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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소소한 행복

에덴공원을 내려다 보며

by 감사화 2022.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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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하루 종일 찌뿌듯하던 날씨가 오늘도 내내 잔뜩 흐리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었다. 그렇지만 기온이 영상 10℃ 가까이 올라가 그리 춥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첫째가 쉬는 날이라서 오후에 함께 뒷산 약수터를 다녀왔다. 햇볕이 나지 않아 산행하기에는 좋았고 공기까지 맑아 상쾌했다. 완만한 산길을 택하여 모녀가 오손도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걸으니 코로나 19로 답답하던 일상에서 잠시나마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게 다가왔다. 집안에서만 마스크를 벗고 살지 집 밖을 나서면 그때부터 마음대로 공기를 들이마실 수도 없는 상황이라서 하루라도 빨리 지난날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인데, 이번에는 오미크론 변종이 극성이라고 하니 큰일이다.

산자락을 따라 오솔길을 첫째와 앞서니 뒤서거니 하며 여유롭게 약수터로 향하는데, 겨울 가뭄 때문인지 걸음을 뗄 때마다 먼지가 폴폴 일었다. 지난 주말에 비가 온다던 일기예보가 맞지 않아 비가 오지 않아 땅은 더욱 메마른 것 같았다. 이번 주말인 일요일의 일기예보에 다시 비가 온다고는 하는데 그때 가봐서 비가 와야 오는 것이라서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텃밭의 식구들이 자꾸 생각이 나는 것은 목이 말라 애타게 기다리기는 나보다 훨씬 더 간절할 것 같아서이다. 날씨가 을씨년스러워서 그런지 아니면 평일 오후라서 그런지 산행을 나온 등산객들이 거의 보이지 않아 산속은 아주 고요할 정도여서 첫째와 대화를 나누며 걸으면서도 호젓하기만 했다.

약수터에 올라가 약수를 긷고 오랜만에 운동으로 몸을 풀고 나니 뭉쳤던 어깨와 팔다리가 시원하였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도 있듯이 매일 꾸준하게 운동을 하여 몸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근력을 늘이도록 습관화해야 하는데, 생각만 뻔하고 매일 꾸준하게 하지는 못하는 편이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 특히 허벅지 근력이 튼튼해야 무릎 관절도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잘 알면서도 잘 되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산에 올라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다 보면 앞으로 더 열심히 꾸준하게 운동해야 하겠다는 의지가 굳어지는 것 같아, 자주 뒷산을 오를까 한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앉아서 쉴 수 있는 평상이 있어 그곳에서 산아래로 펼쳐지는 낙동강 하구언과 다대포 앞바다를 바라보았다.

<아파트 숲에 에워 싸여 있는 에덴공원과 낙동강 하구언 그리고 다대포 앞바다 풍경>

<색종이 조각이 날리는 곳이 에덴공원임>

그러다가 매일 집안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에덴공원에 눈길이 갔다. 어떤 연유로 에덴공원이라고 부르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에덴공원이라고 할 때마다 에덴(Eden)동산이 겹쳐 들린다. 에덴동산은 기독교의 구약 성경 창세기 나오는 지상 낙원으로 인류의 시조인 아담과 하와(이브)가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여 선악과를 따먹고 추방당하기 전까지 살았던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에덴공원도 지상 낙원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언뜻 들어서이다. 처음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왔을 때에 비해서 공원 자체도 개발이 되었지만, 주변에도 높은 건물들(주로 아파트들)이 들어서 에덴공원 본래 모습이 온전하게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조금은 아쉬운 점이 있다.

처음 부산으로 이사 왔을 때는 에덴공원 바로 근처 주택에서 살아 이따금 애들과 함께 에덴공원을 산책하기도 했지만,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가 지금 살고 있는 곳으로 와서는 에덴공원에 거의 간 적이 없다. 지하철이 들어서기 한참 전에는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던 곳이었고, 에덴공원에서 을숙도까지 배를 타고 다녔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지금은 그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변모하여 이전 모습이 거의 사라진 형태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의 에덴공원은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인 고해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베란다에서 훤히 내려다 보이는 에덴공원을 볼 때마다 에덴동산으로 여기며 지상 천국의 바로 곁에 살고 있어 언제나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기도를 한다.

오늘 오후 뒷산 약수터를 다녀오면서 동아대 승학캠퍼스에서 다시 본 만첩홍매와 백매를 함께 감상했으면 하여 올린다.

<화사하게 피어난 백매>
<활짝 피어난 고운 만첩홍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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