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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통도사 자장매를 만나러 갔지만

by 감사화 2022.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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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부터 메주를 구입하여 깨끗이 씻어두고 약수를 길러 소금을 푼 뒤에 장 담을 항아리를 준비하였다가 오늘(말 날) 아침 일찍 장을 담는 것으로 정월에 해야 할 숙제를 마친 것 같아 홀가분했다. 그래서 마음의 여유가 생겨 오전에 애들 아빠와 함께 통도사 자장매를 만나러 출발했다. 작년에는 1월 30일에 갔더니 자장매가 활짝 피어 있어 맘껏 기분 좋게 감상을 하고 왔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보다 매화가 1주일 정도 늦게 피는 것 같아 때를 맞추어 찾아간다고 길을 나선 것이다. 화요일부터 기온이 올라가더니 오늘은 영상 10도를 훌쩍 넘어 겨울옷이 부담이 될 정도로 포근한 봄날이었다.

<작년 1월 30일에 만났던 활짝 핀 자장매>

평일이라 통도사 경내는 예불 보러 온 신도들 외에는 관람객들이 별로 없는 듯 한산했다. 먼저 비로암에 들러 예불을 보고 약수를 길은 뒤, 곧바로 통도사로 돌아와 대웅전, 극락전, 관음전, 비로전 산신각 등에 들러 삼배를 올렸다. 마음 같아서는 곧장 자장매가 있는 쪽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자장매를 보는 것보다 먼저 여러 전각에 들러 마음을 가지런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어디를 가나 평일은 사람들이 적고 조용하여 다니기에는 아주 좋은 환경이다. 비로전에서 용수전을 지나 영각(影閣) 앞에 있는 자장매 쪽으로 가니 사람들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정면에서 본 비로암>
<비로암과 부처님>
<비로암의 풍경>
<비로암 북극전 전경>

멀리서 봐도 아직 자장매가 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작년보다 열흘 늦게 찾아왔는데도 자장매를 만나지도 못하고 가는가 보다 하면서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자장매나무를 살펴보았다. 자장매나무를 한 바퀴 돌면서 아래위 찬찬히 살펴보니 나무 위쪽 부분에 자장매가 한 두 송이 피어 있고, 왼쪽과 오른쪽 중간 부분에도 한 송이씩 피어 있는 것이 전부였다. 먼길을 마음먹고 찾아왔는데 자장매 구경도 못하고 가는구나라고 여겼는데 그래도 몇 송이가 되지 않지만 올해 처음으로 자장매를 만날 수 있었다는데 의미를 두고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영각 앞에 서 있는 자장매나무>
<위쪽에 피어난 한 송이 자장매>
<아래로 향해 활짝 핀 자장매와 막 꽃봉오리를 펼치며 피어나고 있는 자장매>
<꽃봉오리를 부풀리면 개화를 기다리는 자장매>
<오늘과 같은 기온이면 열흘 이내에 활짝 피어날 자장매>
<다른 쪽에 활짝 피어난 한 송이 자장매와 봉긋봉긋한 꽃봉오리들>
<연분홍 아릿따운 모습으로 피어나는 자장매>
<꽃봉오리만 부풀리며 극락전 왼편에 서 있는 만첩홍매나무>

이미 봄이 성큼 다가왔기 때문에 자장매가 아름답게 활짝 피어나려면 앞으로 열흘이면 충분할 것 같아 작년보다 스무날은 더 늦게 만발할 것 같았다. 애들 아빠와 의논하여 다음 주말이나 그다음 주중에 다시 한번 와서 제대로 핀 자장매를 감상하기로 했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통도사 경내의 공기도 맑아 나들이하기에는 너무 좋은 날이었다. 화창한 봄날 화사하게 핀 자장매와 아름다운 만첩홍매 그리고 멋스러운 능수매까지 함께 볼 수 있는 날이 기다려진다. 통도사를 휘돌아 내려오는 계곡의 물소리도 새들의 지저귐 이상으로 아름답게 들려와 봄은 이미 우리들 곁에 와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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