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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그새 진달래꽃까지 만발하고

by 감사화 2022.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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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뒷산 오르는 길을 달리하여 등산을 했는데, 그때는 전혀 진달래꽃이 피어있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오후 같은 길로 뒷산 약수터를 올라가는데, 멀리서도 또렷하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분홍색 진달래꽃이 만발해 있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잘못 본 것은 아닌가 하여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분명 진달래꽃이었다. 그래서 발걸음을 빨리하여 가까이 다가가니 두 그루가 어울려 진달래꽃이 활짝 피어 있는데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어릴 적 고향 뒷산에도 이맘때가 되어 진달래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때 친구들과 뒷산에 올라 진달래꽃을 따먹고 입술이 파랗게 변한 것을 보고 서로 웃기도 했었던 추억이 있다.

오늘은 애들 아빠와 함께 봄바람이 제법 거센 오후 느긋하게 뒷산을 오르면서 만난 진달래꽃은 언제 봐도 아름답고 마음까지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멀리 을숙도가 내려다 보이는 가운데 호젓하게 피어 오가는 등산객들의 시선을 독차지하고 있는 진달래꽃은 봄의 절정을 알리는 것 같았다. 아직 꽃샘추위가 가끔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고 있지만 그래서 봄이 더 소중하고 오래 머물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가 보다. 멀리 올려다 보이는 승학상 정상에도 봄빛이 완연하였다. 차츰 연초록으로 물들고 있는 나뭇가지에도 새순들이 앞을 다투어 돋아나고 있어 봄이 보이지 않는 곳이 없다. 아직 새순들이 낙엽을 가리지 않는 가운데 활짝 핀 진달래꽃은 멀리서도 돋보여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멀리서도 또렷하게 알아볼 수 있었던 진달래꽃>
<아름답게 핀 진달래꽃>
<언제 봐도 아름다운 활짝 핀 진달래꽃>
<낙엽을 배경으로 돋보이게 핀 진달래꽃>
<화사하게 핀 진달래꽃>
<한 폭의 그림 같은 진달래꽃>
<다른 각도에서 잡아본 진달래꽃>
<다른 곳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
<꽃잎을 입에 넣고 씹어보니 어릴 적에 맛 본 맛과 똑같은 진달래꽃>
<소나무 숲속에 곱게 핀 진달래꽃>

진달래꽃이라고 하면 김소월(金素月, 1902 ~ 1934)의 "진달래꽃"이라는 시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우리나라 사람으로 이 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학교를 다녔다면 이 시를 외우지 않은 학생들도 거의 없을 것이다. 진달래꽃을 보니 절로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이라는 시가 입에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이라고 하면서 줄줄 나왔다. 작년에는 진달래꽃 피는 시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진달래꽃 꽃차를 만들지 못했는데, 올해는 벌써 진달래꽃이 활짝 폈으니 시골에 가는 길에 얼마만큼이라도 진달래꽃을 따서 진달래꽃 꽃차를 만들어볼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지금 피어난 진달래꽃은 양지바른 곳에 있어서가 아닌가 한다. 다음 주에 시골 텃밭 가는 길에 진달래꽃이 피었는지 확인해 봐야 하겠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올해는 매화를 시작으로 영춘화와 목련꽃이 이어 피어나더니 목련꽃이 다 떨어지기 전에 개나리꽃, 진달래꽃, 벚꽃까지  함께 어우러져 피어나 지금이 봄꽃 구경하기에는 가장 좋은 때가 아닐까 한다. 코로나 19 사태도 정점을 지나 확진자들이 줄고 있다고 하니 정말 다행한 일이다. 이제 더 이상의 다른 변종들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독감처럼 물러가고 다시 일상을 되찾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고 가고 싶은 곳들을 자유롭게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봄꽃들이 아름답게 핀 금수강산에 아름답고 조화로운 날들만 있기를 진달래꽃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기도를 해보았다. 그동안 너무나 오랜 시련과 고통의 겨울 같은 나날들이 많았기 때문에 진정한 봄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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