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양력으로 9월 17일이면서 음력으로 팔월 초하루이다. 올해는 윤사월이 있어 다른 해보다 절기들이 조금 늦게 가고 있는 것 같다. 지난여름은 긴 장마와 불볕더위 그리고 연이은 태풍도 있었지만 우한 폐렴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어떻게 지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어수선하고 정리가 되지 않는 나날이었다. 그러다가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더니 가을 속으로 빠져 들었다. 백중과 백로를 지나자 곧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추분이 다가오고 있다. 9월에 들어서는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비가 내리는 것 같다.
비가 내리면 먼지가 일지 않고 선선하여 지내기는 좋지만 한창 익어가는 벼와 과일들에는 좋은 현상이 아니다. 백로가 지나고 비가 많이 오면 가을 수확이 영향을 받는다. 벼 수확도 줄어들고 과일들의 맛도 떨어진다. 대신에 무와 배추가 자라는데는 적당한 양의 비가 내리는 것은 좋은 일이다. 살아가다 만나는 무슨 일에나 좋은 것이 있으면 좋지 않은 것이 있듯이 일기도 마찬가지이다. 올해는 벌초도 대행을 해서 하라고 하고, 추석에도 고향을 찾지 말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들 보면 씁쓸한 생각도 든다. 자유가 있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나날이다.
어떤 일에나 정도가 지나치면 다른 부작용을 일으키게 되고, 그 일이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가면 살아가는데 어려움과 고통을 주게 되어 문제가 더 커진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일수록 국가와 국민들을 먼저 생각하고 다수가 유익한 쪽으로 정책을 펴 나가는 것은 상식이고 기본이다. 그렇지 않고 소수의 특정 세력들만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면 국가는 뒷걸음을 치고 국민들은 서로 반목하면서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되어 있다. 우한 폐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일상을 잃고 사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 나날이다.
음력 팔월 초하루를 맞아 다시 한 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나 자신은 물론 가족들 그리고 모든 생명들과 원만한 관계를 가지면서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해본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혼자서 살아갈 수가 없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나와 나, 나와 너, 나와 모두라는 관계로 살아가고 살려지는 복잡하고 다양한 삶이다. 그런 만큼 항상 나만을 내세우면 살 수 없고, 그렇다고 너만을 위해 살아갈 수도 없다. 적절한 균형을 이루면서 서로 감사하고 사랑하며 화목하게 살아가는 자신만의 방식을 터득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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