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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카테고리의 글 목록 (1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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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163

치자(梔子) 수확을 마치고 벌써 12월에 들어섰다. 올해도 한 달 밖에 남지 않았고 더 이상 넘길 달력도 없는 막다른 시점이다. 어제 오랜만에 넉넉한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려 가뭄 해갈은 충분히 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오늘 아침은 처음으로 춥다는 말이 절로 날 정도로 하루 종일 차가웠다. 어제 비가 내려 오전 일찍 텃밭에 가서 혹시 얼지 않을까 하여 무에 씌워 두었던 비닐을 걷고 비를 흠뻑 맞도록 했었는데, 갑자기 추워져서 오늘 다시 텃밭에 가서 벗겼던 비닐을 다시 씌워두고는 간 김에 잘 익은 치자 수확을 마쳤다. 매년 12월 초에 치자 수확을 하는데, 작년보다는 닷새 정도 빨리 수확한 셈이다. 오후 3시쯤부터 치자 수확을 시작했는데, 바람이 세차서 더 춥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내일 아침이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고 하여 얼기.. 2021. 12. 1.
놀라운 효능을 가진 부추 부추는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식탁에 올라오는 건강 식재료의 대명사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자주 살짝 삶은 무침이나 부침 및 겉절임 등으로 입맛을 돋우는 채소이다. 봄 초물 부추는 사촌에게도 안 주고 맏사위에게만 준다거나 피와도 같다고 할 정도로 귀하고 맛과 향이 강하다고도 한다. 어릴 때 어머니와 함께 부추밭에 작은 바구니 들고 따라가 보면 여름에는 며칠 사이에 다시 자라 있는 부추를 보고 자르면 바로 그만큼 자라는 신기한 풀로 여긴 적도 있었다. 올봄에는 임광사 주지 스님으로부터 부추 뿌리를 제법 많이 받아 텃밭에 심었는데, 뿌리를 잘 내려 봄부터 지금까지 수시로 부추를 수확해와서 무침, 부침, 겉절임은 물론 국수를 삶을 때도 넣어 다양하게 활용했다. 한 평 남짓한 땅에 적당한 간.. 2021. 11. 23.
늦가을에 본 명자꽃 점심식사를 하고 느긋하게 뒷산 약수터를 다녀왔다. 가파른 골목길을 오르고 있는데, 담벼락 아래 나뭇가지에 진한 붉은색의 꽃 한 송이가 눈에 들어왔다. 얼핏 봐서 조화인가 여길 정도로 반듯하게 피어 있는 한 송이 명자꽃이었다. 어찌 철도 모르고 늦봄에 필 꽃이 늦가을에 피어났을까 하는 안쓰러운 마음도 들고, 바꾸어 생각하니 이렇게 귀한 명자꽃을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고 여겼다. 명자꽃만이 아니라 꽃봉오리도 두 개나 달려 있고, 보통 모과처럼 타원형으로 열리는 열매도 크기도 작고 원형으로 매달려 있어 봄인지 가을인지 혼동이 될 정도였다. 한참 신기한 듯 명자꽃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명자꽃이 전해주는 메시지를 읽으려고 애를 썼지만 무언의 대화만 나누고 길을 재촉했다. 최근 기온이 따사로운 봄날 같다 보니 풀.. 2021. 11. 16.
철 모르는 도깨비바늘 뒷산 약수터를 자주 오르내리면서 길옆에 무리를 지어 아직도 노란 꽃을 피우고 있는 도깨비바늘을 보면서 지금쯤이면 도깨비바늘을 잔뜩 매달고 누구라도 스치고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을 것 같은데,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이 의아하기도 하고 신기하게 여겨졌다. 어릴 적 밭둑이나 들녘을 무심코 지나가다 보면 어느새 옷에 잔뜩 달라붙은 도깨비바늘이 있어 얼마나 성가셨는지 몰랐는데, 그 도깨비바늘이 11월 중순이라 벌써 애기동백꽃까지 피고 있는데 철도 모르고 여태 노란 꽃을 피우고 있으니 지금이 늦가을이 맞긴 맞나 싶어 혼란스러워서 그렇다. 지금쯤이면 뾰쪽한 바늘을 잔뜩 매단 도깨비바늘이 바람 따라 하늘거리면서 씨앗인 바늘을 번식시키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있을 텐데, 아직도 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은 아무.. 2021. 11. 12.
첫 눈에 반한 목배풍등꽃 오늘은 11월 첫날이고 월요일이다. 1년 열두 달 중에 이제 달력도 달랑 두 장 밖에 남지 않았다. 오후에 애들 아빠가 즐기는 대금의 청을 구입해야 한다며 김해 쪽으로 간다고 하길래 가을바람이라도 쐴까 하여 함께 따라나섰다. 맑고 높은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 쪼이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여서 나들이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이었다. 오래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다는 조은소리국악사라는 곳을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찾아갔는데 이사를 갔는지 그 자리에 음식점이 들어서 있어, 다시 전화를 걸어 확인을 했더니 가야 CC 뒤편으로 이사를 갔다고 하면서 거기서는 약 15분에서 20분 정도면 올 수 있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내비게이션으로 찾아 조은소리제작소에 도착했다. 이전과 같은 큰 도로에 접하고 있는 대금과 단소.. 2021. 11. 1.
가는 살살이꽃, 오는 국화 64년 만의 초겨울 날씨로 강원도에는 얼음이 얼었고 서울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고 한다. 남부 지방도 섭씨 1도까지 내려가는 차가운 아침이었고, 한낮에도 섭씨 10도 내외의 쌀쌀한 날씨였다. 아직 가을을 즐기며 음미할 겨를도 없이 갑자기 들이닥친 한파로 산과 들이 가장 혼란스러울 것 같다. 아침 일찍 5일장을 보러 나갔는데 모두들 두터운 겨울 옷을 껴입고 잔뜩 움츠리고는 동동 걸음을 걷고 있었다. 조금 가볍게 입고 장을 보러 나갔다가 너무 추워서 장을 보는 둥 마는 둥 대충 몇 가지만 구입하고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기온이 조금 올라가 뒷산 약수터에 올랐는데 추위 때문인지 등산을 나온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약수터에서 약수를 긷는데 아직은 손이 차갑지는 않았다. 약수터 근처의 풍경도 바뀌어 살.. 2021.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