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시할머니 산소에 갔다가 자주색 또는 홍자색 물봉선화를 난생처음 보고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는지 모른다. 물봉선화라는 말은 들었어도 실물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자주색 물봉선화를 보고도 무슨 꽃인지 몰라 스마트폰에 담아와서 모야모에 문의하여 물봉선화라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다. 그런데 우연찮게 팔공산 관봉에 있는 갓바위 부처님을 뵈러 갔다가 귀한 노랑 물봉선화를 보게 되었다. 이번에도 무슨 꽃인지를 몰라 모야모에 문의를 했더니 노랑 물봉선화라고 하여 스스로 자신을 두고 참 둔하다는 말을 했다. 왜냐 하면 조금이라도 자세하게 관찰을 하고 꽃 모양을 세심히 봤으면 알아봤어야 했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겨 관봉에서 약사암으로 내려오는 길에 지나치면서 봤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었다고 해도 눈썰미가 신통찮다는 지적을 피할 수가 없게 되었다. 여하튼 귀한 노랑 물봉선화를 본 것은 행운이었고, 앞으로 흰 물봉선화만 보면 물봉선화는 모두 보는 셈이다. 작년 시할머니 산소 앞에 많이 피어 있던 자주색 물봉선화를 보고 올해 초여름에 들러 몇 포기를 옮겨 심어 볼 것이라고 했는데, 그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텃밭의 한쪽 모퉁이를 야생화 꽃밭으로 가꾸어 보려고 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한해 한 종류라도 더 많은 꽃들로 장식을 하다 보면 얼마 가지 않아 아름다운 야생화 꽃밭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런 텃밭의 꽃밭에 물봉선화도 꽃 초대를 하고 싶다. 그것도 자주색 물봉선화, 노랑 물봉선화, 흰 물봉선화 모두 어우러져 피어 있는 모습을 먼저 떠올려 본다. 내년에는 꼭 자주색 물봉선화와 노랑 물봉선화는 꽃씨나 모종을 구해 꽃밭에 필 수 있도록 할까 한다. 얼른 봐도 봉숭아꽃과 흡사하게 생긴 꽃이라도 친숙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니 더 망설일 이유도 없다. 팔공산에 갑자기 가게 되었었는데, 운 좋게 노랑 물봉선화까지 보고 와서 앞으로 나라 일도 술술 잘 풀리고 집안 대소사도 무탈하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팔공산 갓바위 다녀오는 길에 만난 귀한 노랑 물봉선화 달랑 한 장이지만 올리니 함께 감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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