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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는 봄꽃들

by 감사화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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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들어선지 어제 같은데 벌써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고,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경칩(驚蟄)까지 지나서 그런지 산과 들은 봄치장으로 부산하다. 일기예보에서는 오늘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비는 봄기운에 소리 소문없이 물러나고 포근하여 지내기가 참 좋았다. 오후 늦은 시간에 뒷산 약수처를 다녀왔는데, 며칠 사이에 보이지 않던 봄꽃들이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었다. 뒷산을 오르는 어귀에 마치 짙은 루즈를 바른 명자꽃이 제일 먼저 검붉은 꽃잎을 펼치고 맞아주었다. 그 옆에는 노랑 유채꽃이 피어 함께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매혹적인 명자꽃>
<꽃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명자꽃>
<홀로 피어난 유채꽃>

조금 더 올라가니 오랜만에 노란 개나리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아직 일부만 피어 있고 길게 뻗은 가지에 샛노랑 꽃봉오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어 언제나 병아리를 연상케 하는 개나리꽃이다. 개나리꽃과 오래 이야기도 하지 전에 벌써 활짝 핀 목련꽃이 부르고 있었다. 그새 목련꽃이 이렇게 활짝 피어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매년 교정에서 이른 봄에 목련꽃 구경을 하는데 올해는 다른 곳에서 목련꽃을 보니 새로웠다. 봄꽃들은 이렇게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는데, 산과 들에 돋아날 새싹들은 아직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활짝 피어난 개나리꽃>
<꽃봉오리를 많이 매달고 있는 개나리 나뭇가지>
<어느새 활짝 핀 목련꽃>
<그새 이렇게까지 활짝 피어날 줄 몰랐던 목련꽃>

약수터에는 지난번에 꽃봉오리만 맺어 있던 산수유꽃이 제법 많이 피어나 있었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산수유꽃과 자주 혼동하는 생강나무꽃도 질세라 아름답게 피어 눈을 호강하게 해주었다. 또한 2월 말부터 조금씩 피어나던 매실나무의 매화도 흐드러지게 피어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오후 늦은 시각이라서 그런지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는 등산객들도 거의 없고, 그렇게 요란스레 지저기던 새들조차 집을 찾아들었는지 적막하기까지 했다. 약수를 길러 돌아오려는데 붉은 동백꽃(봄에 피면 춘백꽃이라 한다고도 함)이 수줍은 듯 손짓을 했다.

<활짝 핀 산수유꽃>
<코를 갖다대면 그윽한 향기에 취하는 산수유꽃>
<나름대로 멋스런 산수유꽃>
<산수유꽃과 자주 혼동되는 생강나무꽃>
<산수유꽃보다 더 몽실하게 생긴 생강나무꽃>
<꽃송이가 탐스런 생강나무꽃>
<화사하게 핀 매화>
<언제 봐도 아름다운 매화>
<붉게 핀 동백꽃>
<수줍은 듯 잎새에 핀 동백꽃>

봄은 이렇게 거침없이 차례대로 봄꽃을 앞세우고 달려오고 있는데, 등산객들의 옷차림은 아직도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두툼한 그대로이다. 세월이 오고 가는 것은 언제나 똑같은 빠름인데 사람들의 마음만 느긋했다 급했다 가지각색이다. 그러니 늘 세월 앞에서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맥없이 손을 놓고 마는 것이다. 이미 봄을 재촉하며 지나간 꽃들도 많고, 지금 한창이 봄꽃들도 많으며, 앞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봄꽃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름조차 모르는 봄꽃들이 더 많은데 조금은 자신을 낮추고 살면 더 아름다운 봄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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