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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복수초꽃도 피고

by 감사화 2022.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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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雨水)가 지났는데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 오던 봄이 뒷걸음을 치지 않을까 싶다. 아침 일찍 지인으로부터 올봄 처음으로 피어난 복수초꽃이라고 하면서 반가운 봄소식을 전해왔다. 샛노란 꽃잎을 활짝 펼치고 피어난 한 송이 복수초꽃을 보면서 꽃샘추위도 잊고 한참을 바라보면 다시 봄으로 가는 길에 뜨거운 열기를 느껴본다. 보통 복수초꽃은 눈 속에서 피어나는 것으로 알 정도로 늘 복수초꽃이 피어 있는 주변에는 눈이 쌓여 있는 것을 보았는데, 부산은 눈이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눈 대신에 낙엽이 잔뜩 쌓여 있고 그 속에서 봄을 부르면 피어난 것 같다.

<오늘 아침 지인으로부터 봄소식으로 받은 고운 복수초꽃>

복수초꽃이라고 하니 벌써 12년이나 지난 2010년 4월 초 제11차 108 사찰순례로 갔던 경북 문경과 예천 지역에 있는 고찰 중 문경의 대승사와 인접하고 있는 윤필암에서 아름답게 피어난 복수초꽃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한참을 찾다가 겨우 그때 찍은 복수초꽃 3장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보통 복수초꽃은 호젓한 산속의 양지바른 곳에 피어나기 때문에 도시에서는 볼 수가 없는 귀한 꽃으로 매화 못지않게 이르게 봄을 전하는 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복수초꽃의 꽃말은 "슬픈 추억"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복수초꽃과 관련된 전설 때문이 아닐까 한다.

<2010년 4월 초 윤필암에서 만난 복수초꽃>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윤필암의 복수초꽃>

기온이 다시 갑자기 내려가 차가운 바깥보다 따뜻한 집안에 있는 것이 나을 것 같고 마침 일요일이라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 보았다. 주부들은 집에 그냥 있는 것 같아도 사소하게 할 일들이 많아 하루를 보내고 나면 언제나 파김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매 끼니 준비와 빨래 및 청소 등을 하는 가사 일은 하나라도 소홀히 하거나 건너뛸 수가 없기 때문에 휴일이 없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잠시 여유를 부리며 긴장을 풀면 이내 일들이 쌓이고 그 일은 누가 대신해주지도 않아 고스란히 주부의 몫이 되고 만다. 그렇지만 주부의 일은 표가 나지 않아 잘 모른다.

오늘은 아침부터 봄을 알리는 또 다른 아름다운 꽃인 복수초꽃으로 봄소식이 전해오니 반갑고 고마울 따름이다. 봄은 추위로 움츠리고 있던 몸과 마음이 서서히 풀리면서 꿈과 희망을 안고 비상할 수 있는 기운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에 언제나 기다리고 반기는 계절이다. 입춘(立春)을 지나면서부터 이미 봄은 시작되었으니 경칩(驚蟄)까지만 참고 견디면 더 이상 겨울로 돌아갈 듯한 꽃샘추위도 물러갈 것이다. 아무리 매섭고 긴 겨울이라도 때가 되면 저절로 물러가고 모두가 바라는 봄은 반드시 오듯이, 지금과 같은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세상살이도 곧 봄과 같이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은 야생화도감(봄)에 있는 복수초에 관한 내용이다. 복수초는 쌍떡잎식물 이판화군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원일초·설련화·얼음새꽃이라고도 한다고 한다.

복수초는 우리나라 각처의 숲 속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햇볕이 잘 드는 양지와 습기가 약간 있는 곳에서 자란다. 키는 10 ~ 15㎝이고, 잎은 3 갈래로 갈라지며 끝이 둔하고 털이 없다. 꽃대가 올라와 꽃이 피면 꽃 뒤쪽으로 잎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꽃은 4 ~ 6㎝이고 줄기 끝에 한 송이가 달리고 노란색이다. 열매는 6 ~ 7월경에 별사탕처럼 울퉁불퉁하게 달린다.

우리나라에는 최근 3 종류가 보고되고 있는데 제주도에서 자라는 “세복수초”와 “개복수초” 및 “복수초”가 보고되었다. 여름이 되면 하고현상(고온이 되면 고사하는 현상)이 일어나 지상부에서 없어지는 품종이다. 관상용으로 쓰이며, 뿌리(복수초근)를 포함한 전초는 약용(진통제·창종·강심제(强心劑)·이뇨제(利尿劑))으로 쓰인다.

(전설 1) 오랜 옛날 일본에 안개의 성에 아름다운 여신 구노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구노를 토룡의 신에게 시집보내려고 했다. 토룡의 신을 좋아하지 않았던 구노는 결혼식 날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아버지와 토룡의 신은 사방으로 찾아 헤매다가 며칠 만에 구노를 발견하였다. 화가 난 아버지는 구노를 한 포기 풀로 만들어 버렸다. 이듬해 이 풀에서는 구노와 같이 아름답고 가녀린 노란 꽃이 피어났다. 이 꽃이 바로 복수초였다고 한다. (설화 중에서)

(전설 2) 티베트의 산악지방에는 ‘노드바’라고 하는 희귀한 약초가 있다. 이 약초는 히말라야 산속 만년설 밑의 바위틈에서 돋아나 꽃을 피우는데 꽃이 필 무렵이면 식물 자체에서 뜨거운 열이 뿜어져 나와 3∼4미터나 쌓인 주변의 눈을 몽땅 녹여 버린다고 한다. ‘식물의 난로’라고나 할 이 풀은 신장병, 방광 질환 또는 몸이 붓거나 복수가 차는 병에 특효약으로, 티베트의 라마승들이 매우 귀하게 여겼는데 이 ‘노드바’와 닮은 식물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복수초’는 노드바처럼 이른 봄철 눈이 녹기 전에 눈 속에서 꽃을 피워 주변의 눈을 식물 자체에서 나오는 열기로 녹여버린다. (민담 중에서)

<출처 : 복수초 (야생화도감(봄), 2010. 4. 10., 정연옥, 박노복, 곽준수, 정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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