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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소소한 행복

소원지(所願紙) 달기

by 감사화 2022.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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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마지막 날(31일) 통도사 비로암에 볼 일이 있어 다녀왔는데, 그날 오늘(양력 1월 9일, 음력으로 섣달 초이렛날) 칠성 기도를 드린다고 하여 오전에 들러 기도에 동참하고 공양까지 하고 왔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열댓 명의 신도들이 동참을 했는데, 서울에서 왔다는 일행들도 있었다. 둘째가 대학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는 간혹 들러 칠성 기도에도 동참을 했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동참을 했었는데, 칠성 기도가 끝나고 주지 스님께서 칠성 기도는 올해까지만 하기로 했다고 하여 결과적으로 마지막 칠성 기도에 참석한 셈이 되었다. 비로암의 북극전에서 절을 하면서 기도를 하면 마음이 항상 편안하고 보람을 느껴 계절에 한 번 정도는 찾아오는 편인데, 오늘도 특별한 날이 되었다.

<비로암 입구의 여시문(如是門) 편액>

지난번에 왔던 날이 새해 달력을 배부하는 날이 아니어서 2022년(불기 2566년) 임인년 달력을 받지 못했는데, 마침 오늘은 오전 10시부터 달력을 배부한다고 하여 통도사 종무소에 들러 새해 달력도 받았다. 올해 달력은 옻칠(옻판에 옻칠한) 민화가 주제였는데, 첫 달인 1월은 맹호도(猛虎圖)이고, 마지막 달인 12월은 백월(白月)이었다. 달력에 적힌 해설을 옮기면, 맹호도는 "익살스러운 호랑이는 중생의 두려움을 거두는 든든한 이웃이 되고, 용맹한 호랑이는 중생의 어려움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화신이다"로, 백월은 "달의 숨소리가 들릴 듯한 영축산(靈鷲山)의 눈 내린 달밤, 백운(白雲)은 무심(無心)하고 청산(靑山)은 고요하다"라고 되어 있어 한층 운치를 자아내는 것 같았다.

<2022년 통도사 달력 표지>
<마치 살아있는 듯한 1월 달의 맹호도(猛虎圖)>
<마음까지 고요해지는 12월 달의 백월(白月)>

종무소에서 달력을 받아 나오면서 보니 영산전과 극락전 앞에 소원지(所願紙, 바라는 일을 적은 종이)들이 빼곡하게 매달린 사각형의 장식이 눈의 들어왔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보지를 못했었는데 그 사이에 많은 분들이 소원지(所願紙)에 각자가 바라는 것들을 적어 함에 넣은 것을 매달아 놓은 것이었다.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들 그리고 이웃인 일본에 가도 사찰에는 대부분 이와 같은 종이도 있지만 나무나 다른 장식들로 만든 소원지(所願紙)와 유사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사람들이 사는 풍경이 비슷한 것 같았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로 시작하는 한해를 알차고 아름답게 보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꼭 이루고 싶은 소망하는 일이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빈다.

<올해 소원지(所願紙) 달기 행사를 알리는 간판>
<영산전을 배경을 빼곡히 매달린 소원지(所願紙)>
<만세루를 배경으로 한 소원지(所願紙)>
<극락보전을 배경으로 하여 매달아 놓은 소원지(所願紙)>

그와 같은 자신의 소망을 종이에 정성껏 적어서 나무나 줄에 매달거나 벽에 붙이거나 불에 태우거나 풍선에 매달아 하늘로 날려 보내는데, 그 종이를 소원지(所願紙)라고 한다. 소원지(所願紙)는 종교와 무관하게 바라는 바를 정성껏 적은 뒤 치성을 드리면 소원이 이뤄지리라고 하는 기복(祈福)의 장치라고도 볼 수 있다. 소원지(所願紙)는 비단 사찰만이 아니라  연말연시 바닷가나 산의 정상에서 해돋이 명소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소원지(所願紙)에는 개인적인 바라는 바, 예를 들면, 건강, 행복, 취업, 결혼, 로또 당첨, 아파트 구입, 시험 합격, 사업 번창 등이 대부분인 것 같았고,  간혹 나라가 안정되기를 바라는 국가 안보, 경제 발전, 코로나 19 사태 종식 등도 눈에 띄었다.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소원지(所願紙)는 달어놓고 오지 못했지만, 다음에 또 가는 기회가 있으면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첫째와 둘째의 화목한 가정 꾸리기, 코로나 19에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국민들 다수가 바라는 대통령이 선출되기 그래서 우리나라가 다시 발전하는 도약의 해가 되기를 소망하는 내용을 적아 매달아 놓고 오고 싶다. 해가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살이에서 이와 같은 소원지(所願紙)에 자신만의 바라는 일들을 적어놓고 그 바람이 이루어지기를 비는 마음이 비록 기복(祈福)이라고 해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자신은 물론 세상을 조금이나마 아름답고 조화롭게 만드는데 힘이 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손을 걷어붙이고 거들고 싶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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