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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소소한 행복

대지를 적셔주는 단비

by 감사화 2022.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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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단비가 하루 내내 내렸다. 오전 7시가 지나자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너무 오랜만에 내려서인지 한참 뜸을 들이다가 정오쯤이 되면서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오후 3시가 지나니 제법 많은 양으로 내렸다. 지금까지 약 40mm 이상의 비가 내렸으니 가뭄 해갈까지는 되지 않았다고 해도 충분이 농작물이나 나무들이 목을 축일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여겨진다. 중국 당나라의 시성(聖) 소릉() 두보(甫)는 단비는 때를 알아 내린다(雨好知時節)라고 했다지만, 때를 모른 척하다 농작물들이 타들어갈 때가 되어서야 겨우 내리는 비라도 단비임에 틀림없다.

<비가 뿌리고 있는 모습>
<아스팔트를 촉촉히 적셔주는 단비>
<잔뜩 흐린 가운데 비가 내리고 있는 하늘>
<비가 흠뻑 젖은 담벼락과 생기가 남치는 나뭇잎>

내일까지도 비가 오락가락한다고 하니 이번 비로 극심한 가뭄은 다소 해갈이 될 것이고, 먼지가 폴폴 날리던 뒷산을 오르내리는 산길도 촉촉이 적셔줘 산행하기에 좋게 땅이 다져지지 않을 것 같다. 이번 비가 내리기 전까지는 싹을 틔우지 못하고 있던 농작물들도 힘차게 싹을 틔울 것 같고, 이미 자라났지만 가뭄으로 비실비실 겨우 버티고 있던 농작물들도 생기를 되찾아 무럭무럭 자라날 것 같으며, 열매를 맺은 과실나무들도 혼신의 힘을 내어 충실하게 영글 것이 틀림없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농작물들만 피해를 입은 것이 아니라 잡초들 역시 제대로 자라지 못해 말라버린 것도 많았다.

생물들이 자라는 데는 햇빛, 비, 바람 등이 적절하게 환경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극심한 가뭄을 겪으면서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뚝새풀이나 바래기 같은 잡초들도 가뭄이 극심하다 보니 뿌리를 깊이 내리지 않고 시들시들한 채 겨우 땅에 살짝 붙어 자라고 있었다. 잡초 제거에는 힘이 들이 않았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아팠다. 이번 비가 내리기 전까지는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며 언제 비를 뿌릴 것인지 원망하는 마음이 일기도 했지만,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근심 걱정이 사라져서인지 노곤해지면서 누을 자리만 보여 오후에는 잠시 눈을 붙이기도 했다.

바깥에는 아직도 많은 양은 아니지만 계속 비가 쉼 없이 내리고 있다. 그동안 어떻게 내리지 않고 참고 버텼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하면서 아무튼 고맙고 반가운 비가 아닐 수 없다. 비가 오고 나면 곧바로 고구마순과 땅콩 모종도 심고 설탕초라는 스테비아, 열무, 들깨 씨앗 등도 뿌려볼까 한다. 이번 비로 텃밭 식구들이 얼마나 좋아하며 쑥쑥 힘차게 자라고 있을지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시골 텃밭에서 목이 타들어가던 오이와 가지 및 토마토와 고추는 물론 옥수수 그리고 대봉 감나무와 자엽자두나무 및 살구나무와 복숭아나무들도 신바람이 났을 것 같아 덩달아 기쁘고 행복하다.

<현재 시각 기상청 기상도 (weather.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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