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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소소한 행복

사과 수확을 하고

by 감사화 202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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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을도 저물어 가면서 농작물들의 수확도 마무리 지어야 할 때가 되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기 전에 무를 뽑고 사과 수확을 하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11월 들어서 입동(立冬)이 지났는데도 한낮 기온이 섭씨 20도까지 올라가 지내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일기 예보에는 다음 주 월요일(22일) 비가 내리고 나면 기온이 떨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반짝 추위가 아닐까 한다. 시골에 도착하니 화창한 날씨인데도 무와 배추에는 이슬이 잔뜩 내려 있었다. 우선 무는 전부 뽑고 쌈을 싸 먹기 위해 배추도 두 포기 뽑았다. 시골 텃밭의 무와 배추는 무농약으로 키웠지만 벌레가 전혀 먹지 않아 신기할 정도이다. 배추는 속이 잘 차도록 모두 묶어주었다.

<속을 꽉꽉 채우고 있는 배추>

무와 배추를 챙겨 사과밭으로 내려오니 정오가 지나 있어 첫째가 사준 샌드위치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는 사과 수확을 시작했다. 코로나 19 백신 2차 접종을 맞은 지 2주가 지났지만 왼쪽 팔이 아직도 완전치가 않아 힘을 쓸 수 없어 갑갑하였고 애들 아빠의 뒷바라지에도 벅찼다. 지난주보다 더 채색이 잘된 빨간 사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이 들고 뿌듯하였다. 비록 사과를 직접 가꾸지는 않지만 사과밭의 한 줄을 정해 수확을 할 수 있게 해 줘 항상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사과나무의 잎들이 무성하여 사과들이 골고루 빨갛게 물들지 않아 잎을 따주는 일까지 추가로 했다고 하는데도 아직도 잎들이 마르지도 단풍이 들지도 않고 싱싱하였다.

매년 11월 중순 경에 사과 수확을 해왔는데, 얼음골 사과는 가을에 들어서면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심해 사과 속 전체에 골고루 당분이 퍼져나가지 못하고 속 중앙 부분에만 당분이 모여 꿀이 형성되어 당도가 높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주에 일부 수확했던 사과에는 아직 꿀이 만들어져 있지 않았는데, 오늘 수확한 사과에는 꿀이 꽉꽉 차 있어 맛이 더 있는 것 같았다. 오늘 역시 잘 채색된 사과들 위주로 수확을 했는데, 빨갛게 영글어 있는 사과를 전용 가위로 하나씩 딸 때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무아의 경지에 빠지는 듯하다. 딴 사과를 잠시 바라보고 있으면 얼마나 색깔이 고운지 내 얼굴까지 빨갛게 물드는 것 같았다. 매년 시골의 늦은 가을은 빨간 사과들로 아름답게 익어 물들고 있다.

<황금처럼 발그스레 물들고 있는 사과>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감도는 사과>
<아름답게 영근 사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빨갛게 익은 사과>
<멋지게 익은 얼음골 사과>
<아래쪽에서 바라본 잘 영근 사과들>

마을의 집집마다 사과 수확을 하느라 분주하다 보니 마을에 들어서도 사람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모두 사과밭으로 나가 땀을 흘리며 사과 수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시골에는 일손이 부족해 농번기(특히 사과 수확 철)에는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같다고 한다. 웬만하면 시골에서 일하면 하루 일당이 1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래서 도시로 나가 있는 자식들이 주말에 와서 사과 수확을 거들어 주면 그만큼 고마울 수가 없다고 한다. 오늘은 하루가 너무나 짧게 느껴지는 날인 듯했다. 오후 늦게 사과 수확을 마무리하고 집에 들어서니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남은 사과는 다음 주말에 다시 가서 마무리를 하면 올해 사과 수확이 끝날 것 같다. 집안에 사과 향기가 가득하여 감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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