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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살아가는 이야기

매섭게 찾아온 소설(小雪)

by 감사화 2021.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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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로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봄날 같이 포근하였는데, 새벽에 내린다던 가랑비는 오지도 않았지만, 아침부터 바람이 세차더니 한낮에도 쌀쌀하여 겨울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늘은 지장재일이라서 오전에 임광사를 다녀왔는데 사찰 경내에도 바람이 세차게 몰아쳐 곱게 물든 은행잎은 물론 엄나무와 모과나무 등의 잎들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어지럽게 흩날리고 있었다. 하루 사이에 급변하는 날씨의 변덕스러움을 체감하면서 겨울에 들어선다는 입동(立冬)보다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더 매섭게 찾아온다고 여겼다.

임광사 경내에는 주렁주렁 매달려 익어가는 모과가 여전히 미끈한 자태를 잃지 않고 강하게 부는 바람에도 끄떡없이 견디고 있었다. 이전과 달리 모과나무 잎들도 노랗게 물이 들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기도 했다. 또한 눈이 부시도록 화사하게 물든 단풍나무의 단풍은 붉게 불타고 있어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더욱 붉고 아름다웠다. 곱게 물든 감나무 잎들 아래로 펼쳐지는 개발을 기다리는 허허벌판이 더욱 황량하게 보이지만 얼마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대장동만큼이나 개발 이익이 클 것이라고 하니 돈이 무엇인지 왜 그리들 서로 많이 가지려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단풍이 든 잎과 함께 잘 익은 모과>
<가을색으로 곱게 물든 모과와 모과나무 잎>
<붉게 불타고 있는 단풍나무>
<눈이 호강을 한 단풍나무>
<아름답게 물든 단풍나무와 풍경>
<노란색의 모과나무와 엄나무 단풍잎>
<단풍이 물든 엄나무>
<곱고 물들고 있는 감나무 잎들>

임광사에서 법회를 마치고 잠깐 텃밭을 둘러보고 왔는데,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까지 세차서 그런지 주위 논과 밭에는 일하는 농부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혹시 기온이 떨어져 무가 얼지 않을까 하여 무를 뽑을까 해서 갔는데, 이번 주까지는 지켜보고 뽑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여 케일 잎을 조금 꺾고 얼마 남지 않은 차요테는 모두 수확을 했다. 간 김에 지난 주말에 구입해 심었던 귤나무와 샤인 머스켓 포도나무 그리고 로열 후지 사과나무에 물이라도 주고 올까 했었는데 혹시 밤에 기온이 급강하하여 물이 얼 수도 있어 다음에 물을 주기로 했다.

예부터 소설(小雪)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 농사가 잘 된다고 하여, “소설(小雪)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대개 소설(小雪) 즈음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날씨도 추워진다고 했듯이 오늘은 아주 바람이 세차고 날씨가 추었다. 그리고 소설(小雪)에 부는 바람을 손돌 바람, 추위를 손돌 추위라고 하며, 뱃사람들은 소설(小雪) 무렵에는 배를 잘 띄우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매섭게 찾아온 소설(小雪)은 가을이 물러가고 겨울이 시작된다는 확실한 증표를 남기는 듯하다. 이제부터 입춘(立春)이 될 때까지 무사히 한겨울을 날 수 있도록 따뜻하게 입고 든든하게 챙겨 들어야 할 것 같다.

다음은 한국세시풍속사전에 실린 소설(小雪)에 관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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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小雪)은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로, 이날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小雪)이라고 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240도일 때이며, 양력으로 11월 22일 또는 23일 무렵, 음력으로는 10월에 든다.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 후 15일, 큰 눈이 내린다는 대설(大雪) 전 약 15일에 든다.

중국에서는 소설(小雪) 후 5일씩을 묶어 3후(三候)로 삼았다. 초후(初候), 중후(中候), 말후(末候)가 그것으로 초후에는 무지개가 걷혀서 나타나지 않고, 중후에는 천기(天氣)는 오르고 지기(地氣)는 내리며, 말후에는 폐색 되어 겨울이 된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설(小雪)을 명절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눈이 내릴 정도로 추위가 시작되기 때문에 겨울 채비를 한다. 그러나 한겨울에 든 것은 아니고 아직 따뜻한 햇살이 비치므로 소춘(小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때는 평균 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면서 첫추위가 온다.

소설(小雪)은 대개 음력 10월 하순에 드는데,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전할 정도로 날씨가 급강하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설(小雪) 전에 김장을 하기 위해 서두른다. 이미 농사철은 지났지만 여러 가지 월동 준비를 위한 잔일이 남는다.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하며 목화를 따서 손을 보기도 한다. 또 겨우내 소먹이로 쓸 볏짚을 모아두기도 한다.

한편 “소설(小雪)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소설(小雪)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 농사가 잘 된다고 한다. 대개 소설(小雪) 즈음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날씨도 추워진다. 이날 부는 바람을 손돌 바람, 추위를 손돌 추위라고 하며, 뱃사람들은 소설(小雪) 무렵에는 배를 잘 띄우려 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다음의 손돌 바람과 관련된 전설이 전한다.

고려 23대 고종이 몽고군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몽진을 가던 때라고도 하고, 조선시대에 이괄의 난을 피해 인조(仁祖)가 한강을 건너던 때라고도 한다. 사공 중에 손돌(孫乭)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피난을 가는 왕을 모시고 뱃길을 서둘렀지만, 왕이 보아하니 손돌이 자꾸 일부러 그런 것처럼 물살이 급한 뱃길을 잡아 노를 젓는 것이었다. 왕은 의심이 갔다. 그래서 신하를 통해서 물살이 세지 않은 안전한 곳으로 뱃길을 잡으라고 하였지만 손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왕은 의심을 이기지 못하고 선상에서 손돌을 참수(斬首)하고 말았다. 손돌은 죽기 전에 억울함을 하소연하였지만 소용이 없음을 알고 바가지를 하나 내놓으며 물에 띄운 바가지가 가는 길을 따라 뱃길을 잡으라고 말하였다. 물살은 점점 급해지고 일행은 하는 수 없이 손돌이 가르쳐 준대로 바가지를 물에 띄웠다. 바가지는 세찬 물살을 따라 흘러갔으며, 왕을 실은 배도 그 뒤를 따랐다. 무사히 뭍에 내린 왕은 그때야 비로소 손돌의 재주와 충심을 알았다. 또 다른 전설에서는 손돌을 죽인 후에 더더욱 세찬 바람이 불고 물살이 급해졌기 때문에 하는 수없이 싣고 가던 말의 목을 잘라 제사를 모셨더니 파도가 잠잠해졌다고도 한다. 뭍에 도착한 왕은 곧 후회를 하였지만 손돌의 목숨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 덕포진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장지(葬地)를 정해 후하게 장사를 지내주었다고 한다. 이때가 10월 20일이었는데, 매년 소설(小雪) 즈음인 이맘때가 되면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진다고 한다. 그래서 소설(小雪) 무렵에 부는 바람을 손돌 바람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출처 : 소설 - 표제어 - 한국세시풍속사전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nf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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