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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16

허드러지게 핀 배롱나무 꽃 7월도 하순으로 접어든 가장 무덥다고 하는 대서(大暑)이다. 하루 종일 흐리더니 오후 늦게는 비가 뿌렸다가 멈췄다. 아침 저녁으로 벌써 가을을 느낄 정도로 선선한 것이 옛날 어른들 말씀으로 하면 생날이다. 어제 오전 일찍 시골을 다녀왔는데, 오전까지는 선선하여 전혀 더운 줄을 몰랐다. 7월 초순부터 피어나기 시작하던 배롱나무 꽃이 만발이었다. 선산 아래에 새끼손가락 굵기만 한 묘목을 심은지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는데, 활짝 핀 배롱나무 꽃 아래에 서 있으니 벌들의 잉잉거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맑은 하늘 아래 연분홍 배롱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모습은 마치 신록 가운데 불이라도 난 듯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배롱나무 꽃은 달리 하늘나라 옥황상제의 궁궐인 자미궁(紫微宮) 뜰에 심는 귀한 꽃이라.. 2022. 7. 23.
겨울답지 않은 11월 끝자락 11월도 이틀이 조금 더 남은 시점이다. 이미 겨울에 들어선다는 입동(立冬)도 지났고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까지 지났는데, 아침에는 제법 쌀쌀하였지만 한낮에는 너무 포근하여 겨울을 거치지 않고 바로 봄으로 넘어가버렸나 할 정도였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오랜만에 뒷산 약수터를 다녀왔는데 아침 기온을 생각하고 조금 두툼한 옷을 입고 나섰다가 약수터의 중간도 가지 못하여 윗도리를 반쪽 열고 갈 정도로 따뜻한 날씨였다. 겨울 가뭄이라서 그런지 오솔길은 바짝 말라 먼지가 폴폴 날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춥지도 덥지도 않아 등산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이었다. 맑고 푸르며 높은 하늘과 멀리 내려다 보이는 하구언을 지나 다대포로 이어지는 바다 풍경은 겨울이라기보다는 가을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듯했다. 맑은 공기.. 2021. 11. 28.
아름다운 가을색 속으로 저무는 가을 곧 비가 내릴 듯 잔뜩 흐린 오후, 가을을 즐기려 뒷산 약수터로 향했다. 11월 말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제대로 단풍이라도 들까 하는 우려와 달리 며칠 사이에 뒷산은 가을색으로 분주하게 바뀌어 가고 있었다. 노란색 위주로 단풍이 들던 산색이 어느새 홍단풍나무와 은행나무 그리고 담쟁이넝쿨까지 합세하니 울긋불긋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맞아주었다. 바뀐 산색을 감상하면서 뒷산을 오르다 보니 꼬불꼬불 이어지던 약수터로 향하는 오솔길이 오늘처럼 짧게 느껴진 적도 없었다. 바람이 조금이라도 불면 갈참나무 잎들이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흩날리다가 땅바닥에 사르르 살며시 내려앉는다. 하나 둘 쌓이던 갈참나무 낙엽을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밟으니 바스락바스락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튼다. 조.. 2021. 11. 21.
가을의 끝자락에 서서 10월 중순에 이미 초겨울을 한 차례 겪어서 그런지 11월에 들어서 보름이 지나가고 있지만 그다지 춥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아주 지내기 좋은 가을 날씨이다. 이번 주와 다음 주까지가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마지막 날들이라고 여겨서인지 전국의 소문난 단풍 명소에 나들이객들이 넘쳐났다고 한다. 그동안 코로나 19로 완전히 일상을 잃어버리고 자중자애하면서 집안에서만 지내다가 얼마 전 위드 코로나 선언이 있고 나서부터는 봇물이 터진 듯 야외로 바람을 쐬러 나가는 나들이객들이 인산인해(?)라도 한다. 누구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는데, 조금 늦긴 해도 자유스럽게 외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11월 들어서 뒷산 약수터를 가봐도 등산객들의 대화나 발걸음만 봐도 활기.. 2021. 11. 14.
입동(立冬) 같지 않은 포근한 휴일 오늘은 겨울에 들어선다는 입동(立冬)이었는데, 한낮 기온이 섭씨 20도까지 올라가는 포근한 하루였다. 나들이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여서 오전에는 뒷산 약수터에 다녀왔고, 오후에는 해운대 쪽에 일이 있어 다녀왔다. 오전 10시 반쯤 뒷산 승학산(乘鶴山, 해발 497m) 약수터를 올랐는데, 의외로 많은 등산객들이 무리를 지어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입고 단풍이 물들고 있는 산행을 하고 있었다. 위드 코로나에 들어서서 그런지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등산객들도 있었고, 그늘막에서 도시락을 펴놓고 모여 앉아 즐기는 등산객들도 있었다.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던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 중에 다시 코로나 19 확진자들이 폭증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마음이 불편하였다. 그래도 완전은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 2021. 11. 7.
가을에 더 아름다운 석양과 노을 그렇게 비가 자주 내리던 9월과 때 아닌 겨울 한파를 느끼게 했던 10월 중순이 지나자 다시 가을로 되돌아가 이제는 비도 내리지 않는 가을 가뭄이 이어지고 있고, 기온도 한낮에는 늘 섭씨 20도를 넘나들고 있다. 맑고 높은 푸른 하늘, 그 하늘에 유유히 떠가는 구름들, 저녁 무렵이 되면 갈까마귀 떼들이 윤무를 하며 붉게 타오르는 석양과 노을을 만끽할 수 있어 좋은 때이다. 며칠 전 오후 늦게 뒷산 약수터에 올랐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시각이 용케 석양과 노을을 볼 수 있는 시각과 맞아떨어져 아름다운 해넘이와 검붉게 타오르는 노을을 조용히 바라보며 즐길 수 있었다. 편백나무 숲을 지나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오는데 낙동강 하구언을 지나 나지막한 산 능선을 따라 천천히 넘어가고 있는 붉은 해는 중천에 떠 있을 때.. 2021.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