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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살아가는 이야기

가을비는 언제 오려나?

by 감사화 2021.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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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가뭄이 심하다. 뒷산 약수터 가는 길이 먼지가 폴폴 날정도로 바짝 말라 있고, 텃밭의 무와 배추는 물론 갓 심은 마늘과 양파도 목이 마를 것 같다. 이번 주 초 기상청 일기 예보에서는 오늘(토요일, 11월 6일)) 오후부터 월요일(11월 8일)까지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어제 다시 일기 예보를 보니 월요일 하루만 비가 올 확률이 80%라고 한다. 장기적인 일기 예보가 빗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1주일 이내의 일기 예보까지 부정확하여 믿을 수가 없으니 수백 억 원씩 한다는 고가의 슈퍼 컴퓨터는 왜 구입하고 몇 년 주기로 계속 새로이 도입을 하면서 이전 슈퍼 컴퓨터는 헐값에 팔아버려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하루 빨리 기상청은 믿을 수 있는 일기 예보를 하기 바랄 뿐이다.

<가뭄으로 걸어가면 먼지가 폴폴 날리는 약수터 가는 길>

비가 오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텃밭에 나가 마늘과 양파 두둑에 물을 길어 주고 오는 수고를 해야 했다. 다행히 봇도랑이 바로 텃밭 옆으로 지나가서 그나마 수고를 덜 수 있었지만 얼마 되지 않는 두둑이라도 충분히 물뿌리개(물조리개)로 물을 주려고 하니 시간도 걸리고 힘도 들었다. 그래서 올해는 충전식 물 펌프를 하나 장만할까 망설이고 있다. 다음 주 월요일 하루 종일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하니 이번 가을비를 보면서 결정할까 한다. 아직 오지도 않은 비를 가지고 뭐라고 하긴 하지만, 벌써 일기 예보에서는 이번 비가 내리고 나면 기온이 급강하 해 본격적인 겨울에 들어선다고 한다. 내일이 입동(立冬)이니 그럴 때가 된 것 같고, 월동 준비도 슬슬 해야 할 때인데, 철도 모르고 아로니아꽃이 피어 있다.

<바짝 마른 흙을 삽으로 갈아엎어 양파 모종을 심은 뒤 물을 준 두둑 (11월 3일)>
<마늘을 심고 물조리개로 물을 준 두둑 (11월 6일)>
<철도 모르고 피어난 아로니아꽃>

살다 보면 무엇인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더욱 애간장을 태우며 더디 오는 것 같다. 그중에 비도 그렇다. 가뭄이 극심해서 텃밭에서 타들어가는 농작물들을 바라보면서 잠깐이라도 좋으니 한 방울만이라도 빨리 비가 뿌려주었으면 하고 간절히 소망해도 비가 올 듯 잔뜩 흐리기만 하고 비 소식은 감감무소식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그것도 한꺼번에 많은 비가 쏟아져 목이 말라 애타게 기다리던 텃밭 식구들이 좋아라 야단법석을 떨기도 무섭게 거센 비바람에 쓰러지고 심지어 물난리를 겪는 일도 있었다. 오라고 바랄 때 오는 비가 좋은 비이고 고마운 비이지 시도 때도 없이 제 멋대로 오는 비는 거추장스러운 비이고 얄미운 비가 되고 만다.

지금 같은 때 오는 비라면 사과 수확을 해야 하는 농가나 소금 장수 그리고 곱게 물든 단풍을 즐기려는 나들이객들은 바라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나 먼지가 많이 날려 창문을 닫고 지내거나 등산을 자주 하는 등산객들에게는 반가운 비이고 고마운 비일 것이다. 적절한 때에 적당한 양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고 있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정할 수 없는 처지이다 보니 우선 오기만 해도 다행이라 여긴다. 올해는 마늘과 양파를 늦게 심어 내년에 거둘 때도 늦게 거둬야 할 것 같다. 무엇이나 때가 있는데 그 때를 놓치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으면서 가끔은 깜빡하고 놓친다. 우선은 가을비가 흠뻑 내려주기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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