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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비 온 뒤 만난 철쭉꽃과 등꽃

by 감사화 2024.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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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비가 내려서인지 기온이 제법 내려가 쌀쌀했지만, 오후에 첫째와 함께 뒷산 약수터를 다녀왔습니다. 여전히 잔뜩 찌푸린 날씨에 곧 비가 쏟아져서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멀리 다대포 앞바다는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동아대 승학캠퍼스를 가로 질러 올라가는데, 매년 보아왔던 철쭉꽃과 등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눈이 시도록 하얀 꽃잎들이 비에 젖어 더 청아하고 고결하게 보이는 철쭉꽃은 이때가 한창인 듯 합니다. 하얀 철쭉꽃과 인사를 나눈 뒤에 조금 더 올라가니 중앙도서관 옆에 등꽃들이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피어 있는 자태를 보고는 탄성을 지르며 그쪽으로 빠르게 걸어갔습니다. 아직 향기까지 짙게 풍기지는 않았지만 막 피어난 듯 연보랏빛 꽃들이 탐스럽게 매달려 눈을 땔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만난 하얀 철쭉꽃>
<올해 처음 본 등꽃>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등꽃>
<풍성하고 아름답게 핀 등꽃>

첫째도 오랜만에 풍성하게 핀 등꽃을 보고는 좋아했습니다. 아직 만발한 꽃송이들은 아니었지만 가지 끝에 주렁주렁 매달려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고 있는 등꽃을 보면 어릴 적 고향집이 떠오릅니다.  고향 마을 어귀에도 등꽃이 있었는데 이맘때 담장을 타고 가며 멋지게 피어 있던 풍경이 눈에 선합니다. 등꽃은 이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전 경영대학이 있는 더 위쪽에도 있다는 기억이 나서 그쪽에도 가보기로 했습니다. 예술체약대 건물을 통해 지름길을 택해 지금은 산학연구동으로 바뀐 이전 경영대학 쪽으로 향했습니다. 휴일이라 학생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오가는 차들고 없어 호젓하게 산책을 겸할 수 있었습니다. 경영대학 쪽에 있는 등나무에도 등꽃들이 피어나 있어 한참 감상을 하다가 약수터로 올라갔습니다.

<이전 경영대학 옆쪽에 피어난 등꽃>
<멋스럽게 피어난 등꽃>
<무성한 앞사귀 사이에서 아름답게 핀 등꽃>

며칠 전 비가 오기 전에도 약수터를 다녀왔는데, 그날은 맑았지만 산마루를 지나쳐 내려올 때 안개가 짙게 깔린 듯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안개가 아니라 송화가루가 날려가 그렇게 보였습니다. 오늘은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길도 적당하게 촉촉하고 송화가루는 전혀 날리지 않아 산행하기에는 아주 좋았습니다. 약수터에서 간단히 근력 운동도 하고 약수도 길러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갈 때와 같은 코스를 택했습니다. 여기저기 연산홍과 철쭉이 아름답게 캠퍼스를 장식하고 있었지만, 이미 연산홍은 지고 있는 반면 철쭉꽃이 피어나 아름다웠습니다. 연산홍과 철쭉은 피는 시기가 겹쳐 혼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꽃 크기로 보면 철쭉이 배 이상 크고, 잎사귀도 철쭉이 더 길어 쉽게 구별을 할 수 있으며 꽃 색깔도 다소 다릅니다.

<약수터에서 바라본 승학산의 녹음>
<곱게 피어난 연분홍 철쭉꽃>
<싱그럽기까지 한 철쭉꽃>
<화사하게 피어난 철쭉꽃>
<아름답다는 말도 부족한 멋진 철쭉꽃>
<고결하게 보이는 하얀 철쭉꽃>

봄꽃들은 차례를 정해놓고 순차적으로 피어나는 것 같아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싫증을 느끼지 않고 여러 가지 꽃들을 감상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계절이 불분명해져서인지 봄꽃들이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피어나는 것 같아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진달래꽃이나 벚꽃 같은 경우는 이전에는 피는 시기가 지역적으로 차이가 나서 남부지방의 꽃들을 즐기가다 중부지방으로 옮겨가면서 진달래꽃과 벚꽃을 감상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일주일의 차이도 없이 거의 동시에 피어나서 계절은 물론 지역까지도 달라보이지 않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자연의 시계는 언제나 변함이 없고 정해진 이치대로 돌아가는데 사람들이 문제이고 큰 화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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