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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건강/맛에 대하여

애호박과 깻잎

by 감사화 2021.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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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에 일을 보러 시내에 나갔다가 물폭탄을 맞았다. 지금껏 비를 이렇게 억수같이 쏟아지는 경우를 본 적이 없을 정도의 폭우였다. 애들 아빠가 운전을 하면서 와이퍼를 가장 빠르게 작동시켜도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할 정도였다. 그렇게 장대비가 내리니까 도로는 이내 물구덩이가 되어 자동차들이 달려가면 물보라를 일으켜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렇게 오늘 오후 부산 영도에는 시간당 최고 60mm라는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고 하며, 살고 있는 곳은 오늘 146mm의 비가 내렸다고 한다. 곳곳에 지하도가 침수되어 통행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재난 안내 문자가 수시로 날아들었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물폭탄까지 퍼부으니 걱정이 된다.

지난 토요일 오후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여 오전에 텃밭에 가서 비가 오는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애호박 3개를 수확하고 깻잎도 제법 따왔다. 며칠 전부터 애호박을 수확하면 애호박전을 붙이고, 호박국도 끓여야 하겠다고 했는데, 마침 비까지 내리니까 호박전을 부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면서 빗소리를 장단으로 시구를 흥얼거리면서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텃밭에 없는 것이 없을 정도의 가지가지 농작물을 조금씩 재배하면서 비록 돈은 되지 않지만 무공해에 무농약으로 채소와 과일들을 손수 키워 먹거리로 삼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뿌듯한 일은 없다. 한여름이면 땀을 제법 많이 흘리고 힘이 들기는 해도 가족들을 위한다고 하니 별로 지치지도 않는 것 같았다.

<반질반질하게 잘 자란 애호박>
<자유스럽게 매달려 뒹굴고 있는 애호박>
<애호박과 깻잎으로 만든 전>

수확해 온 애호박으로 노릇노릇한 애호박전을 부치고, 남은 밀가루 반죽에 깻잎전까지 만들어 맛을 보니 어릴 적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때도 채전밭에 나가 갓 수확해 온 애호박과 부추 등으로 언니들이 전을 부쳐주면 함께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 주말까지 비가 계속 내린다고 하니 텃밭의 농작물들이 피해를 입지나 않을까 걱정스럽게 하늘 올려다보지만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날이 저물어가면서 빗줄기는 가늘어졌지만 밤에도 비가 제법 많이 내릴 것이라는 일기 예보가 있는데 이 정도로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앞으로 텃밭에 가면 애호박을 제법 수확해 올 수 있을 것 같아 자주 애호박전을 부쳐 찬거리를 삼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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