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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텃밭의 매화 (1)

by 감사화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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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랜만에 텃밭에 들러 묻어놓은 무를 챙겨오면서 마늘과 쪽파 두둑의 잡초를 뽑아주고 왔는데, 겨울 가뭄이 여간 심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양지 바른 곳의 매실나무에는 땀스런 꽃봉오리를 맺으면서 몇 송이 매화가 피어나고 있었다.  아무리 매서운 겨울이라고 해도 세월 앞에서는 달리 방법이 없는 듯 하다. 봄이 달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이 급하게 들려오고 있으니 말이다. 비록 바람은 조금 세찼지만, 그 바람도 겨울 바람이라고는 할 수 없을 만큼 매섭지 않았고, 텃밭 땅바닥에 여기저기 쪼그리고 앉아 있는 광대나물과 큰봄까치꽃(큰개불알풀)은 이런 바람에 아랑곳 않고 꽃을 피우고 있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곱게 피어난 매화 (1월 30일 오후)>
<추위 때문인지 생기가 없이 핀 매화와 꽃봉오리들>
<탐스럽게 봉긋 피어 오른 매화 꽃봉오리>
<유난히 푸른 하늘과 반달>

내일 오후부터 기다리던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겨울 내내 얼까 하여 귤나무와 천혜향 및 유자나무에 비닐과 부직포를 씌워 두었던 것을 벗겨주고, 마늘과 양파 등에 웃거름을 주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마침 지장재일이라서 임광사에 들어 큰스님 영정에 예를 올리고 곧바로 텃밭으로 갔다. 겨울 가뭄이 심하여 걷기만 해도 먼지가 폴폴 날렸다. 그래도 내일과 모레 연이어 비가 내린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열흘 전에 왔을 때보다 텃밭은 더 생기가 감돌고 있었고, 바람도 훈훈했다. 한낮 기온이 섭씨 영상 15도 가까이까지 올라갔으니 봄과 다름이 없었다. 텃밭에는 알곡식만 자라면 좋은데, 어디에나 있듯이 잡초들이 더 무성하다.

텃밭의 봄맞이는 항상 분주한데, 그래도 지난번에 매실나무 가지치기를 모두 마쳐 놓았기 때문에 오늘은 여유를 가지고 비닐과 부직포 벗겨 주기와 양파와대파 두둑의 잡초를 뽑고 흙을 붇돋아 주는 일을 했다. 봄과 같은 기온이 이어지고 입춘까지 지났기 때문인지 지난번보다 매실나무에는 매화가 더 많이 피어 있었다. 그렇지만 본격적으로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기까지는 적어도 보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그렇지만 성질 급한 나무가지에는 여기저기 매화가 아름답게 피어나 향기를 그윽하게 지피고 있었다. 거기에다 벌까지 날아와 잉잉거리면서 꿀을 따고 있어 몸과 마음까지 봄으로 씻기워 잠자고 있던 기운까지 기지개를 켜는 것 같아 힘이 솟았다.

<열흘 사이에 제법 활짝 피어난 매화 (2월 8일 오전)>
<꿀을 따는 벌까지 함께 한 청매>
<곧 만발할 것 같은 매화와 꿀을 따는 벌>
<가지마다 피어난 아름다운 청매>
<매년 눈을 즐겁게 해주는 연분홍 홍매>
<마음까지 화사해지는 백매>
<싱그럽게 피어나 봄을 만끽하고 있는 백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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