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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한겨울에 붉게 물든 아로니아 단풍잎

by 감사화 2021.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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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도 중순에 접어들었지만 겨울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봄날 같은 날이 이어지고 있다. 일기 예보에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본격적인 겨울 날씨가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텃밭에 가보니 지난번 무와 배추를 수확하고 난 뒤로 기온이 제법 내려갔는지 대파도 축 늘어져 있고 늦가을까지 싱싱하던 호박 넝쿨과 잎은 물론 차요테와 열매마도 이제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들고 말라 있었다. 지금 텃밭에서 가장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농작물로는 마늘과 양파 그리고 시금치와 보리 및 상추가 아닐까 한다. 일요일까지 영상 15도 가까운 기온이 이어진다고 하니 농작물들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런 가운데 빨갛게 물든 단풍잎을 매달고 있는 나무가 있었으니 바로 아로니아였다. 절기로 치면 입동(立冬), 소설(小雪), 대설(大雪)을 이나 열흘 정도 뒤에는 동지(冬止)를 맞을 때인데도 전혀 겨울답지 않아서 그런지 늦가을처럼 아로니아 나무에 겨우 매달려 있는 몇 안 되는 잎사귀들이 붉게 단풍이 들어 마지막까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누구나 단풍이 아니라 꽃인가 할 정도로 색깔이 곱고 아름다웠다. 올해 겨울은 유독 더 따뜻해서 그런지 아로니아 꽃도 두 번이나 피었고, 늦게 핀 아로니아 꽃도 결실을 맺어 있으니 결국 이모작을 하는 셈이 되었다. 시절이 하도 수상해서 계절까지 이상 현상이 발생하니 더욱 혼란스럽다.

<초록색 잡초를 배경으로 붉게 물든 아로니아 단풍잎>
<아름답게 물든 아로니아 단풍잎>
<눈부시게 고운 아로니아 단풍잎>

아로니아 나무를 5년 이상 재배하고 있지만 지금 이맘때 이처럼 잎사귀가 아름답게 물든 단풍을 본 적이 없는데, 올해 기온이 그만큼 별스럽다는 뜻일 것이다. 한낮이고 바람도 거의 없어 전혀 겨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상추도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는데 수확해 오는 것을 깜빡 잊고 그냥 왔다. 대신에 11월 말에 파종했던 보리가 새싹을 틔우고 있어 한겨울에 새싹 보리 맛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한겨울에 보리를 볼 때마다 어릴 적 식구들이 모두 보리밭으로 나가 보리를 밟아주던 일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가족의 소중함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일렁인다.

<막 싹이 트고 있는 보리>

단풍이 아름다운 명소가 아닌 텃밭에서 단풍 철도 아닌 때에 아로니아 나무에 듬성듬성 아름답게 물든 단풍잎을 볼 수 있어 특별한 일 없이 텃밭 식구들을 보러 갔던 오늘 오후가 헛되지는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용원 어시장에 들러 내일 둘째가 다니러 온다고 하여 제철인 대구 한 마리와 싱싱한 굴 그리고 새우와 오징어를 구입해왔다. 코로나 19 사태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어 우려가 되지만,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19 방역에 많은 국민들이 지치고 불편해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국민들만큼 정부의 코로나 19 방역에 협력을 잘 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정부가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 최고의 방역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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