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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마침내 백매(白梅)도 피어나고

by 감사화 202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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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동안 매서운 칼바람이 불면서 기온이 내려가 겨울답게 차가웠다. 코로나 19 때문에 바깥에 나갈 곳도 마땅찮았는데 강추위까지 덮쳐 집에서 따뜻하게 지내는 것이 상책이라 여기고 지냈다. 오늘에서야 영하 기온이 풀려 오후에 뒷산 약수터를 다녀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년 일찍 피어나는 백매(白梅)나무가 서 있는 쪽으로 길을 잡았다. 지난번 만첩분홍매를 보고 온 뒤 여드레만에 동아대 승학캠퍼스를 통해 뒷산 약수터로 오르는 셈이다. 그때 백매나무에는 꽃봉오리조차 부풀리지 않은 상태여서 오늘도 활짝 핀 백매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여기고 다가갔다.

그런데 여드레만에 찾아왔는데도 백매가 무리는 지어 활짝 피지는 않았어도 한 송이씩 띄엄띄엄 피어나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화사하게 미소를 짓는 것 같아 눈이 부시고 그윽한 향기까지 풍겨 잠시 황홀감에 빠졌었다. 매화는 언제 봐도 멋이 있고 품위가 있으며 반갑고 정겹다. 만첩분홍매가 요염하다면 백매는 찬기운이 돌지만 도도하고 기품이 있다. 한참을 백매나무를 돌면서 여기저기 흩어져 피어 있는 백매를 담고 감상하느라 바지에 검불이 붙는 것도 몰랐다. 며칠 매섭게 추웠는데도 전혀 그런 기색도 없이 하얀 꽃송이를 펼쳐 보이면 봄을 부르는 듯하였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화사하게 피어난 백매>
<눈부시게 아름다운 백매>
<티없이 맑고 기품있는 백매>
<햇살을 등지고 곱게 피어난 백매>

너무 앞서가는지 모르겠지만 새해가 들자마자 바로 만첩분홍매가 피어나고 이어서 백매까지 피어난 것을 보니 이미 봄이 가까이 다가온 듯 만물이 기지개를 켜며 깨어나는 듯 가슴이 콩닥거린다. 지난해도 그랬지만 올해도 봄을 알리는 매화의 때 이른 방문에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세상은 어지럽고 분주하게 돌아가는데 매화까지 철도 모르고 찾아와 겨울인지 봄인지를 모르게 만들고 있으니 더욱 혼란스럽다. 아직 매서운 겨울이 적게 잡아도 한 달은 족히 남았는데 왜 이리 서두르는지 새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웬일이냐고 물어보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어 허허롭기만 하다.

<다시 찾아가서 본 만첩분홍매>
<전날보다 더 많이 피어난 만첩분홍매>

마침내 언제 피려나 기다리던 백매(白梅)까지 피어났으니 느긋하게 봄 마중할 채비만 하면 될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이제 서둘러 백매가 피었다는 소식부터 동네방네 퍼 날라 봄을 기다리는 많은 님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일만 남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빠진다. 아무리 차고 시린 겨울이라고 해도 봄은 반드시 오듯이 아무리 어렵고 힘든 나날이라도 꿈을 키우고 희망을 노래하면 좋은 날이 꼭 찾아오게 되어 있다고 믿는다. 칠흑 같은 어둠이라도 여명이 찾아오면 견디지 못하고 물러나듯이 올해 봄은 더 찬란하고 아름답게 세상을 희망차게 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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