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163 첫 수확을 기다리는 차요테 자주 다니는 임광사 스님께서 지난 봄, 열마매와 함께 주신 열매 두 개를 텃밭에 심어놓고 그때 들었던 이름을 깜빡 잊어버리고는 지금까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언제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릴까 텃밭에 갈 때마다 그 주위를 빙빙 돌기만 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용케 꽃을 보았고, 오늘 텃밭에 들러서는 매실나무와 가죽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는 처음 보는 그 열매를 보게 되었다. 꽃을 보고는 스마트폰에 담아 '모야모'라는 꽃과 식물 이름을 알려주는 앱에 올려 질문을 해보니 생태계 교란 식물로 알려진 '가시박'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가시박'과는 차이가 나서 오늘은 열매를 찍어 식물 이름을 다시 알아보니 아열대 식물인 '차요테(Chayote)'라고 했다. 이름도 잊어버리고 텃밭.. 2021. 10. 6. 무점마을의 살살이꽃 10월 첫날이다. 삽시간에 지나간 9월을 뒤로하고 가을의 한 복판을 거니는 10월에 들어서니 흐리고 자주 비가 내리던 9월과는 전혀 다르게 여름으로 돌아간 듯 한낮 기온이 섭씨 30도에 가까운 화창한 날씨였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집안에만 있기가 너무 아쉬워 오전 느지막한 시간에 채비를 하여 첫째와 함께 주남저수지 부근의 살살이꽃으로 유명하다고 소문이 난 무점마을로 오랜만의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무점마을로 가는 길에 맛집을 찾으니 돌짜장으로 유명하다는 식당이 있어 우선 그 식당에 들러 점심 식사를 하고 살살이꽃을 감상하러 가기로 했다. 오후 1시가 지난 시각이라 출출하던 참에 오랜만에 돌짜장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는 식당을 나와 곧바로 무점마을의 살살이꽃을 보러 갔다. 마을 입구에는 "무점마을 코스모스.. 2021. 10. 1. 언제 봐도 아름다운 살살이꽃 초여름부터 이르게 피어나 눈길을 끌던 살살이꽃이 가을의 전령답게 본격적으로 가을에 접어들자 생기를 되찾으며 아름다운 자태를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가끔 불어오는 산들바람의 유혹에 가냘픈 몸을 가누지 못하고 하늘하늘 춤을 추면서 빨강, 분홍, 하얀 등 다양한 색깔의 꽃들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며 가을 들녘과 길가를 수놓고 있는 살살이꽃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가을이라고 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꽃으로는 살살이꽃과 국화 그리고 구철초가 대표적일 것이다. 이들 중에서도 살살이꽃이 가장 먼저 피어나 가을을 알린다고 하여 가을의 전령으로 일컫는 것이 아닐까 한다. 코로나 19 사태만 아니면 전국 곳곳에서 살살이꽃 축제가 열릴 것인데, 작년부터 3밀(밀폐, 밀접, 밀집)을 금지한다고 하여 야외에서조차 모임을 못하게 하.. 2021. 9. 30. 돋보이는 꽃며느리밥풀꽃 어제 오랜만에 첫째와 애들 아빠와 함께 팔공산 갓바위를 다녀왔다. 잔뜩 흐린 날씨에 비가 당장 내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집에서 느지막하게 길을 나섰기 때문에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중간에 청도휴게소에도 들렸다 구씨네 식당에 정오가 넘어서 도착했다. 거기서 초를 구입하고는 아저씨께 부탁하여 관봉으로 오르는 입구까지 차로 태워 달라고 부탁을 했다. 코로나 19 때문에 주중이나 주말 할 것 없이 많은 관람객들이 찾던 팔공산 관봉(해발 852.9m) 갓바위도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 점심시간인데도 식당에는 파리를 날리고 있었다. 관봉 갓바위로 오르는 길에도 북적거리던 인파는 보이지 않고 가끔 오르내리는 마스크를 쓴 관람객들만 보일 뿐이었다. 이런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맑은 공기를 들이.. 2021. 9. 29. 다시 만난 물봉선화 코로나 19로 인해 보통 추석 당일 다녀오는 시조부모님과 시부모님 산소 성묘를 오늘 오전에 다녀왔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이른 아침에는 고속도로도 원활하게 달릴 수 있었다. 집을 나설 때 가랑비가 내리고 있어 괜찮을까 우려를 했는데, 산소에 올라가기 위해 주차할 곳에 도착해도 하늘이 잔뜩 흐려 있어 당장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날씨였다. 작년에도 이맘때쯤 성묘하러 왔다가 알밤도 줍고 물봉선(물봉선화, 야봉선화, 물봉숭아 등으로 부르기도 함)이 시조모님 산소 앞에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기뻤고 가슴이 뛰었는지 몰랐었다. 비가 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둘러 산소로 향하면서 벌써 작년에 처음 봤던 물봉선화가 올해는 어떻게 피어 있을까 마음은 온통 물봉선에게 가 있었다. 오르막 산길을 따라.. 2021. 9. 25. 활짝 핀 예쁜 고마리꽃 오늘 오후 내일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기 전에 잠깐 뒷산 약수터를 다녀왔는데, 난생 처음으로 고마리꽃의 활짝 핀 예쁜 모습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작년 이맘 때도 고마리꽃에 대한 글을 올렸었는데, 그때까지 고마리 꽃봉오리를 보고 고마리꽃인 줄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뒷산을 오르다가 능선을 지나면서 약수터 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솔길로 접어들면 길 양쪽에 고마리 군락이 눈에 들어온다. 거기에는 아직 고마리가 꽃봉오리를 맺은 채, 꽃은 피어있지 않았다. 그런데 능선을 오르기 직전에도 고마리가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는데, 그곳에서 활짝 핀 예쁜 고마리꽃을 보았다. 지금까지의 기억으로는 고마리가 꽃봉오리를 맺고 있는 모습은 많이 보았다고 여기지만 꽃이 활짝 핀 모습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고마리는 꽃.. 2021. 9. 21.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