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한 오늘을 위해/소소한 행복

겨울답지 않은 11월 끝자락

by 감사화 2021. 11. 28.
728x90
반응형

11월도 이틀이 조금 더 남은 시점이다. 이미 겨울에 들어선다는 입동(立冬)도 지났고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까지 지났는데, 아침에는 제법 쌀쌀하였지만 한낮에는 너무 포근하여 겨울을 거치지 않고 바로 봄으로 넘어가버렸나 할 정도였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오랜만에 뒷산 약수터를 다녀왔는데 아침 기온을 생각하고 조금 두툼한 옷을 입고 나섰다가 약수터의 중간도 가지 못하여 윗도리를 반쪽 열고 갈 정도로 따뜻한 날씨였다. 겨울 가뭄이라서 그런지 오솔길은 바짝 말라 먼지가 폴폴 날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춥지도 덥지도 않아 등산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이었다.

맑고 푸르며 높은 하늘과 멀리 내려다 보이는 하구언을 지나 다대포로 이어지는 바다 풍경은 겨울이라기보다는 가을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듯했다. 맑은 공기를 아랫배까지 깊게 들이마시면서 천천히 걸어 올라가니 마음도 덩달아 맑아지고 고요해져 어지러운 세상살이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는 듯했다. 마음이 자연과 동화를 이루니 나무와 풀은 물론 떨어진 낙엽과 철 모르고 피어 있는 꽃들마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자연의 섭리대로 오고 간다는 사실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바람 한 점 없는 가운데 몇 명 되지 않는 등산객들이 운동기구에 매달려 운동하는 모습마저 정겨워 보였다.

<어지럽게 떨어져 쌓인 은행잎>
<수북히 쌓인 갈참나무 잎 낙엽>
<양지바른 곳에 피어난 아름다운 분홍 괭이밥꽃(사랑꽃)>
<낙엽 가운데서 싱그럽게 핀 국화>
<철도 모르고 피어 있는 꽃범의꼬리꽃>

이맘때가 되면 찬바람에 손이 시리고 볼까지 발갛게 변해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장갑 없이 철봉에 매달려도 전혀 차게 느껴지지 않으니 별스럽기만 했다. 누구나 겨울이라도 춥지 않고 포근하니 지내기가 좋아 좋다고 하지만, 옛말에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는 말이 자꾸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는 봄은 봄대로, 여름도 여름 나름대로, 가을 역시 가을답고, 겨울도 겨울다워야 사는 멋과 재미도 남다르지 않을까 한다. 겨울이 포근하면 다음 해 농사에 병충해의 피해가 심해진다는 우려도 전해지고 있으니 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닌 것만은 틀림없다.

일기 예보를 보니 다음 주 화요일에 비가 내리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하는데, 장기 예보에는 그렇게 기온이 급강하하지 않는 것 같아 올 겨울은 의외로 강추위가 없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예상해본다. 바깥은 봄날보다 더 포근한 기온이지만 집 실내는 햇볕이 많이 들지 않아서 그런지 제법 쌀쌀하다. 첫째는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겨울에는 실내가 너무 추웠다고 자주 이야기를 하는데, 지금도 그대로라 하여 올 겨울에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볼까 하여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다. 전기료도 절약하면서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방법이 있을까 해서이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