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봄까치풀꽃과 코딱지나물꽃 그리고 입춘축

by 감사화 2022. 2. 4.
728x90
반응형

오늘은 24절기의 첫 절기이며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立春)이다. 겨울이지만 겨울답지 않다(冬來不似冬)라고 자주 이야기를 했더니 요 며칠은 제법 차가운 가운데 교정의 매화는 굽히지 않고 만발해 있고, 텃밭의 매실나무에도 매화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정월 초사흘인 어제 임광사에 들러 삼재(三災) 풀이 또는 삼재 막이 행사에 참석했다가 잠시 텃밭에 들렀더니 양지바른 곳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봄까치풀(큰개불알풀)과 광대나물(코딱지나물 또는 작은잎꽃수염풀 또는 보개초(寶蓋草)) 꽃들이 피어나 있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봄까치풀꽃(큰개불알풀꽃)과 광대나물(코딱지나물)꽃>

특이한 파란색 꽃잎이 돋보이는 봄까치풀꽃은 초봄 꽃이라기보다는 겨울꽃에 맞는 색깔이고, 광대나물꽃은 연분홍이라 초봄 꽃으로 제격인데 텃밭의 곳곳에 사시사철 무성하게 돋아나 성가시기도 하다. 그렇지만 새봄을 맞아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과 새순을 보면 힘과 함께 기운이 솟아나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역할은 톡톡히 하는 것 같다. 겨울 가뭄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다 보니 작년 늦가을에 파종했던 보리는 먼지만 잔뜩 덮어쓴 채 제대로 자라지를 못하고 있고, 시금치 역시 더디게 자라는데도 말라죽지 않고 있는 것이 대단하였다.

<겨울 가뭄으로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자라고 있는 보리>

비록 여전히 겨울의 찬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지만 이렇듯 봄을 맞으려는 봄까치풀꽃과 코딱지나물꽃 그리고 매화의 움직임이 심상찮은 가운데 입춘을 맞으니 크게 길(吉)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을 것 같아 기분까지 좋아진다. 올해 입춘 시각이 오전 5시 51분이라서 그 시각에 맞춰 입춘축(立春祝)을 붙이는 것이 맞지만 그렇지를 못하고 오전에 애들 아빠가 붓글씨로 일필휘지 하여 지난해 붙였던 것을 떼어내고 새롭게 붙이면서 올해도 무사하고 대길(大吉)하고 다경(多慶)하면서 코로나 19가 하루빨리 종식되고 훌륭한 대통령이 당선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했다.

<현관 안쪽에 붙인 입춘대길, 건양다경의 입춘축>
<거실로 들어오는 문 안쪽에 붙인 입춘축>
<전서(篆書)로 쓴 입춘축>

언제나 그렇듯이 새로운 해에 들어섰는가 하면 이내 한 달이 훌쩍 지나가버리고, 새로운 달에 들어섰다고 여기면 벌써 일주일이 순식간에 흘러가버린다. 세월을 잡을 수만 있다면 오래 사는 일은 식은 죽보다 쉬울 것 같은데, 어떤 시인의 탄로가(嘆老歌)처럼 오는 백발 막을 수 없고 가는 세월 잡을 수 없으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지금 이 순간에 모든 것을 걸고 올바르게 아름답게 사람의 도리를 다 하면서 살아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24 절기의 첫 절기인 입춘(立春)을 시작으로 다시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까지 힘차게 부지런히 달려보도록 해야 할 것 같다.

다음은 한국세시풍속사전의 입춘(立春) 절기에 대한 내용 중에 일부를 옮긴다.

-------------------------------------------------------------------

<요약>

입춘(立春)은 24절기 중 첫째 절기로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는 절기이며, 보통 양력 2월 4일경에 해당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315도일 때로 이날부터 봄이 시작된다. 입춘은 음력으로 주로 정월에 드는데, 어떤 해는 정월과 섣달에 거듭 드는 때가 있다. 이럴 경우 ‘재봉춘(再逢春)’이라 한다.

▣ 내용

입춘은 새해의 첫째 절기이기 때문에 농경의례와 관련된 행사가 많다. 입춘이 되면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각 가정에서는 기복적인 행사로 입춘축(立春祝)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인다. 입춘축을 달리 춘축(春祝)·입춘서(立春書)·입춘방(立春榜)·춘방(春榜)이라고도 한다. 입춘축은 글씨를 쓸 줄 아는 사람은 자기가 붙이고, 글씨를 쓸 줄 모르는 사람은 남에게 부탁하여 써서 붙인다. 입춘이 드는 시각에 맞추어 붙이면 좋다고 하여 밤중에 붙이기도 하지만 상중(喪中)에 있는 집에서는 써 붙이지 않는다. 입춘축을 쓰는 종이는 글자 수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가로 15센티미터 내외, 세로 70센티미터 내외의 한지를 두 장 마련하여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외에 한지를 마름모꼴로 세워 ‘용(龍)’자와 ‘호(虎)’자를 크게 써서 대문에 붙이기도 한다.

입춘축은 대개 정해져 있으며 두루 쓰는 것은 다음과 같이 대구(對句)·대련(對聯)·단첩(單帖, 단구로 된 첩자)으로 되어 있다. 입춘날 붙이는 대구를 보면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 ‘기주오복 화봉삼축(箕疇五福 華封三祝)’, ‘문신호령 가금불상(門神戶靈 呵噤不祥)’, ‘우순풍조 시화년풍(雨順風調 時和年豊)’ 등이며, 대련을 보면 ‘거천재 내백복(去千災 來百福)’,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 ‘요지일월 순지건곤(堯之日月 舜之乾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개문만복래 소지황금출(開門萬福來 掃地黃金出)’, ‘계명신세덕 견폐구년재(鷄鳴新歲德 犬吠舊年災)’ 등이다. 단첩으로는 ‘상유호조상화명(上有好鳥相和鳴)’, ‘일진고명만제도(一振高名滿帝都)’, ‘일춘화기만문미(一春和氣滿門楣)’, ‘춘광선도길인가(春光先到吉人家)’, ‘춘도문전증부귀(春到門前增富貴)’ 등을 붙인다. 입춘축은 붙이는 곳에 따라 내용이 다르다. 큰방 문 위의 벽, 마루의 양쪽 기둥, 부엌의 두 문짝, 곳간의 두 문짝, 외양간의 문짝에 붙이는 입춘축은 각기 다르다.

 점복 및 속신

입춘날 입춘시에 입춘축을 붙이면 “굿 한 번 하는 것보다 낫다.”고 하여 입춘축이 벽사로 붙여짐을 알 수 있다. 전북에서는 입춘축 붙이는 것을 “춘련(春聯) 붙인다.” 하고, 이를 붙이면 “봉사들이 독경하는 것보다 낫다.”고 한다. 또 써 붙이지 않고 그냥 글귀를 외워도 좋다고 한다. 전남 구례에서는 입춘축 붙이는 것을 ‘방악(防惡)한다.’ 또는 ‘잡귀야 달아나라.’고 써 붙인다고 한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보리뿌리점[麥根占]이라 하여 농가에서는 입춘날 보리뿌리를 캐어보아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데, 보리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이고, 두 가닥이면 평년이고,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입춘날 보리뿌리를 보아 뿌리가 많이 돋아나 있으면 풍년이 들고 적게 돋아나 있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경기도 시흥·여주, 인천에서는 입춘 때 보리뿌리를 캐어 보리의 중간뿌리[中根]가 다섯 뿌리 이상 내렸으면 풍년이 들고, 다섯 뿌리에 차지 못하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전남 구례군 마산면 마산리에서는 입춘 때 보리뿌리를 뽑아 살강 뒤에 놓아두면 보리뿌리가 자라는데, 보리뿌리가 많이 나면 길하고 적게 나면 그해 보리가 안 된다고 한다.

충남에서는 입춘날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고 볶아, 맨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오는 곡식이 그해 풍작이 된다고 하고, 제주도에서는 입춘날 집안과 마룻바닥을 깨끗이 청소한 뒤 체를 엎어두었다가 몇 시간 뒤에 들어보면 어떤 곡식이 한 알 나오는데, 거기에서 나온 곡식이 그해에 풍년들 곡식이라 한다.

입춘날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병이 없으며 생활이 안정되나, 눈이나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입춘날에 눈보라가 치는 등 날씨가 나쁘면 ‘입춘치’라 한다. ‘치’는 접미사로 보름·그믐·조금 또는 일진의 진사(辰巳)·술해(戌亥) 같은 것에 붙여 그 날 무렵에 날씨의 나빠짐을 나타내는 말이다. 따뜻한 봄을 맞이하는 첫날인 입춘에 이러한 입춘치가 있는 것을 농사에는 나쁘다고 생각하였다. 전남 무안에서는 “입춘날 눈이 오면 그해 며루가 쓰인다.”고 하여, 그해 여름 벼농사에 며루(자방충)가 많이 생겨 해농(害農)한다 하고, 제주도에서는 입춘날 바람이 불면 그해 내내 바람이 많고 밭농사도 나쁘다고 한다.

또 입춘날 입춘축을 써서 사방에 붙이면 그해 만사가 대길하나, 이날 망치질을 하면 불운이 닥친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입춘날 여인이 남의 집에 가면 그 집의 논밭에 잡초가 무성하게 된다는 믿음이 있어 특히 조심한다. 또 이날 집안 물건을 누구에게도 내주는 일이 없는데, 만일 집 밖으로 내보내면 그해 내내 재물이 밖으로 나가게만 된다고 한다. 전남 구례에서는 입춘날 절에 가서 삼재(三災)풀이를 하는데, 삼재를 당한 사람의 속옷에 ‘삼재팔난(三災八難)’이라 쓰고 부처님 앞에 빌고 난 후 속옷을 가져다가 불에 태운다.

경남 창녕군 영산에서는 이날 새알심을 넣지 않은 팥죽을 끓여 먹고 집안 곳곳에 뿌려 벽사(辟邪)를 한다. 충청도에서는 이날 보리뿌리가 내리기 때문에 보리밥을 먹어야 좋다고 하여 보리밥을 해 먹으며, 전남 무안에서는 입춘이 일년에 두 번 들면 소금 시세가 좋다고 한다. 함남 북청에서는 이날 무를 먹으면 늙지 않는다고 하여 무를 먹고, 잡곡밥은 먹지 않고 흰쌀밥을 먹으며, 이날은 나이 먹는 날이라 해서 명태순대를 해 먹는다. 함남 홍원에서는 이날 남자들이 명태를 통째로 쪄서 먹으면 등심이 난다고 해 먹는다.

 절식

입춘날 입춘절식이라 하여 궁중에서는 오신반(五辛盤)을 수라상에 얹고, 민가에서는 세생채(細生菜)를 만들어 먹으며, 함경도에서는 민간에서 명태순대를 만들어 먹는다. 『경도잡지』와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경기도 산골지방(畿峽)의 육읍[양근(楊根), 지평(砥平), 포천(抱川), 가평(加平), 삭녕(朔寧), 연천(漣川)]에서는 총아(葱芽, 움파)·산개(山芥, 멧갓)·신감채(辛甘菜, 승검초) 등 햇나물을 눈 밑에서 캐내어 임금께 진상한다. 궁중에서는 이것으로 오신반(다섯 가지의 자극성이 있는 나물로 만든 음식)을 장만하여 수라상에 올렸다. 오신반은 겨자와 함께 무치는 생채요리로 엄동(嚴冬)을 지내는 동안 결핍되었던 신선한 채소의 맛을 보게 한 것이다. 또 이것을 본떠 민간에서는 입춘날 눈 밑에 돋아난 햇나물을 뜯어다가 무쳐서 입춘 절식으로 먹는 풍속이 생겨났으며, 춘일 춘반(春盤)의 세생채라 하여 파·겨자·당귀의 어린 싹으로 입춘채(立春菜)를 만들어 이웃간에 나눠먹는 풍속도 있었다.

 구비전승

대한을 지나 입춘 무렵에 큰 추위가 있으면, “입춘에 오줌독(장독·김칫독) 깨진다.” 또는 “입춘 추위에 김칫독 얼어 터진다.”라 하고, 입춘이 지난 뒤에 날씨가 몹시 추워졌을 때에는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라고 말한다. 입춘 무렵에 추위가 반드시 있다는 뜻으로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는 말이 생겼고, 격(格)에 맞지 않는 일을 엉뚱하게 하면 “가게 기둥에 입춘이랴(假家柱立春).”고 한다.

 의의

입춘은 24절기 가운데 첫 절기로, 이날부터 새해의 봄이 시작된다. 따라서 이날을 기리고, 닥쳐오는 일년 동안 대길(大吉)·다경(多慶)하기를 기원하는 갖가지 의례를 베푸는 풍속이 옛날에는 있었으나, 근래에는 더러 입춘축만 붙이는 가정이 있을 뿐, 그 절일(節日)로서는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

<출처 : 입춘 - 표제어 - 한국세시풍속사전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nfm.go.kr)>

728x90
반응형

'꽃과 풀 그리고 차 > 꽃과 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나리꽃도 피어나고  (0) 2022.02.10
만발한 매화를 보니  (0) 2022.02.07
언제 봐도 멋진 밤 매화  (0) 2022.01.29
청미래덩굴 열매, 망개  (0) 2022.01.27
일본에는 벚꽃이 폈다고  (0) 2022.01.2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