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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텃밭의 매화 (2)

by 감사화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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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들어서는 자주 텃밭에 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번 다녀온 뒤 보름 가까이 지난 오늘이 음력으로 2월 초하루라서 임광사에 들렀다가 잠깐 텃밭을 다녀왔다. 그 사이에 기다리던 봄비도 두 차례나 내렸고, 기온도 올라 완연한 봄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여전히 밤에는 영하까지 기온이 떨어지고 있어 꽃샘추위가 가끔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내일 아침도 또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하니 환절기에 건강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농협에 들어 볼 일을 본 뒤, 곧바로 텃밭에 들리니 오후 1시가 넘어 있었다. 작년 말 행정복지센터에 신청했던 퇴비도 배부되었다고 했는데, 벌써 텃밭 한쪽 가장자리에 반듯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것으로 올해 텃밭을 기름지게 할 채비는 어느 정도 갖추어진 셈이다.

비록 바람은 강하게 불고 있었지만, 한겨울의 칼바람은 아니어서 구입해 간 퇴비 비옥토(유박)를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마늘, 양파, 대파, 쪽파 그리고 배나무와 감나무 및 포도나무와 자두나무 등에 뿌려 주었다. 지난번에 와서 퇴비가 모자라 제대로 뿌려주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흡족할 정도로 듬뿍 뿌려주고 나니 마음이 가뿐했다. 그새 대파와 쪽파는 토실토실하게 살이 올라있어 몇 포기를 뽑고, 냉이와 달래까지 조금 캐왔다. 내일 아침에는 쪽파를 잘게 썰어 봄내음 나는 장을 만들고, 냉이와 달래를 넣어 된장도 끓여볼까 한다. 그렇게 되면 집안 가득 봄나물 향기가 물씬 날 것 같다. 아직 부추와 아스파라가스는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듯 했지만, 시금치와 상추 및 보리도 파릇파릇 생기를 찾고 있었다.

<생기 발랄하게 자라고 있는 마늘과 양파>
<통통하게 살이 찐 대파>
<완연히 생기를 되찾은 봄동>
<제철을 맞은 보리>
<겨울을 이기고 돋아난 상추>
<쑥쑥 자라고 있는 시금치>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쪽파>

텃밭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매실나무에도 제법 많은 매화가 피어나 그윽한 향기를 내뿜고 있었고, 여기저기 쑥도 돋아나고 있었다. 청매와 백매 거기에다 아름다움을 맘껏 뽐내고 있는 홍매까지 곱게 피어나고 있어 이대로라면 다음 주 쯤 대부분의 매실나무에 매화들이 만발할 것 같았다. 비록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제법 걸리는 일이지만 올해도 매년 하는 연례행사로 매화 꽃차를 만들어 볼까 한다. 봉긋봉긋한 매화 꽃봉오리를 따서 꽃받침을 깨끗하게 손질해서 꽃차 덖는 팬에 F점을 맞추어 서서히 건조시키면 그때는 집안 전체가 매화향으로 가득한다. 매화 꽃봉오리의 꽃받침을 손질할 때와 꽃차 덖는 팬에 건조시킬 때의 매화꽃 향기는 각각 다르면서도 나름대로 특징을 가지고 있어 둘 다 좋아한다.

<화사하게 피어난 백매>
<눈부시게 아름다운 백매>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백매>
<활짝 피어나 봄을 만끽하고 있는 청매>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곱게 핀 청매>
<흐드러지게 핀 청매>
<눈이 시게 아름다운 청매>
<화사하게 피어나 아름다운 홍매>
<매실보다는 꽃이 더 이쁜 홍매>
<보는 것만으로 몸과 마음이 물들 것 같은 홍매>
<꽃도 곱고 꽃봉오리도 탐스런 홍매>
<말로 표현하는 것조차 거치장스런 홍매의 자태>
<곱니 예쁘니 아름답니라는 말이 필요없는 홍매>

벌써 매화 꽃차를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에 흠뻑 빠지는 것 같아서 매년 많지는 않지만 조금씩이라도 매화 꽃차를 만들어 봄이 그리울 때, 추억하는 일들이 떠오를 때, 다시 만나고 싶은 부모님과 얼굴들이 생각날 때 따끈하게 우려 마시면 세월을 잊고 근심 걱정을 덜 수 있어 좋다. 올해도 입춘(2월 4일)과 우수(2월 19일)를 지나 거침없이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개구리가 뛰쳐나온다는 경칩(3월 6일)까지 지나면 더 이상 추위와는 씨름할 일이 없어질 것이다. 그때가 되면 매화에 이어 진달래꽃며 목련꽃까지 수많은 봄꽃들이 피어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들뜬다. 봄은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계절이다. 그냥 보고 그냥 즐겁고 그냥 힘이 솟는 나날이 될 것 같아 마음은 벌써 콩닥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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