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풀 그리고 차182 매화를 기다리며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성급하게도 매화가 언제 피려나 하는 생각이 들어 얼마 전 뒷산 약수터 가는 길에 동아대 교정에서 얼른 보았던 부풀어 오른 분홍겹매화 꽃봉오리가 떠올라 어제 오후 늦은 시간에 일부러 집을 나섰다. 지난해에는 1월 초에 이 분홍겹매화가 너무 빨리 화사하게 피어난 것을 보고 얼마나 반가우면서도 안쓰러웠지 몰랐었는데, 올해는 어떨까 하는 기대감에 부풀어 발걸음을 빨리 하여 찾아갔다. 그런데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아직 매화는 피지 않았지만, 며칠 전보다는 꽃봉오리가 조금 더 봉긋하게 부풀어 올라 이대로 가면 다음 주말이면 올해 첫 분홍겹매화의 눈부신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벌써 가슴이 설레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리면서도 자꾸 뒤를 돌아봤다. 방학인 데다 새해 첫날이고.. 2022. 1. 2. 해인정사의 겨울 꽃들 지난 12월 중순 거제에 있는 해인정사에 들렀다가 섣달(12월)에만 핀다는 샛노란 납매(臘梅)를 난생처음 보고 납매에 대한 이야기만 했었는데, 그날 해인정사를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던 다른 꽃들과 나무들도 늦었지만 올려볼까 한다. 그날은 봄날 같아 겨울을 잠시 잊을 정도였는데 어제까지 사흘은 평년 이상의 겨울다운 매서운 날씨였다. 부산이 섭씨 영하 8도까지 내려갔고 전국이 꽁꽁 얼어붙어 체감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이었다. 오늘은 다시 기온이 올라가 하루 내내 영상으로 포근했다.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간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때 보면 어찌 그리 서두르는지 쫓아갈 수가 없듯이 연말의 하루는 삽시간에 지나가버린다. 또 새해를 맞아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니 너무 빠르다. 거제 해인정사를 다녀온 지.. 2021. 12. 28. 겨울 속을 수놓는 꽃들 지난주 반짝 추위가 지나니 또다시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뒷산 약수터를 오르내리는 길은 땅이 얼었다 녹아 가랑비라도 내린 듯 촉촉하게 젖어 있어 먼지가 날지 않아 걷기에 좋았다. 숲 속이나 숲 바깥이나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쪼이고 바람조차 없어 완연한 봄처럼 느껴졌다. 두툼한 방한 등산복이 아닌 늦가을에나 입을 등산복을 입고 나섰는데도 전혀 추운 줄을 모르겠고, 오히려 배낭에 물을 길어 올 때는 등에 땀이 날 정도였다. 올겨울이 매서울 것이라던 일기 예보가 여지없이 어긋나고 있다. 그래서 겨울인지 내일부터 다음 주 초까지 한파가 몰아친다고 하는데, 그래야 겨울이지 하는 느긋한 마음으로 동장군과 한바탕 씨름이라도 해봤으면 좋겠다. 약수터로 올라가는 길에 만난 꽃댕강나무에는 그동안 하얀 별꽃들이 옹기종기 .. 2021. 12. 24. 해인정사에서 납매(臘梅)와의 첫 만남 너무 오랜만에 둘째의 양어머니이신 스님이 계신 거제 해인정사를 오후에 다녀왔다. 둘째가 대학에 다닐 때 가족 모두 함께 한 번 다녀오고는 두 번째로 찾아뵙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그동안 전화로는 몇 번 안부를 여쭙기는 했지만 직접 만나 뵙기를 뜸하게 하여 발걸음이 무거웠다. 처음 해인정사를 찾아갔을 때는 배를 타고 갔었는데, 그 사이에 거가대교와 해저터널까지 완공되어 편도 통행료가 10,000원이라 조금 비쌌지만 다녀오기는 한결 편리하였다. 다시 날씨가 풀려 봄날 같아서 거가대교를 달릴 때 다리 아래와 좌우로 펼쳐지는 겨울 바다도 한층 잔잔하고 더 푸르게 보였다. 해인정사는 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데, 하루 종일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어 한겨울인데도 아직도 금관화, 설화, 골담초꽃, 애기동백꽃, 흰.. 2021. 12. 15. 한겨울에 붉게 물든 아로니아 단풍잎 12월도 중순에 접어들었지만 겨울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봄날 같은 날이 이어지고 있다. 일기 예보에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본격적인 겨울 날씨가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텃밭에 가보니 지난번 무와 배추를 수확하고 난 뒤로 기온이 제법 내려갔는지 대파도 축 늘어져 있고 늦가을까지 싱싱하던 호박 넝쿨과 잎은 물론 차요테와 열매마도 이제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들고 말라 있었다. 지금 텃밭에서 가장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농작물로는 마늘과 양파 그리고 시금치와 보리 및 상추가 아닐까 한다. 일요일까지 영상 15도 가까운 기온이 이어진다고 하니 농작물들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런 가운데 빨갛게 물든 단풍잎을 매달고 있는 나무가 있었으니 바로 아로니아였다. 절기로 치면 .. 2021. 12. 10. 치자(梔子) 수확을 마치고 벌써 12월에 들어섰다. 올해도 한 달 밖에 남지 않았고 더 이상 넘길 달력도 없는 막다른 시점이다. 어제 오랜만에 넉넉한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려 가뭄 해갈은 충분히 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오늘 아침은 처음으로 춥다는 말이 절로 날 정도로 하루 종일 차가웠다. 어제 비가 내려 오전 일찍 텃밭에 가서 혹시 얼지 않을까 하여 무에 씌워 두었던 비닐을 걷고 비를 흠뻑 맞도록 했었는데, 갑자기 추워져서 오늘 다시 텃밭에 가서 벗겼던 비닐을 다시 씌워두고는 간 김에 잘 익은 치자 수확을 마쳤다. 매년 12월 초에 치자 수확을 하는데, 작년보다는 닷새 정도 빨리 수확한 셈이다. 오후 3시쯤부터 치자 수확을 시작했는데, 바람이 세차서 더 춥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내일 아침이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고 하여 얼기.. 2021. 12. 1.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