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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살아가는 이야기

'지적질'이란 말을 듣고

by 감사화 2023.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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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떤 모임에 갔다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한 분이 '지적질'이란 단어를 사용하기에 너무 생소하게 들려 저런 말도 있었나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 번에 올린 "불행한 한국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이란 세이노의 가르침이란 조선일보의 기사를 여기에 옮기면서 그 첫머리에 "비교질부터 끊어라"라는 문구가 있어 또 한 번 놀랐다. 보통 '무슨 무슨 질(~질)'이라고 하면 약간 비하하는 뉘앙스를 띠고 있다고 여겨져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여기고 있는데, '지적질'이란 용어를 한 자리에서 너무 많이 들으니 조금 거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상생활 중에 어떤 "~질"이란 용어를 흔히 사용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몇 자 적어본다. 먼저 너무 생소하게 들렸던 '지적질'과 '비교질'에 대한 사전적 의미부터 찾아보았다. 집에 가지고 있는 민중 엣센스 국어사전(제5판 전면 개정판, 2004년)에는 '지적질'과 '비교질'에 대한 어휘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네이버 국어사전을 검색해 보니 '지적질'(허물 따위를  집어서 가리키거나 드러내어 폭로하는 짓)은 있었지만, '비교질'이란 어휘가 없었다. 아무리 행복하기 위해서는 비교하는 행위가 좋지 못하다고 해도 '비교질'이라고까지 표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우선 '~질'의 뜻부터 찾아보았다. 앞의 민중 엣센스 국어사전에는 '~질'을 세 가지로 정의하고 있었다. '~질'은 (1) 일부 명사 뒤에 붙어, 동작이나 행동을 이르는 말이며, 예로 걸레질, 삽질, 가위질이 있고, (2) 직업이나 하는 일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어, 어떤 일을 부정적이고 천하게 평가하는 말이며, 예로 목수질, 선생질, 훈장질이 있고, (3)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옳지 않은 일을 뜻하는 말이며, 예로 계집질, 서방질, 도둑질이 있다고 했다. '지적질'이나 '비교질'은 모두 첫 번째 정의에 해당하는 것으로 무엇에 대해 지적하는 행위와 비교하는 행위를 뜻하는 것이다.

여기서 사전에서 정의한 첫 번째 의미의 '~질'을 더 찾아보면, 비질(빗자루질), 손질, 발길질(발질), 헛발질, 딸꾹질, 곁눈질, 매질, 칼질, 다듬질, 망치질, 채찍질, 부뚜질(곡식에 섞인 티끌이나 쭉정이, 검부러기 따위를 날려 없애려고 부뚜를 흔들어서 바람을 일으키는 일), 바심질(마름질한 재목들을 깎거나 파서 다듬는 일), 부채질, 도리질(말귀를 겨우 알아듣는 어린아이가 어른이 시키는 대로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재롱 또는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싫다거나 아니라는 뜻을 표시하는 짓), 손가락질, 입질(낚시질할 때 물고기가 낚싯밥을 건드리는 일)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질'이란 용어를 사용할 때는 상대와 친밀함과 그 당시의 주변 상황 등을 잘 고려하여 원만하고 조화로운 관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지랖이 넓어서 자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를 겪기도 하는데, 너무 과하면 하지 않음만 못하다는 말을 잊지 않아야 한다. 사전적인 정의의 두 번째와 세 번째 의미로 쓰는 '~질'은 흔히 입에 담지 않을 것이니 큰 문제가 없겠지만, 억지로 만들어서까지 첫 번째 정의의 '~질'을 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을 할 때와 들을 때 똑같은 잣대로 두고 말을 하면 실수가 적지 않을까 한다.

<화사하게 핀 클로버(토끼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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