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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차와 약차

자목련 꽃차를 만들면서

by 감사화 2022.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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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는 봄날이다. 어제는 영동지방에 때 아닌 눈이 내려 설국이 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꽃샘추위도 이렇게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구나 하며 어리둥절했다. 연합뉴스에 올라온 사진을 몇 장 보면서 한창 봄으로 내달리고 있는 가운데 겨울 풍경을 감상해 본다. 올해도 텃밭에 탐스럽게 맺은 자목련 꽃봉오리를 따서 자목련 꽃차를 만들어보았다. 며칠 전 단비가 내리고 나서 농협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텃밭에 잠시 들렀는데, 자목련나무에 마침 꽃봉오리가 많이 매달려 있어 50개 정도 따와서 꼭지를 떼고 이틀 정도 말렸다가 꽃차를 만들려고 했다.

<진부령 계곡의 설경(출처 : 연합뉴스)>
<한계령의 눈에 덮힌 산수유꽃(출처 : 연합뉴스)>
<텃밭에 피어나고 있는 자목련 꽃봉오리>
<채취해 와서 꼭지를 떼고 건조시키고 있는 자목련 꽃봉오리>
<확대시켜 본 자목련 꽃봉오리>
<찜기에 넣고 살짝 찌려고 하는 자목련 꽃봉오리>

작년에는 꽃봉오리를 꽃술이 나오도록 펼쳐서 햇볕에 말리다가 꽃차 덖는 전용 팬에 바삭 말려 자목련 꽃차를 만들었었는데, 올해는 꼭지를 뗀 자목련 꽃봉오리를 감초와 소금을 녹인 찜기에 넣고 살짝 쪄서 그냥 말려 자목련 꽃차를 만들까 하여 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꽃차 소믈리에 자격증 공부를 할 때가 생각이 나서 아는 분께 자문을 구했더니 꽃술에 독이 있을 수 있으니 꽃잎만을 떼서 살짝 찐 뒤에 깨끗한 면포에다 올려놓고 비벼서 꽃잎들이 서로 낱잎이 되도록 펼쳐서 자연적으로 어느 말리다가 전용 팬에 습기가 없도록 말려 꽃차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

<살짝 치고 난 뒤 부며서 낱잎으로 마리고 있는 자목련 꽃잎>

그래야 자목련 꽃차를 우리면 제대로 맛이 우러난다고 했다. 시간이 걸리고 정성을 들여야 제대로 된 꽃차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매화 꽃차나 진달래 꽃차 등을 만들면서 경험했기 때문에 꽃차를 만들 때마다 한 잎 한 잎에 마음을 집중하고 정성을 들이면서 감사하는 마음까지 넣어서 누가 마실지 모르겠지만 마시는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르는 기도까지 더해서 만들었다. 세상 일은 모두 마음먹은 대로 되어 간다[唯心所現]는 말도 있듯이 마음에 그린 것이 형상화되어 나타난다고 하니 늘 밝고 맑은 마음을 꽃차에도 한번 한껏 적용해 보았다.

비록 시간과 정성이 듬뿍 들었지만 자목련 꽃차를 완성하고 나니 마음이 뿌듯했다. 까슬까슬하게 건조된 완성된 자목련 꽃차를 곧바로 우려 마시니 은은한 향기도 좋고 코로나 19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일석이조라서 더 마음에 들었다. 틈만 나면 자주 자목련 꽃차를 우려 마시면서 봄도 맛보고 다도(茶道)의 멋까지 즐겨볼까 한다. 자목련 꽃 색깔이 자주색이기 때문에 자목련 꽃차의 색깔도 옅은 자주색이고 맛은 담백하면서 자목련의 은은한 향기까지 더해 마음이 고요해지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활짝 개인 을숙도를 바라보면서 마시는 자목련 꽃차는 운치가 있었다.

<우려내어 한 잔 따른 자목련 꽃차>
<자목련 꽃차를 우리고 있는 모습>
<우려내어 마시기 직전의 자목련 꽃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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