은 행복과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가수 조용필씨가 "일편단심 민들레"라는 노래를 불러서 민들레꽃의 꽃말이 일편단심인 줄 알았는데, 행복과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하니 민들레꽃에 더 끌린다. 오랜만에 조용필씨의 "일편단심 민들레"라는 곡을 검색해서 들으며 흥얼거려 보니 새롭다. 이 노래를 따라 불렀던 때가 언제인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옛날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면 보고 싶고 그리운 얼굴부터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보니 나이가 들기는 든 모양이다. 오직 변치 않는 한 마음으로 살아온 나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꿈만 같은 나날들이어서 그런가 보다. 조용필씨의 "일편단심 민들레"라는 가사를 올려본다.
님 주신 밤에 씨 뿌렸네
사랑의 물로 꽃을 피웠네
처음 만나 맺은 마음 일편단심 민들레야
그 여름 어인 광풍 그 여름 어인 광풍
낙엽 지듯 가시었네
(후렴)
행복했던 장미 인생 비바람에 꺾이니
나는 한 떨기 슬픈 민들레야
긴 세월 하루 같이 하늘만 쳐다보니
그이의 목소리는 어디에서 들을까
일편단심 민들레는 일편단심 민들레는 떠나지 않으리라.
해가 뜨면 달이 가고
낙엽 지니 눈보라 치네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편단심 민들레야
가시밭 길 산을 넘고 가시밭 길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찾아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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