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때를 놓치기도 했지만 매실청을 담을 생각이 없어 그냥 지나쳤다. 그러다가 둘째가 매실청을 잘 활용하고 있어 올해는 담을 수 있는 만큼 매실청을 담을까 한다. 어제 비가 오고 난 뒤 처음으로 텃밭으로 가서 고구마순이며 열무 등을 파종할 두둑을 만들까 해도 아침 식사를 끝내고 바로 출발했다. 텃밭에 가서 매실 상태를 보면서 수확을 할 것인지 조금 미룰 것인지를 결정하기로 했었는데, 가서 보니 수확해도 될 정도로 충분히 영글어 있었다. 그래서 애들 아빠가 잡초를 제거하면서 두둑을 만드는 사이에 제법 많은 양의 매실을 수확했다. 올해 매실은 물론 다른 과실들도 극심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아 예년과는 다리 매실 수확량이 크게 줄 것 같았다.
가뭄이 극심하다 보니 진딧물도 더 극성을 부렸고, 잡초까지 타들어가는 일기가 계속되다 보니 매실나무의 나뭇가지 끝부터 말라 들어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텃밭 일을 10년 넘게 해오고 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 그러다 보니 매실에도 수분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병인지 모르겠지만 부분적으로 말라버리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그렇지만 일부는 아주 견실하게 잘 자라 큰 것은 살구 정도의 크기도 제법 있었다. 어제 혼자 수확한 매실의 양은 약 50kg 가까이 되었다. 이 정도면 올해 매실청 담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고, 주말에 다시 가서 나머지 매실도 수확해 와서 매실청을 더 담을 것인지 결정하기로 했다.
최근 모든 물가가 급등하고 있어 얼마 전에 유기농 황설탕과 벌꿀도 충분히 구입해뒀고, 매실청을 담을 옹기 항아리(독)도 준비해뒀기 때문에 충실한 매실만 수확해서 꼭지를 뗀 뒤 깨끗이 물로 씻어 물기를 빼고 유기농 황설탕과 벌꿀을 넣어 매실청을 담으면 되었다. 어제 매실을 수확해와서는 곧바로 매실 꼭지 떼고, 물로 깨끗이 씻은 뒤 한나절 이상 물기를 뺐다. 양이 많아 오늘 오전에야 겨우 매실 장만을 마쳤다. 늦은 오후에 매실청을 담았는데, 예년과 달리 올해는 유기농 황설탕과 벌꿀을 섞어 넣고 그 위에 차조기잎(자소엽)을 덮고 마무리를 했다. 50kg 가까이 되다 보니 항아리(독) 하나로는 전부 담을 수가 없어 우선 한 항아리에 34kg의 매실청을 담고 나머지는 다른 항아리에 담기로 했다.
보통 매실청을 담고 100일 정도 지나면 매실을 건져내고 2차 발효를 시킨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 집에서는 매실청을 담고부터 1년 이상이 지나서 매실을 건져내고 2차 발효를 시켜 1년 지난 매실청을 음식에 넣거나 희석하여 음료로 마신다. 그렇지만 매년 20kg 이상 매실청을 담다 보니 이제는 보통 3년 이상된 매실청을 사용하고 있다. 해가 더 지날수록 매실청이 순해지고 깊은 맛이 나서 앞으로는 5년 이상된 매실청을 음식이나 음료로 사용할까 한다. 매실청은 배가 아플 때나 소화가 잘 안 될 때 또는 더울 때 시원하게 마셔도 좋은 것 같았다. 직접 신토불이로 가꾼 매실을 수확하여 매실청을 담아 먹으니 더 맛과 향기가 깊어 뿌듯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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