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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살아가는 이야기

3년만에 다녀온 오끼나와 (4)

by 감사화 2023.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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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도 않게 코우리(古宇利)섬으로 향하던 도중에 갑자기 들렀던 마루히라식당에서의 점심식사를 두고 한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다음 목적지인 코우리섬으로 향했다. 점심식사를 기다릴 때 우후야[大家]에 전화로 저녁식사 예약하면서 오후 6시에 도착하겠다고 했는데, 15분 이상 지나도 도착하지 않으면 자동 취소된다고 했다. 코우리섬으로 가는 도로에는 차들이 별로 없었고, 20분쯤 달리니 다시 바다가 나타나면서 멀리 코우리섬과 코우리대교가 보이기 시작했다. 코우리대교에 진입하기 직전 대교 앙쪽에 자동차를 세워 놓고 대교와 바다를 배경으로 추억을 담는 관광객들이 보였다. 코우리대교에 들어서니 좌우로 바다가 펼쳐지면서 오전에 보았던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졌다. 이미 날씨는 개였지만 파란 하늘은 드러나지 않았어도 눈이 시릴 정도로 맑고 깨끗한 바다를 보니 모든 시름과 번뇌 심지어 피로까지 모두 사라지는 듯 했다. 

<마루히라식당에서 바라본 해변 도로와 바다>

코우리(古宇利島,こうりじま)섬은 오키나와현(沖縄県) 쿠니가미군(国頭郡) 나카진촌(今帰仁村)에 속하는 섬으로 오키나와 본섬 북부에 있는 야가지(屋我地)섬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인구는 346명이고, 세대수는 163세대이며, 면적은 3.17㎢이고, 둘레는 7.9㎞인 원형 섬으로 류큐(琉球) 정부 시대인 1960년대부터 섬 내의 생활과 산업 기반의 정비가 추진되었고, 1970년대에는 해저를 통해 송전과 송수에 의한 전력 공급 시설과 간이 수도 및 관계용수지가, 1980년대에는 공민관과 섬을 일주하는 도로가, 1990년대에는 어항과 수산 가공 시설이, 2000년에는 공민관의 개축과 해안 도로 및 코우리대교 건설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2005년 2월 8일, 인접한 야가지섬과의 사이에 코우리대교(길이 1,960m)가 개통되어, 오키나와 본섬에서 자동차로 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코우리대교를 건널 때에는 오키나와 본토 사람들도 격찬할 정도로 투명도가 높은 바다 사이를 자동차로 통과할 수 있고, 그 풍경이 너무나 멋져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섬이 되었다고 한다. 코우리섬 입구가 바로 해변이고, 스노클링(잠수용 스노클을 사용하여 헤엄치면서 바닷속을 살펴보는 스포츠)으로 산호초를 들여다 보면, 해안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도 남국 특유의 신선한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섬에는 다수의 아름다운 해수욕장은 물론 해질녘의 황홀한 석양, 밤에 되면 하늘을 꽉 채운 별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한다. 또 2013년에 코우리 오션타워가 개장되어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전망대 외에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1만 점 이상의 조개를 볼 수 있는 조개박물관과 레스트랑도 있다고 한다. 옛날부터 이 섬은 "연인들의 섬" 또는 "신(神)의 섬"이라는 전설이 있는데, 이것은 오키나와판 아담과 이브와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오고 있다. 코우리섬 「こうりじま(코우리지마)」의 어원이 연인들의섬「恋島(くいじま, 쿠이지마)」라고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국에서 커플(연인)들이 찾아오는 섬이 되었다고 한다.

코우리섬에 와서는 오션타워 커피점에서 아름다운 바다를 내려다 보며 커피를 마시기로 계획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우리 일행은 먼저 대교에서 가까운 주차장으로 들어가 해변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바닷가에서 코우리대교를 배경으로 에메랄드빛 바다를 더 가까이 보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였다.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해변의 고운 모래밭를 거닐면서 모두들 들뜬 마음으로 자유를 누리며 맘껏 거닐 수 있어 행복했다. 코우리대교 아래를 지나 반대편 바다가 활짝 펼쳐지는 곳까지 오가면서 연인들의 섬이며 신의 섬을 만끽했다. 코우리섬을 찾아올 때의 오션타워 커피점에 갈 것이라는 것도 잊은 채 한참을 즐기다가 근처 마트에 들러 저녁 간식거리를 샀는데, 좋아하는 수박이 눈에 띄여 보니 의외로 가격이 저렴(한 덩이에 1천 엔)했는데, 점원이 맛은 좋을 것이라 귀뜸해줘 기대가 되었다. 그때서야 커피점이 생각이 났는지 모두들 서둘러 오션타워로 향했는데, 아쉽게도 이미 문을 닫아 어쩔 수 없이 오늘 묵을 숙소쪽으로 차를 돌렸다.

<코우리대교를 올라서자 마자 담은 대교 모습>
<멀리 코우리섬이 보이고 양쪽으로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 풍경>
<코우리섬에 들어서면서 전방에 보이는 오션타워>
<코우리섬 해변에서 바라본 코우리대교>
<멀리 오키나오 본섬과 에메랄드빛 바다>
<코우리대교 밑을 지나와 바라본 반대편 바다 풍경>
<다른 쪽에서 본 코우리대교와 해변>
<잔잔한 물결이 출렁이는 아름다운 바다>
<파란 하늘이 보였다면 더 선명했을 것 같은 코우리 해변>
<떠나기가 아쉽지까지 한 코우리섬 앞바다>
<그림 같은 에메랄드빛 바다>

숙소까지는 한 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거리라서 빠르게 이동하여 짐을 푼 뒤, 곧바로 저녁식사를 예약한 나고시(名護市)에 있는 우후야[大家]로 가기로 했다. 이번 렌트카의 네비게이션은 목적지 근처까지는 어떻게 찾아가는데  "마지막 1마일"이라는 말이 있듯이 목적지 근처에서는 운전자의 감으로 찾아가는 수밖에 없어 이번에도 본의 아니게 길을 잃어 다시 한 바퀴를 돌았다. 숙소에 도착하여 방 배정을 받는데, 어제 묵었던 숙소와는 달리, 직원들이 대부분 동남아계(?) 외국인들이어서 놀랐다.  가능한 빨리 체크인을 마치고 방 배정을 받고 각자 방으로 가서 짐을 풀고 간단하게 챙겨 저녁식사 장소인 우후야로 가기로 했다. 방에 들어가 보니 방의 크기에 놀랐고, 또 오래된 시설이라 또 놀랐다. 어제 묵었던 숙소에 비해서는 조금 노후된 시설이었지만 대궐 같아서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고, 베란다에서 내다보이는 바다 풍경 역시 나무랄 데가 없어 가성비면에서는 최고가 아닌가 생각했다. 우후야까지는 20여 분이 소요된다고 해서 넉넉잡고 5시 30분에 출발하기로 했다.

<베란다에서 내다본 숙소와 앞바다>
<4월에서 10월까지만 개장한다는 야외 풀장>
<숙소 프론트 앞에 "평화로운 매일이 되시기를"이란 문구가 적힌 각국 국기를 학으로 접은 거치대>

어두워지기 전에 우후야에 도착할 셈으로 5시 반 쯤에 숙소를 출발하였다. 정확하지 않다고 해도 네비게이션이 있기 망정이지 네비게이션이 없으면 어디라도 찾아다닐 수 없을 것 같았다. 우후야 가는 길에 괜찮은 마트가 있으면 봐뒀다가 돌아올 때 쇼핑을 하자고 하는데 모두 다른 이견이 없었다. 우후야 주차장에 도착하자 벌써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우후야는 개인이 얕은 산봉오리를 매입하여 거기에다 여러 시설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후야는 백년고가 우후야(百年古家 大家)라고 알려져 있는데, 우후야 홈페이지에 들러보면 우후야는 "「大家(うふやー, 우후야)」의 메인인 安里家(아사토가)는 지금부터 100여년 전, 명치(明治) 시대 후기에 건축되었다. 역사적인 가치로 봐도 미래에 남길만 하다고 생각하여 2001년에 복원하였고, 남쪽에 沢岻家(타쿠시가) 북쪽에 新城家(아라구수쿠가)를 이전 복원하여, 오키나와 소바(점심식사)와 류큐 요리(아구 요리, 저녁식사)점으로 오픈한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백년고가 우후야의 맵>

주차장에 주차를 해도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안내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식당 입구까지 도리이(鳥居, とりい) 를 따라 내려가서 공방을 지나 약 100m 정도는 족히 걸어 내려간 것 같았다. 식당 입구(H)에서 기다리니 안내하는 직원이 나와서 예약 확인을 하고는 방으로 안내했다. 방으로 들어가면서 보니 한적한 곳인데도 여기저기에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메뉴판을 주면서 메신저인 라인(Line)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면 된다고 했다. 처음이라 잘 몰라서 라인에 가입을 해야 하는지 당황했지만 다시 문의하여 특선 아구 샤브샤브를 주문했는데, 깔끔하면서 양도 많은 것 같았다. 두 사람 당 하나의 금빛 박스에 얇게 썬 아구와 만두 그리고 각종 야채와 칼국수 면까지 나왔고, 필요할 때 육수도 채워줘 자유롭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구 샤브샤브를 즐겼다. 비용은 제법 나왔지만 얇게 썬 삼겹살 같은 아구를  소스에 찍어 먹으니 부드럽고 쫄깃하여 맛이 있었다. 오키나와 특유의 돼지 고기인 아구 맛을 제대로 본 것 같았고, 다음에 올 기회가 있으면 점심 때 와서 여러 가지 소바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오는 길에 크림이 듬뿍 든 우휴야 보오루까지 구입했다.

<불이 켜진 우후야 주차장에서 식당으로 들어가는 입구>
<주차장쪽에서 내려다본 식당쪽 전경>
<식당쪽으로 이어지는 도리이길>
<우후야 식당 안내 표시>
<드디어 도착한 우후야 식당 입구>
<주문한 특선 아구 샤브샤브 메뉴 내용>
<주문한 특선 아구 샤브샤브(2인분씩 나옴)를 차려 놓은 상태>
<화려한 조명 아래 본 아담하게 만들어진 폭포>
<잘 가꿔진 정원>
<단정하기까지 한 별채>
<어둠이 쌓인 식당 입구임을 알리는 간판>
<텅 빈 제면소(면을 만드는 곳)>
<밤에도 돋보이는 정원>
<오랜 역사를 알려주는 허름한 식당 입구>
<수련꽃이 피어 있는 작은 연못>
<자연과 인공의 조화>
<되돌아나와서 본 우후야 식당 입구>

어느 새 시간이 8시 반이 훌쩍 지나 주위에 함께 저녁식사를 하던 다른 사람들은 거의 자리를 뜨고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방에서 나오면서 보니 여기저기에 색다르게 장식한 불빛과 다양한 소재들로 꾸민 정원과 폭포 등 볼거리들이 많은 것 같았다. 낮에 왔으면 더 우후야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 아쉬움은 있었다. 밤하늘에는 별들이 쏟아지고 있었고, 하루 내내 돌아다니다가 적당량을 넘은 저녁식사 때문인지 나른하기까지 했다. 숙소로 돌아오면서 오는 길에 봐뒀던 마트에 들러 내일 아침거리와 각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였는데, 2001년 초 애들 아빠가 지바에 있을 때 함께 불고기집에 들렀다가 너무 맛있다고 마셨던 레몬 탄산 주스를 발견하고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래서 얼른 한 병을 구입했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온천탕으로 가서 여독을 푼 뒤 다시 함께 모여 오늘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면서 담소를 나누며 늦게까지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계속)

<마하이나대욕탕 안내판과 대욕탕으로 가는 긴 복도 그리고 넓다란 탕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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