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깐 언급했었지만, 올해 담은 포도주를 그저께 걸러 맛을 봤다. 9월 12일 5일장에 갔다가 좋은 포도가 눈에 띄어 다섯 박스를 구입하여 한 박스는 그냥 따 먹는 것으로 하고 나머지 네 박스의 포도를 가지고 적포도주를 만들었다. 매년 하는 행사와 같은 일인데 가족들 모두가 좋아하고 건강에도 좋다 하여 그렇게 하였다. 매주 2일과 5일에 서는 5일장은 거의 빠지지 않고 다니는 편인데, 언제 좋은 포도가 나오는지 눈여겨봤다가 좋은 포도가 나오면 바로 구입하여 포도주를 담는다. 그런 뒤에 일 년을 두고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을 때 반주로 곁들어 마시거나 아니면 포도주가 당길 때 멋진 크리스털 유리잔에 따른 뒤 운치 있게(?) 마시면 한 맛을 더한다.
9월 12일 장날 구입한 싱싱한 포도는 송이째로 식초를 떨군 깨끗한 물에 넣어 먼지와 흙 같은 오물과 잔여 농약을 우리고 씻어낸다. 그런 뒤에 물기가 빠기게 한나절 정도 건조했다가 큼직한 용기에 비닐장갑을 끼고 성한 포도 낱알만 골라 따내어 손으로 터뜨린 뒤에 비정제 유기농 설탕을 1 대 0.5 비율로 섞어 항아리에 넣는다. 그러고 나서 두세 시간 간격으로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기온에 따라) 저어주면서 충분히 발효가 되도록 기다린다. 일주일 정도가 지난 뒤부터는 한 번씩 맛과 향을 관찰하면서 껍질을 건져내고 거를 시기를 판단한다. 가장 입맛에 맞다고 여길 때 거르면 된다. 이렇게 하면 향기롭고 단맛이 적절한 멋진 적포도주가 만들어진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비정제 유기농 설탕을 넣는 비율을 포도주와 1 대 0.5로 하지 않고 1 대 0.3 정도로 하여 가능한 비정제 유기농 설탕이라도 당분 농도를 줄이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단맛은 조금 덜하지만 그런대로 마실 수 있을 정도로 발효가 잘 되었고, 속이 더부룩할 때 한 잔 들이켜니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또한 추석 명절이 겹쳐서 포도주를 거를 시기를 조금 지나쳤나라고 여겼는데, 그른 뒤의 2차 숙성이 되어가면서 차츰 적포도주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까지 나서 입안이 깔끔하게 느껴졌다. 첫째도 한 잔씩 마시면서 육류나 생선을 구워 먹을 때 곁들이면 제격이겠다고 거들었다. 어제 둘째에게도 작은 소주병 하나에 적포도주를 넣어 맛을 보라고 보냈다.
매년 적포도주 외에 앵두주, 자엽자두주, 더덕주, 산초주는 물론 매실청, 아로니아청, 자엽자두청, 복숭아청, 살구청 등을 담기 때문에 거른 포도주를 넣을 용기가 없어 법주병과 와인병에다 소주병까지 총동원이 되었다. 그러고도 남는 포도주는 거른 항아리에 2차 숙성을 시키고 있는데, 과일주는 항아리보다 병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하여 항아리에 있는 적포도주부터 먼저 마시기로 했다. 적포도주는 폴리페놀 성분이 많아 혈관 속의 혈전을 녹여주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고 나쁜 콜레스테롤은 감소시킨다고 한다. 또한 안토시아닌과 레스베라트롤 같은 항산화 물질이 만들어져 활성 산소를 줄여주어 노화 방지와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하는데, 하루 2, 3 잔이 적당량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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