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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살아가는 이야기

아름다운 가을색 속으로 저무는 가을

by 감사화 2021.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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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비가 내릴 듯 잔뜩 흐린 오후, 가을을 즐기려 뒷산 약수터로 향했다. 11월 말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제대로 단풍이라도 들까 하는 우려와 달리 며칠 사이에 뒷산은 가을색으로 분주하게 바뀌어 가고 있었다. 노란색 위주로 단풍이 들던 산색이 어느새 홍단풍나무와 은행나무 그리고 담쟁이넝쿨까지 합세하니 울긋불긋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맞아주었다. 바뀐 산색을 감상하면서 뒷산을 오르다 보니 꼬불꼬불 이어지던 약수터로 향하는 오솔길이 오늘처럼 짧게 느껴진 적도 없었다.

바람이 조금이라도 불면 갈참나무 잎들이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흩날리다가 땅바닥에 사르르 살며시 내려앉는다. 하나 둘 쌓이던 갈참나무 낙엽을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밟으니 바스락바스락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튼다. 조금이라도 세차게 바람이 불면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며 더 애달픈 소리까지 지르는 것 같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나뭇잎들이 알록달록하게 물드는 것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수분을 뿌리로 내리면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 생각하니 자연은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의 삶을 위한 수단을 저절로 강구함이다.

<약수터 가는 길에 만난 노란 단풍>

약수터에서 물을 길어 집으로 돌아오면서 평소와 달리 동아대 승학캠퍼스 교정을 지나오는 길을 택했다. 이 길을 따라오다 보면 아름답게 물든 단풍나무와 홍단풍나무를 볼 수 있고, 샛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도 볼 수 있으며, 건물벽을 타로 올라가면 곱게 물든 담쟁이넝쿨도 엿볼 수 있어, 가을색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대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아름다운 단풍잎과 은행잎 그리고 담쟁이 잎까지 모두 즐기면서 여유롭게 가을색과 하나가 되는 가슴 뛰는 시간을 가져 얼마나 뿌듯하고 행복했는지 모른다.

<알록달록 곱게 물든 단풍나무 잎>
<여러가지 색깔로 물든 단풍나무>
<불 타는 듯한 홍단풍나무>
<아름답게 물든 홍단풍나무>
<잔뜩 흐린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아름다운을 표출하는 홍단풍나무>
<샛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한 줄로 늘어선 단풍이 물든 은행나무>
<보도에 잔뜩 내려 앉은 은행나무 잎>
<큼직한 바위를 타로 내려오면서 곱게 물든 담쟁이넝쿨>
<건물 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넝쿨>
<커다란 왕관처럼 보이는 곱게 물든 담쟁이넝쿨>
<벽에 붙어 아름답게 물른 담쟁이넝쿨>
<줄을 지어 무더기로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넝쿨>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대비되는 색상의 담쟁이넝쿨>

꼭 먼 곳에 있는 이름 난 산과 계곡을 찾아 나서지 않아도 집 근처의 뒷동산만 올라도 얼마든지 아름답게 물든 가을색을 만끽할 수 있다. 아니면 근처 공원에만 나가도 충분히 가을색을 느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때이다. 가까운 산이나 공원이면 벚꽃나무와 목련나무쯤은 있고, 집 주변을 둘러보면 담쟁이넝쿨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거기에다 홍단풍나무나 일반 단풍나무도 쉽게 눈에 띄인다. 가을색은 울긋불긋한 단풍색만이 아니라 맑고 높은 하늘의 파란색과 주황색의 감과 빨간색의 사과도 포함된다. 가을은 단풍이 있어 멋지고 풍성한 과일들이 있어 푸짐한 계절이다.

<집으로 오면서 주워 온 단풍잎들>
<하루 지나 은행잎까지 곁들인 단풍잎들>

그렇지만 내일 새벽에 내리는 가랑비로 아름다운 가을색은 더 진하게 물들어갈 것이고 그 울긋불긋 채색된 풍경과 함께 가을도 저물어갈 것 같아 아쉽다. 자연이란 빨리 오라고 해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왔으면 한다고 뒷걸음치지 않으며,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어김없이 오고 갈 뿐이다. 괜히 사람들이 자연의 이치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밀고 당기고 할 뿐 자연은 언제나 자연스럽게 때를 알아 그 자리에 충실한다. 벌써 11월도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인연처럼 가을도 그렇게 가려고 몸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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