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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태그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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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45

늦가을에 본 명자꽃 점심식사를 하고 느긋하게 뒷산 약수터를 다녀왔다. 가파른 골목길을 오르고 있는데, 담벼락 아래 나뭇가지에 진한 붉은색의 꽃 한 송이가 눈에 들어왔다. 얼핏 봐서 조화인가 여길 정도로 반듯하게 피어 있는 한 송이 명자꽃이었다. 어찌 철도 모르고 늦봄에 필 꽃이 늦가을에 피어났을까 하는 안쓰러운 마음도 들고, 바꾸어 생각하니 이렇게 귀한 명자꽃을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고 여겼다. 명자꽃만이 아니라 꽃봉오리도 두 개나 달려 있고, 보통 모과처럼 타원형으로 열리는 열매도 크기도 작고 원형으로 매달려 있어 봄인지 가을인지 혼동이 될 정도였다. 한참 신기한 듯 명자꽃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명자꽃이 전해주는 메시지를 읽으려고 애를 썼지만 무언의 대화만 나누고 길을 재촉했다. 최근 기온이 따사로운 봄날 같다 보니 풀.. 2021. 11. 16.
철 모르는 도깨비바늘 뒷산 약수터를 자주 오르내리면서 길옆에 무리를 지어 아직도 노란 꽃을 피우고 있는 도깨비바늘을 보면서 지금쯤이면 도깨비바늘을 잔뜩 매달고 누구라도 스치고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을 것 같은데,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이 의아하기도 하고 신기하게 여겨졌다. 어릴 적 밭둑이나 들녘을 무심코 지나가다 보면 어느새 옷에 잔뜩 달라붙은 도깨비바늘이 있어 얼마나 성가셨는지 몰랐는데, 그 도깨비바늘이 11월 중순이라 벌써 애기동백꽃까지 피고 있는데 철도 모르고 여태 노란 꽃을 피우고 있으니 지금이 늦가을이 맞긴 맞나 싶어 혼란스러워서 그렇다. 지금쯤이면 뾰쪽한 바늘을 잔뜩 매단 도깨비바늘이 바람 따라 하늘거리면서 씨앗인 바늘을 번식시키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있을 텐데, 아직도 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은 아무.. 2021. 11. 12.
입동(立冬) 같지 않은 포근한 휴일 오늘은 겨울에 들어선다는 입동(立冬)이었는데, 한낮 기온이 섭씨 20도까지 올라가는 포근한 하루였다. 나들이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여서 오전에는 뒷산 약수터에 다녀왔고, 오후에는 해운대 쪽에 일이 있어 다녀왔다. 오전 10시 반쯤 뒷산 승학산(乘鶴山, 해발 497m) 약수터를 올랐는데, 의외로 많은 등산객들이 무리를 지어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입고 단풍이 물들고 있는 산행을 하고 있었다. 위드 코로나에 들어서서 그런지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등산객들도 있었고, 그늘막에서 도시락을 펴놓고 모여 앉아 즐기는 등산객들도 있었다.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던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 중에 다시 코로나 19 확진자들이 폭증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마음이 불편하였다. 그래도 완전은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 2021. 11. 7.
약수터 오가는 길 오늘 아침도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운동도 할 겸 점심 식사를 하고는 곧장 뒷산 약수터로 향했다. 한낮이 되니 제법 기온이 올라가 따사로운 햇살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약수터로 가는 시각은 보통 오후 4시 이후였는데, 오늘은 오후 2시가 조금 지나 출발하다 보니 약간 어색하기도 했다. 평소처럼 약수터로 향하는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오르면서 심호흡을 하며 맑은 공기를 아랫배까지 들이마시고 내뱉기를 반복하였다.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눈과 귀 등 바깥으로 노출되어 있는 몸의 부위들까지 산림욕을 하듯 땀구멍을 통해서도 피부 호흡을 한다고 생각하며 걸었다. 한참을 그늘 진 약수터 가는 길을 따라 걷는데, 이틀 전까지 여름 동안 무성히 자라 걸어다니는데 거북하게 여겼던 잡초들이 제거되어 있었고,.. 2021. 10. 19.
가는 살살이꽃, 오는 국화 64년 만의 초겨울 날씨로 강원도에는 얼음이 얼었고 서울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고 한다. 남부 지방도 섭씨 1도까지 내려가는 차가운 아침이었고, 한낮에도 섭씨 10도 내외의 쌀쌀한 날씨였다. 아직 가을을 즐기며 음미할 겨를도 없이 갑자기 들이닥친 한파로 산과 들이 가장 혼란스러울 것 같다. 아침 일찍 5일장을 보러 나갔는데 모두들 두터운 겨울 옷을 껴입고 잔뜩 움츠리고는 동동 걸음을 걷고 있었다. 조금 가볍게 입고 장을 보러 나갔다가 너무 추워서 장을 보는 둥 마는 둥 대충 몇 가지만 구입하고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기온이 조금 올라가 뒷산 약수터에 올랐는데 추위 때문인지 등산을 나온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약수터에서 약수를 긷는데 아직은 손이 차갑지는 않았다. 약수터 근처의 풍경도 바뀌어 살.. 2021. 10. 17.
지는 해 잡으려고 약수터에서 물을 길어 돌아오는 길에 서산으로 붉게 지는 해를 보고는 그 모습을 더 가까이서 보려는 마음에 따라잡으려고 달음박질을 쳤지만 산마루 넘은 해가 어찌나 빠른지 아무리 발을 동동거리며 달려도 따라잡기는커녕 점점 더 멀어져 가쁜 숨만 헐떡이며 저녁놀만 바라본다. 아침에 떠오르는 해도 빠르지만 저녁에 지는 해가 더 빠른 것은 어릴 적 나이 빨리 먹기 바라지만 더디고 늙어 나이 천천히 들려해도 쉬이 먹 듯 세월은 언제나 같은 빠르기로 나아가지만 언제나 마음만 허둥지둥 분주하니 올 때보다 갈 때가 더 순식간에 지나기에 늘 한결같이 살아가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 오후 느지막한 시간에 운동도 할 겸 약수를 길으러 뒷산을 올랐다. 아직도 여름이 남아서인지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지만 한로(寒露)가 내일이라서 그런.. 2021. 10. 7.