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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태그의 글 목록 (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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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13

지는 해 잡으려고 약수터에서 물을 길어 돌아오는 길에 서산으로 붉게 지는 해를 보고는 그 모습을 더 가까이서 보려는 마음에 따라잡으려고 달음박질을 쳤지만 산마루 넘은 해가 어찌나 빠른지 아무리 발을 동동거리며 달려도 따라잡기는커녕 점점 더 멀어져 가쁜 숨만 헐떡이며 저녁놀만 바라본다. 아침에 떠오르는 해도 빠르지만 저녁에 지는 해가 더 빠른 것은 어릴 적 나이 빨리 먹기 바라지만 더디고 늙어 나이 천천히 들려해도 쉬이 먹 듯 세월은 언제나 같은 빠르기로 나아가지만 언제나 마음만 허둥지둥 분주하니 올 때보다 갈 때가 더 순식간에 지나기에 늘 한결같이 살아가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 오후 느지막한 시간에 운동도 할 겸 약수를 길으러 뒷산을 올랐다. 아직도 여름이 남아서인지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지만 한로(寒露)가 내일이라서 그런.. 2021. 10. 7.
병은 없다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란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의학 분야에도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병증들에 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치료 방법도 다양해져 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그것은 의술이 발전하면서 환자 수는 점차 줄어들고 각종 암과 치매 등의 난치병은 물론 최근 전 세계를 경악케 하고 코로나 19와 같은 역병(괴질)도 기를 펴지 못해야 하는데 날이 갈수록 암이나 치매에 걸리는 사람들이 더 많고, 희귀 질환까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술뿐만 아니라 치료약들도 발전하고 등장하는데도 환자들은 줄어들지 않고 병원이나 약국을 찾는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더 많은 것 같아 의아스럽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만 병이 나면 무조건 병원으로 달려가고.. 2021. 10. 5.
완연한 가을을 느끼며 아침에 일어나니 오싹할 정도로 기온이 내려가 있어 벌써 이렇게 계절이 바뀌었나 하는 생각에 바깥을 내다보았다. 차츰 옛 모습을 잃어가는 에덴 공원이 멀리 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 아파트 사이로 황토색의 낙동강 강물이 멈춘 듯 출렁이고 있었다. 여전히 가을장마의 때문인지 하늘은 당장 비가 쏟아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듯 잔뜩 흐려 있다. 폭염과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던 여름이 언제 끝날까 했는데 가을장마와 함께 어느새 완연한 가을에 접어들고 말았다. 가을을 타서 그런지 갑자기 쓸쓸한 마음이 엄습하고 그리운 얼굴들과 잊고 있던 추억들이 아침 해와 함께 떠오른다. 코로나 19 괴질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편히 만날 수 없어 겨우 SNS를 통해 소식과 안부를 묻는 것이 고작이었던 나날이 벌써 1년 반 이상이 지.. 2021. 9. 3.
혼돈의 세상을 살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스럽고 살벌한 벌판에 홀로 내버려진 듯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사방을 둘러봐도 믿고 기댈만한 기둥조차 보이지 않고, 비빌만한 둔덕 하나 눈에 띄지 않는다. 거짓과 위선으로 무장하고 속고 속이는 미련한 곰들과 잠깐이라도 한 눈을 팔면 이내 공격을 서슴지 않을 승냥이들이 우글거리는 길거리에는 희미한 가로등만이 흩뿌리는 비를 맞으며 졸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 세상이 망가졌는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그 단초 하나 건질 수 없어 멍한 눈으로 창밖을 스쳐가는 바람 따라 마음만 혼란스럽다. 그동안 오랜 세월 찾아 헤매었던 꿈과 행복의 그림자 구경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또 방황을 거듭하고 있지만 점차 날은 저물어가고 있다. 내 한 몸 가누기도 벅찬데 자식들에 남편까.. 2021. 9. 2.
만발한 산수유꽃 어제 임광사에 볼 일이 있어 잠깐 들렀었는데 해우소 옆에 있는 산수유나무에 산수유꽃이 활짝 펴 있었다. 노랑 산수유꽃은 꼭 어릴 때 봤던 언니들의 자수(刺繡) 놓은 꽃과 비슷한 것 같아 친근감이 간다.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아도 멀리서 봐도 바로 알아볼 수 있는 그 자태와 은은한 향기는 동양적인 멋이 깃들여 있는 것 같다. 이른 봄에 피는 꽃 중의 하나인 산수유꽃은 생강나무꽃과 흡사하여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해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바로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지난 주말(토요일과 일요일)은 기온이 4월 말이나 5월 초 같아 산과 들이 여간 소란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꽃샘추위가 남아있다고 해도 한낮 기온이 벌써 섭씨 20도를 넘어버렸으니 봄은 잠깐이고 바로 여름이 급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 2021. 2. 24.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도 시절이 수상하다 보니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고 감사할 일이다. 요즈음 같으면 코로나 19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아침에 멀쩡하게 눈을 뜨고 몸에 이상 없이 일어나 마음에 근심이나 걱정이 별로 없이 기지개를 켜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견주면 말할 수 없는 행복이고 기적이 따로 없다.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 예를 들면 부모님의 사랑과 보살핌, 공기, 물, 자연, 건강 등에는 별로 큰 관심도 없고 감사하다는 생각조차 않는다. 그러다가 그런 당연한 대상들이 갑자기 없어지거나 부족하게 되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야 뒤늦게 당황하고 그런 당연한 대상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였는지 깨닫게 된다. 세상에는 감사할 대상이.. 2021.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