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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살아가는 이야기

아들이 온다 한다

by 감사화 2020.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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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에는 코로나 19 때문에 차례에도 참석하지 못했던 아들이 지난주 연락이 와서 이번 토요일 집에 온다고 했다. 혼자 떨어져 있어 마음이 놓이지 않고 늘 안쓰럽게 여기며 언제 한 번 다녀가려나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추석 때는 얼굴이라도 볼까 했는데 그리 되지 않다가 시간을 낸 모양이다. 하도 반가워서 하루라도 빨리 토요일이 왔으면 자주 달력에 눈이 갔는데, 내일이 기다리던 토요일이다. 초등학교 다닐 때 소풍 가는 날이나 명절날을 기다리며 잠을 못 잔 적도 있었지만, 보고 싶은 아들을 볼 수 있는 날을 기다리는 것도 그 못지않다.

천리나 더 먼 곳에 서로 떨어져 있으니 자주 만날 수가 없지만, 요즈음은 스마트폰이 있어 자주 서로 연락은 하고 지내는 편이다. 그렇지만 실제 얼굴을 마주 보지는 못하는 처지라서 가끔은 얼굴이라도 볼 수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부모의 마음은 자식들을 매일 보고 지내면 가장 좋고, 그렇지 않으면 보고 싶다고 하면 언제라도 달려오는 자식이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멀리 떨어져 살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볼 수 있으면 만족하고, 추석이나 설과 같은 명절 차례에 참석을 하면 그 바랄 것이 없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자식 마음은 부모 마음과는 다르다.

이번에 집에 온 김에 겨울 옷과 이불도 챙겨가게 하고, 밑반찬도 좀 챙겨줘야 할 것 같다. 지난번에 한 번 우체국 당일 택배로 김치와 오징어 및 멸치 반찬 등을 좀 보냈는데,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더 맛있는 김치도 담가 두었고, 명태와 오징어 및 멸치 반찬도 장만해서 보낼까 한다. 보통 남자가 혼자 지내면 집안 청소도 깨끗하게 하지 않고 삼시 세끼를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다 먹거리는 대부분 인스턴트나 배달 음식 위주가 되어 건강에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아들이 혼자 지내면 그렇게 하지 않을까 하여 마음만 조이고 있다.

집에 오면 한 동안 집밥을 먹지 못했으니 제대로 된 집밥을 해주려고 한다. 김치도 새로 담그고 게장도 만들어 놓았으며 삼겹살도 준비를 해두었다. 갈비탕도 해주고 한 끼는 김밥도 만들어주고 싶다. 마음은 아들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은데 이제 몸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더 가슴이 아프다. 나이가 들수록 자식들을 키울 때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더 잘해주고 더 많이 해줄 수 있었는데 하는 마음이 들면서 함께 있으면 그렇게 해줄 수 있는데 멀리 떨어져 있어 그렇게 해주지를 못하니 마음만 앞서고 괜히 서글퍼지기까지 한다.

그래도 내일 아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즐거워진다. 하루 정도 있다가 가겠지만, 오는 순간이 기다려진다. 부모는 자식들이 찾아올 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지만, 이내 떠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마냥 기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헤어질 때의 아픔을 미리 감내하며 밖으로는 좋아하지만 속으로는 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부모의 자식이면서 또한 자식의 부모인 입장에서 보면 두 역할이 공평하지만은 않은 것 같아 늘 주저하면서 저울추처럼 균형을 잡으려 애를 써본다. 여하튼 보고 싶은 아들이 내일 온다고 하니 가슴이 부풀어 잠이나 제대로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릴 때를 기억하며 다시 본 앨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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