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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건강/맛에 대하여

고종감 수확을 마치고

by 감사화 2021.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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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들어서부터 연일 차가운 날이 이어지고 있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는 말이라도 들은 듯 아침과 저녁에는 체감 온도가 더 낮아지고 한낮에도 옷깃을 여미게 한다. 사과 수확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텃밭에서 거둘 것은 배추가 유일하고 과실로는 고종감 수확이 남아 있었다. 예년과 비슷하게 오늘 시골에 가서 텃밭에 비닐을 씌워 두었던 배추를 모두 뽑고, 토종 고종감도 따왔다. 이것으로 올해 시골 텃밭의 일이 모두 마무리가 되었고, 다음에 가서는 과실나무들에 거름을 주고 가지치기를 하는 일이 남았다. 일 년 텃밭 농사(?)를 마치게 되면 수확해온 배추로 김장을 담고, 사과나 감으로 식초를 만드는 등 뒷일이 이어지지만 집안에서 모두 할 수 있어 그리 부담이 없어진다.

오전에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도 있고 하여 느긋하게 시골로 향했다. 역시나 가는 중간에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들더니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져 비보다는 눈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골에 도착하니 땅바닥이 촉촉하게 젖어 있어 비가 살짝 지나간 것을 알 수 있었다. 성묘하러 가기 전에 배추에 씌워 두었던 비닐을 벗겨 놓고, 성묘를 마치고는 곧바로 빌린 장대를 들고 고종감을 따러 갔다. 우선 감나무 아래서 장대를 이용하여 아래쪽에 달린 고종감을 따고는 높은 곳의 감은 애들 아빠가 감나무에 올라가서 땄다. 장대로 고종감이 달린 가지를 꺾으면 곧장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아니면 고종감을 따서 던져주면 받는 역할을 했다. 올해는 무와 배추, 대봉감과 고종감 모두 풍년인 것 같다.

12시 반쯤부터 고종감을 따기 시작했는데 거의 오후 4시까지 수확을 했으니 3시간은 충분히 고종감을 딴 것 같다. 집에 와서 저울에 달아보니 수확한 고종감이 약 50kg은 되는 것 같아 놀랐다. 보통은 10 ~ 20kg이 고작이었는데, 올해는 두 배 이상의 수확이니 대단한 양이어서 그랬다. 대봉감 홍시는 양도 많고 아주 맛이 좋지만, 고종감은 어릴 적에 곶감을 만들었던 감으로 대봉감보다 크기가 반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홍시도 맛이 좋다. 사과 박스를 두 개 가지고 갔는데, 두 박스에 가득 담아왔다. 어떤 감이든 서리를 맞은 감은 홍시가 아니더라도 그냥 쪼개서 먹으면 단맛이 나 충분히 그냥 먹을 수 있다. 오늘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고종감 홍시가 맛이 좋다고 몇 개를 먹었는지 모른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고종감>
<보이는 것만도 한 접이 훨씬 넘는 풍성하게 매달린 고종감>
<냉랭한 파란 겨울 하늘을 배경으로 수확을 기다리는 고종감>
<수확한 토종 고종감 : 가운데 큰 것 4개는 대봉감(홍시 3개와 큰 것 하나)>

그렇게 고종감을 따다 보니 추위도 잊고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시작할 때 찐빵으로 간식을 먹었는데, 중간에 고종감 홍시를 많이 먹다 보니 시장한 줄도 모르고 고종감 수확을 마쳤다. 그리고 나서 얼기 전에 김장을 담기 위해 배추를 모두 뽑아, 전잎을 떼어내고 칼로 뿌리 쪽을 잘라 손질하기 좋도록 했다. 문제는 딴 고종감과 뽑은 배추를 어떻게 들고 주차장까지 가는가 하는 일이었다. 크기가 큰 사과나 배와 달리 작은 고종감은 같은 양이라도 무게가 더 나가는 것 같았다. 몇 번을 오가면서 고종감과 배추 등을 옮기면서 시골에서의 텃밭 결실을 마무리 지었다. 오늘은 구름이 끼였다 활짝 맑았다는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였지만, 언제나 올 때마다 노력 이상의 결실을 얻어 미안하고 더욱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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