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立冬)을 전후하여 반짝 추위가 찾아왔다가 지금까지 보름 정도는 초겨울 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가 제법 내렸다. 애타게 하늘만 바라보면서 언제 비가 오려나 원망스럽게 여기던 날들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시원스레 비가 내려줘서 목이 타 들어가던 보리와 무에다 배추는 물론 양파와 마늘 및 쪽파와 겨울초 등의 텃밭 식구들이 흠뻑 비를 맞고 얼마나 신이 났을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 좋은 비는 때를 맞춰 내린다고 중국 당나라 시성(詩聖)인 소릉(少陵) 두보(杜甫) 선생이 춘야희우(春夜喜雨)에서 읊기도 했지만, 이번 비는 정말 단비임에 틀림없다.
지난주와 어제 얼음골 사과 수확도 마무리가 되어 홀가분한 가운데 남은 무와 배추 수확만 하면 올 텃밭일도 거의 마무리가 된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너무나 단순하고 정직한 이치 앞에 서면 언제나 엄숙해지고 경건해진다. 자연은 늘 인과응보의 법칙에 따르며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데 유독 사람들만 잔머리를 굴리면서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뭔가를 노리고 있으니 자연의 순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문제만 일으킨다. 더 심하게 나가면 씨조차 뿌리지 않고 결실을 얻겠다고 덤비는 무모함이 넌더리가 날정도이고, 남들이 뿌린 씨앗의 열매까지 탐하려 드니 세상이 어지럽고 살벌하다.
최근 이틀 연속 코로나 19 확진자가 300명을 넘었다면서 언론과 방송들이 하루 종일 코로나 19로 요란스럽다. 지난 광복절에는 광화문에서 반정부 시위를 했던 분들 때문에 코로나 19가 확산이 되었다며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 묻겠다고 했는데, 그때는 고작 코로나 19 확진자가 100명 내외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때의 3배 이상의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와서 비상이다. 문제는 이번 코로나 19 확진자 확산이 지난 광화문 집회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서울시가 언급했다고 하는 보도를 접하고는 말문이 막힌다. 누구 탓을 하기 전에 근본적은 해법을 내놓는 것이 순서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정부에서 느슨한 코로나 19 대응으로 단풍철의 여행객들의 폭증은 물론 3밀(密)을 소홀히 하는 백화점과 유흥업소 및 헬스와 사나우, 서울역이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이용객 증가, 사회적 거리 두기나 비말 발생이 우려되는 근거리 대화 등이 화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독감 백신 접종으로 사망한 국민들이 몇 명인지 최근에는 보도조차 하지 않는다. 5시간 전에 107명이 독감 백신 접종을 받고 난 뒤에 사망을 했다는데, 독감 백신과는 인과성이 없다고 질병관리청이 발표했다고 한다. 이제 국민들은 이런 질병관리청의 발표를 믿지도 않고 불안감만 키우는 것 같아 씁쓸하다.
코로나 19에 대한 여러 가지 대비책을 내놓고 있는데, 3밀(密)인 밀폐(密閉), 밀집(密集), 밀접(密接)도 중요하지만 말을 적게 하는 소언(少言)을 특히 더 철저하게 지켜야 할 것 같다. 왜냐 하면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의 주된 원인은 비말(飛沫), 즉 침튀김이라고 하므로 가능한 대화를 최소화하여 침이 튀어나가지 않도록 서로 주의하고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전문가나 언론 및 방송에서도 "말을 적게 하라(꼭 필요한 말만 하라)"는 공지나 지적은 없다. 식사를 할 때나 음료수를 마시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말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들어 유난히 말들이 많다. 좋은 말보다는 가짜 뉴스들이 난무하고 있다. 말이 많으니 쓸 말이 적고, 말을 아무렇게 하다 보니 서로 상처를 입히는 말들이 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서로 간의 갈등과 불화가 많아져 살아가는 나날이 어렵고 살벌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코로나 19로 말의 절제를 요구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몇 명이 모여 술을 마시거나 식사를 하게 되면 습관적으로 말들이 많아지고 그렇게 하다 보면 비말(飛沫)이 자신들은 물론 주위까지 영향을 미쳐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결과를 낳고 결국 불행한 일까지 생길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다른 나라들은 미국의 화이자와 모더나로부터 코로나 19 백신 몇 회 분을 구입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아무런 발표가 없다. 처음 중국으로부터의 출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었고, 498명이라는 아까운 생명도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다. K 방역을 마치 전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코로나 19 대처인 것처럼 홍보를 하고 있지만, 가까운 싱가포르나 대만 및 베트남과만 비교를 해도 부끄러워 말을 못 할 정도이다. 국민들 스스로 코로나 19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면역력 강화를 위한 노력에 힘써야 수밖에 없다.
오후 늦게부터 비가 개이고 나서도 여전히 포근하지만 차츰 기온이 내려가면서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 것 같다. 오는 일요일이 얼음이 얼기 시작하고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다. 이미 겨울에 들어서 있는데도 겨울이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의 기온일 뿐이다. 기온이 내려가면 코로나 19가 다시 만연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고, 거기에다 독감까지 유행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으므로 각자가 자신의 건강에 만전을 기하고 충분한 휴식과 손과 발 씻기 그리고 3밀(密)을 지키면서 가급적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음식물을 들거나 대화를 나누는 일은 삼가하여 코로나 19를 잘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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