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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찔레꽃 향기 따라

by 감사화 2021.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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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에 찔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가까이 가면 그윽한 향기에 취할 정도이다. 5월 초부터 피어나던 하얀 찔레꽃이 이제는 점차 지고 있다. 예년 같으면 아카시꽃과 함께 산과 들을 하얗게 물들이며 벌과 나비들을 불러 모았는데 올해는 벌도 나비도 보기가 어렵다. 밀원으로 유명한 아카시꽃이 활짝 피었는데도 꿀벌들이 보이지 않고 잉잉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아 이상하다고 여겼는데, 올해 아카시 꿀의 생산량이 10% 정도로 급감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이상 기온이라서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지구온난화와 환경 문제로 점차 꿀벌들의 개체 수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찔레꽃도 작년만큼 생기가 감돌지 않게 보이기도 한다. 텃밭의 배나무에 그렇게 많은 배꽃이 피어 아름답기 그지 없었는데 정작 배는 거의 달려 있지 않아 놀랐다. 배만 그런 줄 알았는데, 사과도 지역에 따라 결실률이 아주 낮은 곳도 있다고 한다. 내년에는 애들 아빠를 부추겨 벌통을 몇 개 구해 텃밭에서 꿀벌을 키워 볼까 한다. 그렇게 하면 텃밭의 과실나무의 결실률도 높아질 것이고, 우리 텃밭만이 아니라 주위의 과실나무 번식에도 일조를 하지 않을까 해서이다. 자연 그대로 두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사람들이 잔머리를 굴려 생태계를 망가지게 하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것이나 나름대로의 향기를 내뿜는 것도 모두 수정을 위한 벌과 나비를 불러모으기 위한 자연적인 행위라고 본다. 그래서 벌과 나비들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시각에 가장 강하게 향기를 내뿜는다고 한다. 풀이나 나무도 이러한데 동물이야 말할 것도 없다. 생물들의 종족 보존 본능을 유심히 관찰하면 우리 인간이 배워야 할 점이 많고, 얼마나 자연이 치밀하게 질서를 지키면서 운행되고 있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인간처럼 제멋대로 살아가는 동물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많다. 그런데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니 좀 아이러니하여 웃음이 나올 때가 많다.

찔레꽃이라고 하면 김영일이 작사하고 김교성이 작곡하여 일제 강점기 말인 1942년 제주도 출신인 백난아 선생이 부른 찔레꽃이라는 가요가 먼저 떠오른다. 이 찔레꽃이라는 가요의 가사에는 "찔레꽃 붉게 피~는"으로 시작하는데, 찔레꽃은 원래 하얀색 또는 분홍색인데 왜 찔레꽃이 붉다고 했을까 하여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붉은 해당화를 찔레꽃이라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는 설도 있었다. 찔레꽃이 피어나면 여름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찔레꽃의 꽃말은 온화, 신중한사랑, 고독,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한다. 텃밭 가는 길과 뒷산에서 담은 찔레꽃이다.

<텃밭 가는 길목에서 만난 찔레꽃 (5월 3일)>
<사과밭 울에 피어나기 시작한 찔레꽃>
<뒷산 약수터 가는 길에 만난 활짝 핀 찔레꽃 (5월 8일)>
<그윽한 향기를 지피고 있는 화사하게 핀 찔레꽃>
<아름다운 자태와 은은한 향기로 취하게 하는 찔레꽃>
<활짝 피어난 고운 찔레꽃 (5월 13일)>
<눈부시게 아름다운 찔레꽃>
<꽃속으로 빠져 들 것 같은 찔레꽃>

다음은 "우리 생활속의 나무"에 실린 찔레꽃에 관한 내용이다.

찔레꽃은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관목으로, 산에 오르다 보면 쭉 뻗어 멋있게 생긴 나무도 많지만 가시덤불을 이루어 산행을 힘들게 하는 떨기나무도 있다. 그중 하나가 찔레나무다. 쓸모없는 귀찮은 나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찔레나무는 쓸모가 많은 나무다. 봄이 한창 무르익을 때쯤 하얀색 또는 연분홍 꽃이 피는데 소박하면서 은은한 향기와 함께 흰색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의 정서와 아주 잘 맞는다. 봄에 돋아나는 연한 찔레순은 보릿고개 시절 아이들의 요긴한 간식거리로, 비타민이나 각종 미량 원소가 듬뿍 들어 있어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가을이 되면 팥알만 한 빨간 열매가 앙증맞게 달리는데 이것을 영실(營實)이라 하여 약재로 썼다. 여자들의 생리통, 생리불순이나 신장염 치료에 효험이 있는데 8 ~ 9월쯤 열매를 따서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달여 먹거나 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된다. 찔레 뿌리는 산후통, 부종, 어혈, 관절염 치료에 좋고, 뿌리에 기생하는 찔레 버섯은 어린아이 경기, 간질 치료에 최고의 묘약일 뿐 아니라 각종 암 발생을 억제하는 탁월한 효험이 있다고 한다. 또한 찔레순을 흑설탕이나 꿀과 함께 발효시켜 먹게 되면 성장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게 되고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

<출처 :  찔레꽃 (우리 생활 속의 나무, 2008. 3. 25., 정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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