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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소소한 행복

대한(大寒), 봄을 부르는 풍경

by 감사화 2022.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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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4 절기의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이면서 섣달 열여드레 지장재일이라서 임광사를 다녀왔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는 제법 차가웠던 날씨가 오후가 되니 봄날처럼 따사로웠다. 작년 여름이 무더워서 올해 겨울도 강추위가 예상된다고 했던 기상 예측이 여지없이 빗나가는 것 같아 기상청에 대한 믿음이 덜해지지만 매서운 추위보다는 포근한 날씨가 지내기에는 더 좋아 기상 예측이 맞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을 보면 사람의 마음은 갈대이고 간사하기 짝이 없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 것 같아 멀건 하늘을 올려다보며 혼자 멋쩍게 웃었다.

지장재일 예불을 마치고 법당에서 요사채로 내려오는 길에 한 모퉁이에 낙엽들이 수북이 쌓인 양지바른 곳에 눈에 익은 풀(식물)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살펴보니 다름 아닌 이르게는 5월부터 여름 끝날 때까지 꽃을 피우는 "매발톱"이었다. 어떻게 이런 추운 겨울 그것도 대한(大寒)인 줄이나 알고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지 눈을 의심했다. 보통 같으면 아직 땅속에서 봄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꽃을 피울 꿈을 키우고 있어야 할 때인데, 어쩌자고 이리도 빨리 새순을 키워내어 이렇게까지 자라 있는지 믿어지지가 않았지만, 한겨울에 만나니 반갑기는 했다.

<낙엽들이 수북이 쌓인 틈을 비집고 자라난 매발톱>

임광사의 매발톱꽃은 사찰 내 여러 곳에 자주색, 노란색, 보라색, 빨간색의 다양한 색깔로 곱게 피어나 초여름부터 한여름까지 찾아오는 신도들을 활짝 웃으며 맞아주는데, 철도 모르고 너무 이르게 찾아오니 당황스럽기만 하다. 한참을 매발톱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건네도 대답을 알아들을 수 없는 차에 처마 밑 따사로운 햇살이 드는 양지바른 곳에 고양이 두 마리가 자리를 잡고 앉아 오수를 즐기고 있었다. 옛날 고향의 동네 앞마당에서 친구들과 뛰어놀다가 지치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양지바른 담벼락 쪽으로 달려가 추위를 막으면서 햇볕을 쪼이던 생각이 났다.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오수를 즐기려 하는 고양이들>

대한(大寒)이 지나고서도 몇 번은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겠지만, 이미 만첩분홍매와 백매까지 피어나 봄을 부르고 있는 가운데 철도 모르고 찾아온 매발톱까지 합세를 하고 있으니 봄은 멀리 있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보름만 지나면 새로운 24 절기가 시작되는 입춘(立春)이므로 봄이 그다지 멀지 않은 것만은 틀림이 없다. 코로나 19로 암울하고 갑갑한 나날의 연속인데, 봄이라도 오면 새싹과 새순이 돋아나고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면 조금은 밝고 아름다운 날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져본다. 인류가 걸어온 길을 반추해보면 어떤 역병도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大寒)이라서 몸을 조금 데워 볼까 하여 작년 6월 초와 7월 초에 각각 담근 술 두 종류와 스님으로부터 받았던 술 한 종류하여 세 가지 술을 올리니 어떤 술인지 맞춰보기 바란다. 내일 집에서 담근 이들 술에 관해 정리해볼까 한다.

<무엇으로 담근 술일까?>

다음은 한국세시풍속사전에 나오는 대한(大寒)에 관한 내용을 참고로 옮긴다.

대한(大寒)은 24절기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의 절기이며, 음력 12월 섣달에 들어 있으며 매듭을 짓는 절후이다. 양력 1월 20일 무렵이며 음력으로는 12월에 해당된다. 태양이 황경(黃經) 300도의 위치에 있을 때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대설(大雪), 동지(冬至), 소한(小寒)으로 갈수록 추워진다. 소한 지나 대한이 일년 가운데 가장 춥다고 하지만 이는 중국의 기준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사정이 달라 소한 무렵이 최고로 춥다.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大寒) 없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라는 속담처럼 대한이 소한보다 오히려 덜 춥다. 제주도에서는 대한(大寒) 후 5일에서 입춘(立春) 전 3일까지 약 일주간을 신구간(新舊間)이라 하여, 이사나 집수리를 비롯하여 집안 손질과 행사를 해도 큰 탈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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