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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살아가는 이야기

매실나무 가지치기를 시작하며

by 감사화 2022.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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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사이에 기온이 영상 10℃ 이상으로 올라가서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였다. 이대로 가면 얼마 있지 않아 매실나무에 매화가 일찍 필 것 같다. 매화가 피기 전에 가지치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매화가 피고 나서 가지치기를 하면 꽃이 떨어지고 제대로 가지치기를 할 수 없게 되므로) 마음이 급해 일찍 점심 식사를 하고는 텃밭으로 달려갔다. 겨울 텃밭은 거둘 것이 없는 채로 황량하기만 하다. 겨우 생명을 유지하며 버티고 있는 앙파와 마늘, 보리와 시금치, 대파와 쪽파, 상추와 봄동 등은 파리한 모습으로 봄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 같았는데, 겨울 가뭄이 심하여 먼지가 날릴 정도였다.

이번 주초의 일기예보에서는 내일(일요일)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고 하여 겨울 가뭄이 해갈될 수 있겠다고 여겼는데, 어제(금요일) 다시 일기예보를 보니 비구름이 어디로 도망을 갔는지 내일은 흐리기만 하고, 다음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였다. 그렇다고 한겨울에 물을 길어 뿌려 줄 수도 없고(얼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목이 타들어가는 듯한 텃밭 식구들을 보니 가슴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텃밭 입구 쪽에 있는 매실나무부터 가지치기를 시작했는데, 백매가 홍매보다 꽃을 일찍 피우는지 백매는 벌써 꽃봉오리가 제법 부풀어 올라 있어 빠르면 다음 주면 꽃이 필 것 같았다.

<봉긋봉긋 부풀어 오르는 백매 꽃봉오리>
<2월이 되기 전에 필 것 같은 탐스런 백매 꽃봉오리>
<백매보다는 늦지만 꽃봉오리를 부풀리고 있는 홍매>

하루라도 빨리 매실나무 가지치기를 하지 않으면 가지치기 하기 전에 매화가 필 것 같아 오늘과 다음 주까지 하여 가지치기를 마쳐야 할 것 같았다. 가지치기를 시작하면서 추울 것 같아 등산복 윗도리를 껴입었는데 조금 지나자 등산복을 벗어야 할 정도로 날씨는 포근했고, 대한(大寒)을 지나자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매실나무만이 아니라 아로니아나무, 단감나무와 대봉감나무, 살구나무 등도 함께 가지치기를 해주었다. 처음에는 매실나무만 심었었는데, 몇 년 전부터는 매실나무를 베어내고 다양한 종류의 과실수를 심어 무농약 신토불이 과일들도 먹어 보려 여러 가지 궁리를 하고 있다.

매년 텃밭 일은 매실나무나 다른 과실수들의 가지치기부터 시작을 한다. 올해도 오늘부터 텃밭 일이 시작된 셈이다. 작년에는 12월 10일까지 텃밭을 오갔으니 농한기도 겨우 한 달 열흘 정도인 것 같다. 아직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기까지는 여유를 가지고 텃밭을 오가겠지만 4월 들어 파종을 하고 나서부터는 잡초들과의 씨름도 격해지기 때문에 날이 갈수록 땀을 많이 흘릴 것 같다. 그때가 되면 텃밭에 오면 빈 손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무엇인가 수확한 것들을 챙겨 들고 간다. 오늘은 매실나무 가지치기를 일부 하였는데, 가지치기만 해도 텃밭은 단발머리를 한 것처럼 말쑥하다.

작년 2월 21일, 애들 아빠와 함께 매화차를 만든다고 매화 꽃봉오리를 채취하면서 관찰한 동영상을 올린다. 보통 매화라면 저절로 꽃을 피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재작년도 매화 꽃봉오리를 따면서 우연히 벌들이 매화 꽃봉오리를 헤집으며 꿀을 채취하고 있는 장면을 보고 다른 꽃들도 그렇겠지만 매화도 벌들이 꽃봉오리를 헤집고 꽃을 인위적으로 피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해는 동영상을 찍지를 못했는데, 작년에 애들 아빠가 꿀벌이 매화를 피우는 모습을 담아본 것이 있어 함께 감상해보도록 한다. 그날은 2월 말이었는데도 바람이 세차게 부는 가운데 꿀벌들이 매화 꽃봉오리를 탐하면서 꽃을 피우는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비록 길지 않은 동영상이지만 귀한 장면이 아닐까 한다.

<매화를 피우고 있는 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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