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늘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아름다운 국화와 그 향기를 함께 전할까 한다. 먼저 오늘이 상강(霜降)이므로 상강(霜降)과 국화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그다음으로 사군자의 하나인 국화(菊花)에 대하여 알아보고, 전국 각지에서 시작되고 있는 국화 축제에 대한 소개를 할까 한다.
1. 상강(霜降)과 국화
오늘은 24절기 중 열여덟 번째 절기인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아침에는 섭씨 9도까지 기온이 내려가서 갑자기 추워져 두툼한 옷을 꺼내 입었다. 이 시기에는 가을의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밤의 기온이 매우 낮아지는 때라서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며, 온도가 더 낮아지면 첫얼음이 얼기도 한다고 한다. 오전에 뒷산 약수터에 가서 물을 길어오는데 바람이 다소 세차고 차가웠지만 햇살은 아직도 따사로웠다. 약수터 가는 길에 보니 늦여름부터 피어나기 시작하던 연보라색 배초향 꽃이 제철을 만난 듯 싱싱하게 무리를 지어 피어 늦가을을 즐기고 있는 듯하였다. 또한 약수터 주변에는 며칠 전부터 국화가 피어나고 있어 곧 활짝 핀 국화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상강(霜降)이 되면 단풍이 절정에 이르게 되고 국화도 활짝 피어나고, 추수가 마무리되는 때이므로 겨울맞이를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이번 주말에는 코로나 19와 무관하게 전국의 산들에 단풍을 구경하기 위한 인파가 많이 몰릴 것 같다. 지난 1월 중순부터 시작된 코로나 19로 인한 통제된 생활에서 차츰 그 이전 상태로 회귀하는 현상이 보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 19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위해서는 점진적인 일상으로 복귀가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아닐까 한다. 아파트 근처에 있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교정은 학기 중인데도 한산하지만, 어김없이 가을을 기품 있게 장식하는 국화가 피어나고 있다.
2. 국화(菊花)에 대하여
국화(菊花)는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매화, 난초,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四君子)의 하나이며, 원산지는 중국이라고 한다. 국화(菊花)는 단순히 국(菊) 또는 구화라고도 하며,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하고, 원예종과 재래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원예종과 재래종의 차이를 보면, 원예종은 줄기가 곧고 튼튼하며 꽃의 크기가 큰 반면, 재래종은 줄기가 가늘고 흐늘거리고 꽃의 크기가 작다. 꽃은 노란색, 흰색, 빨간색, 보라색 등 품종에 따라 다양하고 크기나 모양도 품종에 따라 다르다. 꽃의 지름에 따라 18cm 이상인 것을 대륜(大輪), 9cm 이상인 것을 중륜(中輪), 그 이하인 것을 소륜(小輪)이라 하며, 꽃잎의 형태에 따라 후물(厚物), 관물(官物), 광물(廣物)로 크게 나눈 다음 세분하기도 한다.
개화 형태에 따라 하나의 꽃대에 하나의 꽃을 피우는 스탠더드 국화는 보통 장례식이나 제례용으로 사용되며 흰색과 노란색이 유통되고 있다. 반면에 하나의 꽃대에 여러 개의 꽃을 피우는 스프레이 국화는 보통 꽃꽂이나 꽃다발용으로 사용되며 다양한 색들이 많이 재배되고 있다. 국화는 꽃색이 아주 다양하고 꽃 모양도 가장 흔하게 보이는 홑꽃형을 비롯하여 겹꽃형, 아네모네형, 탁구공 같은 폼폰형, 가늘고 긴 거미줄 모양 같은 스파이더형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실내 인테리어용으로 사용되는 분화용 국화들도 많이 선을 보이고 있다. 국화는 추위에 아주 강하여 노지에서 월동이 가능한 여러해살이 화초로 낮의 길이가 12시간 이하 상태에서 꽃눈 분화가 이루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국화(菊花)의 꽃말은 꽃색에 따라 다른데, 흰색은 '성실'과 '진실' 및 '감사'이고, 노란색은 '실망'과 '짝사랑'이며, 빨강색은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한다. 꽃을 말려 베갯속에 넣으면 두통에 효과가 있고, 이불솜에 넣으면 그윽한 향기를 즐길 수 있고, 국화술[延命酒]을 담가 먹기도 하기만, 국화차도 좋다. 국화차의 효능을 보면,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오랫동안 복용하면 혈기에 좋고 몸을 가볍게 하며, 쉬이 늙지 않는다.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오장을 도우며 사지를 고르게 한다. 그 밖에도 감기, 두통, 현기증에 유효하다.'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또한 비타민 C가 풍부하여 눈 건강과 혈관 질환 예방,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고 한다.
3. 전국의 국화 축제
전국에서 국화 축제가 일제히 개막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국화 축제에 대하여 간략하게 소개한다.
(1) 마산 국화 축제 : 국화 축제로 가장 유명한데 올해는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하였고, 명칭도 'Hallo, 마산 국화전시회'로 바꾸어 비대면 형식(드라이브 스루 형식)의 축제로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개최된다고 한다. 마산 국화 축제는 사전 예약된 인원(하루 약 1,000대 정도 차량 입장 가능)만 입장하도록 하고, 차량 이동식(10km 미만의 속력과 3m 간격 유지) 관람과 온라인 중계 관람으로 변경하였다고 하는데, 입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라고 한다.
(2) 청남대 가을 국화 축제 : 내일(10월 24일)부터 11월 8일까지 개최되며, 청남대에서 재배한 국화류 70여 종과 미술품, 조형물 등 국화 작품 천 200여 점이 전시되고, 대통령기념관에 설치된 솟대, 서각 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축제 기간에 전국 풍물 상설공연팀 '난장앤판'의 사물놀이와 사자놀이, 줄타기 공연, 또 유네스코 국제무예시범단의 무예 공연이 열린다고 한다.
(3) 부여 국화 축제 : 10월 29일부터 궁남지, 정림사지, 백제문화단지 일원에서 열리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군민과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공식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국화 작품 분산 전시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여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백제 사비시대의 국제 교역항 부여 구드래 선착장부터 백제대교까지 약 2km의 거리, 12ha 면적에 걸쳐 조성된 전국 단일 면적 최대의 대규모 코스모스 단지가 장관을 이루어 주말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부여대교에서 중정 배수장까지 30ha 면적에 대단위로 조성된 백마강 억새단지도 새하얀 억새꽃과 함께 가을 절경의 절정을 펼치고 있어 부여에서는 국화, 코스모스, 억새 등 가을꽃들의 대전이 벌어질 전망이다고 한다.
(4) 통도사와 함께 하는 양산 국화 축제 : 내일(10월 24일)부터 11월 15일까지 23일간 일정으로 개최되고,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통도사 산문 주차장 및 신평 시가지 일대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현애, 대국, 소국, 분재 등 다양한 종류의 국화 1000만 송이가 전시되는데, 특히 전국적인 걷기 명소로 알려진 통도사 내 무풍한송길 등 사찰 경내에도 국화가 전시돼 방문객들은 아름다운 국화와 더불어 통도사의 아름다운 정취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감안해 공연과 개장식 행사를 취소하고, 먹거리 장터도 열지 않기로 했고, 야간 개장도 전면 취소하려다 관람객 편의를 위해 오후 9시까지 개장으로 조정했다고 한다.
그에도 보은 속리산 말티재 관문 국화 동산 향연(10월 16일부터 10월 30일까지), 예산 장터 삼국 축제(10월 16일부터 10월 29일까지), 청양 구봉 광산 폐광 지역 100만 송이 국화 마을 축제(10월 24일), 화순 남산공원 국화 동산(10월 23일부터 11월 22일까지), 한밭대 유성 국화전시회(10월 16일부터 11월 8일까지), 거제섬 가을꽃 축제(10월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강진만 생태공원 국화 전시(10월 22일부터 11월 15일까지), 익산 천만 송이 국화 축제를 취소하는 대신 신흥 근린공원 내 핑크 뮬리와 국화로 조성된 '다이로움 익산 행복 정원'을 무료로 개방(10월 13일부터)한다고 한다. 이렇듯 전국적으로 가을꽃인 국화를 감상할 수 있는 축제와 행사가 다양하게 개최된다고 하니 벌써 눈과 코가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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